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2.50% 유지…3연속 동결
신성환 금통위원, 금리 인하 소수의견
연내 인하 기대 약화…포워드 가이던스서 금통위원 1명 동결로 선회
신성환 금통위원, 금리 인하 소수의견
연내 인하 기대 약화…포워드 가이던스서 금통위원 1명 동결로 선회

불붙은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섣불리 금리를 내릴 수 없다는 우려가 컸다. 이에 더해 미국 관세협상 불확실성 등 환율 불안도 금리 동결의 주요 근거가 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도권 주택시장이 다시 과열 조짐을 나타내고 있고, 이에 대응해 정부가 추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만큼 통화정책 면에서도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 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7월과 8월에 이은 세 번째 동결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신성환 위원만 기준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최근 1430원 안팎에서 움직이는 불안한 환율 상황도 금리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이 총재는 "환율도 단기간 내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만큼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집값·환율 불안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한은이 다음 달 17일 예정된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낮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통위 내부에서도 금리인하 신중론에 힘이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금통위원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3개월 내 기준금리에 대한 의견)에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3개월 내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2명은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직전 금통위인 8월 29일 당시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에서 인하 의견은 5명이었다. 하지만 이번 금통위에서 1명의 금통위원이 동결이 바람직하다는 쪽으로 선회하면서 인하 대 동결 의견은 5대1에서 4대2로 바뀌었다.
다만 이 총재는 금리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된 것이냐는 일각의 해석엔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금융안정에 좀 더 포커스를 뒀기 때문에 인하 기조는 계속되지만 인하 시기와 폭은 조정됐다"면서 "4분기 중 (금리인하) 여부는 11월 요인을 봐야 하기에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원하는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나 집값에 대한 유의미한 데이터가 가시적으로 확인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면서 "대미 투자와 관련해 이달 말 APEC 정상회의 전후로 일정 부분 타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은은 금리인하를 11월에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