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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환 금통위원 "유가 고공행진 물가 우려 크다... 금리 인하 논하기 부담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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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환 금통위원 "유가 고공행진 물가 우려 크다... 금리 인하 논하기 부담스러워"

유가 향후 금리 경로의 핵심 변수로 지목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11일 오전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11일 오전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12일 임기만료를 앞둔 신성환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지금은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신성환 위원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유가가 계속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는 우리 경제가 엄청나게 고통을 받는 한이 있더라도 고유가 2차 충격을 최소화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금통위 내 대표적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꼽혀온 신 위원은 중동 정세 악화로 물가 환경이 과거와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동안에는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지금 의사결정을 하라고 한다면 예전에 비해 물가 걱정을 훨씬 더 많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은 재임 기간 지난해 1월, 4월, 8월, 10월, 11월 금통위에서 홀로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낸 바 있다.

통화정책의 우선순위에 대해서도 "언제나 인플레이션이 최우선이다"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위로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면, 성장과 물가가 상충하는 상황이더라도 물가에 무게를 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금리 경로의 핵심 변수로는 유가를 지목했다. 그는 "당초 유가가 연말 정도엔 70달러 정도로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금 보면 90달러 정도는 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그보다 더 높을 수도 있다"고 했다. 또 그는 "연말까지 유가가 고공행진 하면 물가에 미치는 2차 충격을 피하기 어려워 물가와의 싸움이 생각보다 훨씬 더 격해질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때가 됐다"며 금통위원 중 처음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신 위원은 반도체 호조로 성장률 상향 조정 가능성이 커졌지만 경제 양극화는 오히려 심화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10% 남짓한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가 경제 전체의 헤드라인 수치를 결정하는 극단적인 상황에 와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호황의 낙수효과에 대해서도 "반도체는 자본 집약적 산업이라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면서 "반도체에서 큰 이익이 나더라도 그로 인한 물가 충격을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에 관해서는 "원화가 저평가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한미 금리 역전이지만 이를 고려해도 지나치게 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이유는 국내 거주자의 해외 투자 수요가 빠른 기간에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고했다. 다만, 그는 "여러 흐름을 볼 때 환율이 앞으로 지금보다 하향 안정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세계국채지수(WGBI),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등 우리 금융시장 개방 움직임과 대해서는 "국제 금융시장과의 연결고리가 강해질수록 발생할 수 있는 쏠림 현상의 강도도 높아질 수 있다"면서 "이런 충격이 발생했을 때 당국이 시장 안정화를 위해 어떤 정책 수단을 강구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퇴임을 앞두고 후회되는 결정이 있냐는 질문에는 "아쉬운 점이라면 지난해 8월 정도에 금리를 내릴 수 있었을 때 좀 더 강하게 금리 인하를 주장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다만 금통위는 위원회 조직이니 의사 결정을 100% 존중한다"고 답했다.

신 위원은 높은 저축률로 인한 민간 소비 위축도 우리 경제의 개선 지점으로 꼽았다.

그는 "저축률이 높아 지금처럼 경제 성장률이 높은 상황에도 민간 소비 증가율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면서 "우리나라 저축 시스템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서 국민들이 가난하게 살다가 부자로 죽는 형태가 아니라, 잘 살고 떠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성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o9k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