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부동산 영끌 막히자 주식 빚투…은행 신용대출 1.4조↑ 4년 3개월만에 최대

글로벌이코노믹

부동산 영끌 막히자 주식 빚투…은행 신용대출 1.4조↑ 4년 3개월만에 최대

10월 은행 가계대출 3.5조↑
全금융권 가계대출은 1.1조→4.8조 확대
주담대 죄니 신용대출 늘어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입구에 대출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입구에 대출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증시 활황으로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불면서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신용대출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정부의 10·15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세는 크게 꺾였지만 신용대출이 크게 늘면서 10월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은 전월보다 오히려 확대됐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3조5000억원 늘어난 117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월(+3조2000억원)부터 9개월 연속 상승으로 9월(+1조9000억원)보다 오름폭이 두배 가까이 확대됐다.

은행권을 비롯해 보험,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4조8000억원 늘며 9월(+1조1000억원)보다 4배 넘게 상승폭이 확대됐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9월 8000억원 감소에서 10월 1조3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금융권은 10·15 대책으로 빚내서 수도권 부동산 투자가 사실상 차단된 가운데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200선을 돌파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을 활용해 투자에 나서는 빚투가 확산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를 이끈 것은 신용대출이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은행 기타대출은 9월 5000억원 감소에서 10월 1조4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지난 2021년 7월(+3조6000억원)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2금융권을 포함한 전 금융권에서는 9월 2조4000억원 감소했으나 10월에는 1조6000억원 늘었다.

반면 은행 주담대는 증가폭이 9월 2조5000억원에서 10월 2조100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2금융권(1조1000억원→1조1000억원)에서는 전월과 유사한 증가폭을 유지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기조적으로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타 대출이 늘었다"면서 "주식 투자 관련 수요가 늘고, 추가 부동산 대책에 따른 계약금 등 선수요 조달, 추석 연휴 관련 자금 수요 등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담대가 줄고 기타대출로 가는 풍선효과로 해석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면서 "기타대출의 경우 변동성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추세가 계속될지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가계대출이 총량목표 내에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연말께 주담대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모니터링을 강화키로 했다. 특히 이달 내로 2금융권 사업자대출 현장점검을 마무리하고 연내 대출 회수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