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출연금이 당락 좌우…은행별 제시 조건 관건
고정금리 구조에 수익성 부담…금리 하락 땐 역마진
서울 시작으로 170조 금고 경쟁 확산…인천·지방까지 전면전
고정금리 구조에 수익성 부담…금리 하락 땐 역마진
서울 시작으로 170조 금고 경쟁 확산…인천·지방까지 전면전
이미지 확대보기금고를 확보할 경우 기관영업 시장의 대규모 수신을 안정적으로 유치하고, ‘수도 서울 금고’라는 상징성으로 브랜드 가치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단순 자금관리 기능을 넘어 세입금 수납과 세출금 지급, 자금 운용 전반을 담당하는 ‘행정금융 인프라’ 성격까지 갖고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시 금고 경쟁은 현 금고지기인 신한은행의 수성과 우리은행의 설욕전 구도로 압축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1915년 경성부금고 시절부터 100년 넘게 서울시 금고를 운영해 왔으나 2019년 1금고를 신한은행에 내준 데 이어 2023년부터는 2금고까지 넘겼다. 이후 금고 탈환을 목표로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대응 전략 마련에 나서는 등 재도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과거 금고 운영 경험과 전산 시스템 구축 이력, 각종 시 행사 지원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모습이다. 반면 신한은행은 지난 8년간 금고를 운영하며 구축한 전용 시스템과 사업 수행 경험을 앞세워 안정성과 연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피해지원금과 민생지원금 지급 지원, 공공배달앱 협약 참여 등 서울시 관련 사업 수행 실적을 근거로 수성 논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서울시는 이번 시금고 선정을 위해 공개경쟁 방식을 적용하고, 5월 초 제안서를 접수한 뒤 심의를 거쳐 1·2금고를 각각 지정할 계획이다. 평가 항목은 신용도와 재무 안정성, 금리 수준, 이용 편의성, 금고업무 관리능력, 지역사회 기여 실적 등으로 구성되며, 민간 전문가 중심의 심의위원회를 거쳐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에는 수시입출금식 예금 금리 배점을 상향하는 등 금리 관련 평가 비중을 강화해 실제 경쟁에서도 금리 조건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승부는 평가 항목보다 금리와 출연금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고 선정은 다양한 정량·정성 평가를 반영하지만 은행 간 점수 격차가 크지 않아 금리 조건과 출연금 규모가 사실상 당락을 좌우하는 구조다. 최근 경기도 금고 입찰에서 선정 은행들의 출연금이 총 2000억 원 수준까지 확대된 사례처럼 경쟁이 과열되면서 은행권 부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협력사업비 명목으로 제공되는 출연금은 사실상 입찰 비용 성격을 띠고 있어 은행 간 ‘자금력 경쟁’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지자체가 요구하는 예치 금리가 높아지고 출연금 부담까지 확대되면서 금고 운영 자체의 수익성은 과거보다 낮아졌다는 평가다. 특히 금고 사업은 일정 수준의 금리를 고정해 제시하는 구조인 만큼 향후 금리 하락 시 은행이 역마진을 부담할 가능성도 있다. 금리 흐름을 잘못 판단할 경우 자금 운용에서도 수익을 내기 어려워 ‘상처뿐인 승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단위 경쟁도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이다. 인천·경북·전남 등 주요 지자체들도 연내 금고지기 선정을 앞두고 있으며, 인천에서는 기존 금고 은행과 신규 도전 은행 간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시중은행들이 지방 금고까지 적극 공략하면서 지역 기반 은행과의 경쟁 구도도 격화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고지기라는 상징성이 큰 데다 부수 거래가 적지 않다는 면에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