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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리사 부족②] 3000명 필요한데 절반도 안된다…'중소형사 인력난'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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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리사 부족②] 3000명 필요한데 절반도 안된다…'중소형사 인력난' 심화

회계법인도 계리사 수요 커져…인력 쟁탈전
취준생들은 '계리사' 보다 '회계사' 자격증 원해

한화생명은 계리사시험 준비 직원들에게 유급 공부시간을 주는 '잡오프' 과정을 운영 중이다. 사진=한화생명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한화생명은 계리사시험 준비 직원들에게 유급 공부시간을 주는 '잡오프' 과정을 운영 중이다. 사진=한화생명 제공.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 도입 이후 보험업계가 심각한 계리사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계리사 역할이 급증해 3000명이 필요하지만 전문 인력 공급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회계법인도 보험계리사 수요가 커지고 있어 계리사 자격을 갖춘 관련 실무경험 보유자들 인력쟁탈이 치열해지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보험사 소속 보험계리사 수는 1273명으로, 전년 대비 100명 가량 증가했다. 2015년부터 보험계리사 수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전문 자격증이 필요한 만큼 빠르게 증가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새 회계제도인 IFRS17에서 필요한 보험계리사 수는 통상 3000명으로 알려져 있다.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삼성화재가 145명으로 가장 많은 계리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생명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 대형사들은 50명 이상의 계리사를 확보하고 있다. 반면 에이스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 신한EZ손해보험 등 중소형사들은 10명 미만의 계리사를 보유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최근 계리사 수요는 보험사뿐만 아니라 회계법인 등으로도 확대되고 있어 인력난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대형 보험사들은 자체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내부 육성을 통해 계리사 인력을 보충하고 있지만, 중소형사들은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계리사 지원자 풀이 제한적인 것도 문제다. 보험계리사 시험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은 회계·수학관련 분야에 자신이 있는 지원자들의 경우, 취업처가 한정된 계리사 자격증보다는 다른 전문직 자격증을 선호하는 경향성이 강하다.

보험계리사는 업무 범위가 보험사의 상품개발·계리·리스크관리에 한정되는데다, 시험이 어려운데 비해 회계사·세무사·변호사·변리사 등 다른 비슷한 전문직들보다 사회적인 인정을 못 받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또 보험계리사들의 수요가 많다고는 하지만 일부 대기업들 외에는 중소기업 보험사에 취업해야 되기 때문에 때문에 취업조건이 좋다고 보기만도 어렵다는 점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보험사들은 자체 스쿨링 프로그램 운영, 자격증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연수 프로그램 제공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도 대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져 중소형사의 인력난은 더욱 심화되는 실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시험 난이도를 조정해 보험계리사합격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여전히 계리사 수요가 공급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보험사들은 이러한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자체적인 유급 연수 프로그램 등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