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오피스 리스크 확대… 호텔·복합시설 손실 위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가운데 오피스 자산의 위험 노출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 규모가 총자산 대비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자본 완충력도 충분해, 개별 자산의 부실이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금융감독원이 19일 발표한 ‘2025년 6월 말 기준 금융회사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현황’에 따르면 전체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올해 6월 말 기준 54조5000억 원으로 금융권 총자산 대비 0.7%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 대비 약 1조 원 감소한 수준이다.

금융권별로는 보험사가 30조4000억 원으로 전체의 55.7%를 차지해 비중이 가장 컸다. 이어 은행 11조4000억 원(21.0%), 증권 7조3000억 원(13.4%), 상호금융 3조4000억 원(6.2%), 여신전문금융회사 1조9000억 원(3.6%) 순이었다. 저축은행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규모는 1천억 원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북미·유럽 상업용 부동산에 집중돼 있었다. 지역별로는 북미 지역 투자가 33조6000억 원으로 전체의 61.6%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유럽은 10조2000억 원(18.7%), 아시아 3조5000억 원(6.4%), 기타 및 복수 지역 7조3000억 원(13.4%)으로 뒤를 이었다.
만기 구조를 보면 중·장기 투자 비중이 높았다. 2030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투자 규모는 37조7천억 원으로 전체의 69.2%에 달했으며, 2025년까지 만기 도래 물량은 4조3천억 원(7.8%)에 그쳐 단기 상환 부담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건전성 측면에서는 일부 개선 흐름이 확인됐다. 올해 6월 말 기준 금융회사가 투자한 단일 해외 부동산 사업장 31조6000억 원 가운데 2조700억 원(6.56%)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말 2조5900억 원에서 분기별로 감소한 수치로, 선제적인 손실 인식과 EOD 해소 조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자산 유형별로 보면 오피스 자산에서 EOD 발생 규모가 가장 컸으며, 호텔과 복합시설 등 일부 자산에서도 손실 위험이 잔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저점에서 점진적으로 반등하고 있으나, 자산 유형별·지역별 회복 속도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오피스 부문은 구조적인 수요 변화와 높은 공실률 부담으로 추가적인 가격 조정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규모가 총자산 대비 제한적이고 자본 여력도 충분해, 오피스 부문의 부실이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향후 오피스 자산을 중심으로 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선제적인 손실 인식과 보수적인 자산 평가를 통해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전반의 건전성 관리 수준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