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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 규제 한달] 카드사·저축은행, 대출 고신용자 쏠림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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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 규제 한달] 카드사·저축은행, 대출 고신용자 쏠림 '양극화 심화'

저축은행 10% 이하 취급 대출 늘고, 20% 이하 줄어
삼성카드 등 일부 카드사 우량 차주 마케팅 집중
대출규제로 하반기 위축 불가피…차주별 선별 두드러질 듯
사진은 서울시내 은행 영업점 대출 창구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은 서울시내 은행 영업점 대출 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에서 고신용자 ‘쏠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고강도 대출규제로 인해 2금융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중·저신용자 진입이 어려워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고신용자 비중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일부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고신용자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데 대출규제 시행 이후 차주별로 양극화가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카드사와 저축은행 중심으로 신용점수 900점 이상의 고신용자 유입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를 보면 자산 상위 저축은행 대부분에서 고신용자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경우 10% 이하 가계대출 취급 비중은 이달 기준 약 1%를 기록했다. 작년 말 0.54% 대비 0.5포인트(P) 정도 늘었다.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12% 이하 대출 취급 비중 역시 지난해 말(8.64%)보다 2%P 늘어난 10.64%로 집계됐다. 반면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20% 이하 가계대출은 4.6%로 전년 말(14.08%) 대비해서 무려 10%P 이상 축소했다.

다른 저축은행에서도 고신용자 비중이 눈에 띄게 불어났다. 작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10% 미만 대출을 취급하지 않았던 OK저축은행도 올해 들어선 취급 비중이 0.52%를 기록했고 12%와 14% 이하 취급 비중도 각각 7.26%, 9.89%로 소폭 증가했다.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에서도 고신용자 선호현상은 뚜렷했다. KB·NH·신한·우리금융·하나저축은행 등 대부분에서 10·12% 이하 대출 취급 비중에 대폭 확대한 모습을 보였다.
저축은행뿐만 아니라 대표적인 서민들의 급전창구인 카드론을 포함한 2금융권 전반적으로 고신용자 유입이 뚜렷하게 관찰된다. 대출 비교 중개 핀테크 기업 핀다를 이용한 고신용자의 5월 3주차(5월 12~18일)와 6월 3주차(6월 16~22일) 대출을 비교한 결과 이들의 2금융권 대출 약정 금액이 한달 새 64%, 건수도 36% 급증했다. 이달 3단계 스트레스DSR 도입을 앞두고 고신용자들이 상대적으로 한도가 높은 2금융권으로 발걸음을 옮긴 결과라는 해석이다.

카드론의 경우 대출규제 영향에 증가세 자체는 다소 진정된 모양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 카드론 잔액은 42조5148억 원으로 전월(42조6571억 원) 대비 0.3%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삼성카드 등 일부 카드사의 경우 텔레마케팅(TM) 등을 활용해 신용점수 900점대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영업력을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달부터 대출규제가 본격화한 만큼 남은 하반기 2금융권에선 전반적으로 대출 증가 움직임이 나타나진 않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카드업계 역시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안과 3단계 스트레스 DSR 적용 영향으로 이달부터 카드론 잔액이 급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규제 흐름 속에서도 아직 대출이 가능한 차주를 대상으로 ‘옥석 가리기’ 움직임도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강도 가계대출로 인해 예년만큼의 대출 취급은 어렵겠지만, 연봉이 일정수준 이상 되고, 대출 여력이 있는 고객들도 있으므로 차주에 대한 선별적인 마케팅이 활발해지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