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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이용 늘어도 순익 반토막…자영업 연체율, 11년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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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이용 늘어도 순익 반토막…자영업 연체율, 11년 만에 최고

여전채 금리·대손충당금 이중 부담…“이용 늘수록 손실”
도소매·숙박·PF 등 부실 확산…“실물 경기 냉각 직격”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연체율 악화로 인해 카드사들이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연체율 악화로 인해 카드사들이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연체율 악화로 인해 카드사들이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드 이용금액은 늘었지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급등했고, 대손충당금 부담이 커지면서 순이익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카드 등 6대 전업 카드사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 6,893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 190억 원) 대비 16% 줄었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3,804억 원으로 1년 새 31% 급감했고, KB국민카드도 24% 감소했다. 현대카드를 제외한 대부분 카드사가 역성장을 기록했다.

비용 압박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여전채 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이 급증한 데다 연체율이 치솟으면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카드사들은 사업자대출과 카드론을 중심으로 부실 우려가 확대되자 충당금을 대폭 늘리고 있다.

카드사의 대출 연체율은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업사 기준 신용카드사의 대출자산 연체율은 올해 1분기 말 2.3%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대출자산에는 카드론, 리볼빙, 현금서비스 등 카드대출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업대출 등 비(非)카드대출이 모두 포함된다.
비카드대출 연체 급증은 전체 대출자산 건전성 저하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주로 기업대출로 구성된 비카드대출 연체율은 2021년 말 0.6%에서 올해 2분기 말 3.0%로 뛰었다. 내수 회복 지연으로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 등 경기 민감 업종의 연체율이 크게 올랐고, 부동산 PF 부실 등으로 건설·부동산업의 연체율도 상승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대출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카드론 연체율은 가계 부문 소득 여건 악화 등의 영향으로 2021년 말 1.7%에서 올해 2분기 말 2.4%로 올랐다. 특히 지난해 이후 카드론 신규 차주 중 저소득층 비중이 늘었고, 평균 소득도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1.30%로 같은 기간 0.14%포인트 상승했다. 부실채권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음에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06.3%로 떨어졌다. 이밖에 가맹점 수수료 인하도 본업 수익성을 갉아먹고 있다.

8개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보다 7.3% 줄었으며, 연매출 1,000억 원 이하 일반가맹점의 수수료율은 오는 2028년까지 3년간 동결된다. 이로 인해 카드사의 신용판매 마진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신용판매가 늘었음에도 경기 침체로 인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이용이 많은 자영업자들의 연체율이 악화하면서 충당금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