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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 29%·하나 21%…신한·KB도 10%대 후반, 금융지주 ‘숨은 부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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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 29%·하나 21%…신한·KB도 10%대 후반, 금융지주 ‘숨은 부채’ 확대

사실상 ‘부채’ 성격인 하이브리드증권 금융권 확산
BIS 비율 방어·주주희석 회피 수단…자본운용 핵심 부상
회계상 자본 인정에도 이자 부담·상환 압박 가중
콜옵션·Step-up 도래 시 차환 부담 집중…자본비율 ‘착시’ 논란
금융지주 중심으로 하이브리드증권 발행이 급증하면서 건전성 착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건물에 설치된 4개 은행의 ATM기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금융지주 중심으로 하이브리드증권 발행이 급증하면서 건전성 착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건물에 설치된 4개 은행의 ATM기 모습. 사진=뉴시스
부채 성격이 강한 하이브리드증권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자본비율이 실제보다 높게 보이는 ‘건전성 착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돼 자본비율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지만, 이자 지급 부담과 상환 압박도 있어 실질적으로는 부채와 비슷하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과거 은행·금융지주 중심이던 발행 구조가 최근 보험·증권사까지 확대되며 금융권 전반의 자본 구조를 둘러싼 질적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26일 금융권과 한국신용평가 분석 등에 따르면 주식처럼 자본으로 인정받으면서도 채권처럼 이자를 지급하는 ‘자본과 부채의 중간 성격’인 하이브리드증권에 대한 금융회사들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금융지주들의 하이브리드증권 의존도는 이미 상당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2025년 말 연결 기준 자본 대비 신종자본증권 비중은 우리금융지주 13.5%, 농협금융지주 12.5%, 신한금융지주 11.4%, 하나금융지주 10.9%, KB금융지주 9.8%, 메리츠금융지주 8.9%, 한국투자금융지주 4.1%로 집계됐다. 대부분 금융지주가 2021년 대비 비중을 확대하며 전반적인 의존도가 높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별도 기준으로 보면 의존도는 더 높다. 메리츠금융지주 29.1%, 하나금융지주 21.8%, 신한금융지주 18.0%, KB금융지주 17.5%, 우리금융지주 15.5%, 농협금융지주 10.0%, 한국투자금융지주 5.5%로, 일부 금융지주는 자본의 20~30%를 하이브리드증권으로 충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보완 수단을 넘어 사실상 핵심 자본 구성요소로 자리 잡은 셈이다.
금융지주들은 자회사 출자와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해당 증권을 활용해 자본비율을 방어해 왔으며, 최근에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관리와 주주가치 희석 회피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활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증권이 기타기본자본(Tier1) 확충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규제자본 관리의 ‘상시적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권 역시 IFRS17과 K-ICS 도입 이후 지급여력 규제가 강화되면서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발행이 급증했다. 증권업권도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요건과 NCR 관리 등을 위해 하이브리드증권과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확대하는 등 활용 범위가 금융권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들 증권이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면서 재무지표를 개선하는 효과를 내지만, 실제로는 금리 상승 시 이자 부담이 확대되고 콜옵션 도래 시 차환 압박이 집중되는 등 부채와 유사한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용평가 측면에서도 하이브리드증권은 동일 발행사 기준 일반 회사채보다 신용등급이 한두 단계 낮게 평가될 정도로 위험도가 높게 반영된다.

전문가들은 하이브리드증권이 ‘지분 희석 없는 자본 확충’이라는 장점 이면에 실질 부채를 누적시키는 구조로 작동하며, 금융권 전반의 자본비율이 실제보다 과대평가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혁진·강병준·박소영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하이브리드증권은 자본성과 부채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어 회계상 자본 분류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부채적 속성이 상당 부분 존재한다”면서 “활용도가 높은 경우 단순한 재무비율 개선만으로 재무 안정성을 평가하기보다 실질 재무 부담과 향후 상환·차환 부담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