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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회사채, 2020년 이후 최고 수익률 기록 전망…트럼프 감세 기대·금리 인하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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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회사채, 2020년 이후 최고 수익률 기록 전망…트럼프 감세 기대·금리 인하 여파

지난달 1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시 소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선물·옵션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1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시 소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선물·옵션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채권시장이 올해 들어 급반등하며 지난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연간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완화된 인플레이션 흐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조정 등이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WSJ에 따르면 대표 지수인 블룸버그 미국 종합채권지수는 올해 들어 6.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국채, 투자등급 회사채, 주택저당증권(MBS) 등으로 구성되는데 2020년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 금리 인하+인플레 완화+재정 우려 둔화

올해 채권 수익률 상승은 지난해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2022년에는 금리 인상 여파로 최악의 해를 보냈지만 올해는 금리 인하와 경기 연착륙 기대가 겹치며 채권 수익률이 반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상호관세’의 추가 부과를 유예하고 장기 국채 금리 안정을 정책 목표로 제시한 점도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30년 만기 국채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정책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금리 하락은 채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연초 대비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0.5%포인트 가까이 하락해 15일 기준 4.147%를 기록했다. 이는 모기지와 학자금 대출 금리 등에도 영향을 미치는 기준선이다.

◇ 고수익 기회…단기채 선호도 높아져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자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다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인베스코의 매트 브릴 북미 투자등급채권 책임운용역은 “단기 채권에 주목하고 있다”며 “지금은 일자리는 유지되지만 고용 창출이 정체돼 있어 연준이 이를 우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자지급이 높은 기존 채권의 가치는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질수록 더 올라간다. 브릴은 “단기 채권을 중심으로 향후 경제 지표가 금리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채권시장 과열 우려도 여전


다만 채권시장에 대한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WSJ는 “기업채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 리스크 대비 보상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9월 투자등급 회사채와 국채 간 금리 차(스프레드)는 0.72%포인트로 1990년대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0.83%포인트로 소폭 반등했다.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도 장기적으로는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25 회계연도 적자는 1조8000억 달러(약 2619조 원)로 전년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마이크 구세이 프린시펄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언젠가는 문제가 될 것”이라며 “정부가 계속 차입을 늘리면 결국 투자자들이 등을 돌릴 수 있다”고 밝혔다.

◇ 연준 내부 엇갈린 신호…12월 인하 가능성 46%


다음달 중 금리 인하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 파월 연준 의장은 “12월 금리 인하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지난달 보였다. CME 그룹에 따르면 15일 현재 12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약 46%로 일주일 전 67%에서 크게 떨어졌다.

WSJ에 따르면 그럼에도 많은 투자자들은 “금리는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유지하고 있다. 칼 스프랭거 배즐리 펠프스 웰스매니저 채권운용역은 “최근 몇 년은 채권 운용역에게 암흑기였지만 올해는 고객 미팅이 훨씬 즐겁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