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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총량 2배로 늘렸지만… "고금리에 취약 서민 지원은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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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총량 2배로 늘렸지만… "고금리에 취약 서민 지원은 한계”

중저신용자 고금리·연체율 상승…은행도 대출 확대 신중
총량 예외 늘려도 공급 제한…상환능력 중심 지원 필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를 1.5%에서 3%로 높였지만 은행들이 늘어난 대출 여력을 실수요 주택대출 등에 우선 배분하면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는 제약이 따를 전망이다. 이미지=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를 1.5%에서 3%로 높였지만 은행들이 늘어난 대출 여력을 실수요 주택대출 등에 우선 배분하면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는 제약이 따를 전망이다. 이미지=제미나이 생성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를 기존 1.5%에서 3%로 2배 상향했지만 고금리와 부실 우려로 서민 등 취약층 대출 공급 확대는 한계가 예상되고 있다. 은행들이 추가 대출 여력을 잔금대출 등에 우선 배분하고 있어서다. 또 금융당국이 청년, 중금리 대출에 방점을 찍으면서 중저신용자 대출까지 공급 확대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은행들은 부실 우려가 높은 저신용 취약층 자금 배분은 건전성 관리에 부담이 된다는 입장이다.

23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시중은행 여신 담당자들과 8·13 부동산 대책 후속 회의를 열고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를 1.5%에서 3%로 상향했다. 금융당국은 확대된 대출 여력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공급하고 서민금융·중금리대출에 이어 청년·서민 등 실수요자 대출에 대한 총량 관리 예외도 확대할 방침이다.

문제는 늘어난 총량이 실제로 모든 차주의 대출 문턱을 낮추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이미 기존 연간 목표를 넘어선 가운데 은행권은 추가로 확보되는 여력을 주택담보대출 등 실수요 자금에 우선 배분하고 신용대출은 관리하는 모습이다. 지난 13일 기준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50조7747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조8047억 원 늘어 기존 연간 증가 목표를 1조4684억 원 초과했다.

특히 중저신용자는 금리 부담까지 감수해야 한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 5월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신규 신용대출에서 신용점수 600점 이하 차주의 평균 금리는 연 7.89%였다. 반면 신규 대출자의 평균 신용점수는 915점으로 나타났다. 총량이 늘더라도 상대적으로 금리 부담이 큰 중저신용자에게 자금이 충분히 공급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중저신용자의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은행들도 대출 확대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이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19개 은행의 중저신용자 가계 신용대출 연체율은 지난 5월 말 2.32%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체채권 잔액도 2022년 초 5129억 원에서 올해 5월 1조2047억 원으로 134.9% 증가했다.

은행권에서도 중저신용자의 상대적인 신용위험이 여전히 높은 만큼 건전성 관리를 고려하면 대출 확대에 제약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신용점수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중저신용자도 과거처럼 신용도가 낮은 상태는 아니지만 고신용자에 비해서는 연체 등의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건전성 관리도 함께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총량 여력이 늘더라도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는 데는 어느 정도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은행권이 중저신용자 지원 상품을 내놓고 있는 것도 이런 제약 속에서 대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신용평점 하위 50% 고객을 대상으로 연 5.5~6.9%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슈퍼SOL중금리대출’을 출시했다. 최대 2000만 원까지 대출할 수 있으며 자체 개발한 서민 대안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해 소득 증빙이나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고객의 접근성을 높였다.

다만 개별 상품 출시만으로 은행권 전체의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총량 여력과 별개로 은행들은 차주의 신용도와 상환 능력, 연체 가능성 등을 따져 대출을 취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총량을 단순히 확대하기보다 상환 능력이 있는 차주에게 자금이 실제로 공급될 수 있도록 선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손재성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는 “가계대출 총량을 1.5%에서 3%로 늘린다고 해도 중저신용자의 대출 여건이 실질적으로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고금리 상황에서는 결국 이자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돈이 필요한 사람들만 대출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들도 신용도가 낮은 차주에 대한 대출을 늘렸다가 총량을 초과해 페널티를 부담할 이유가 없어 신용 관리를 더욱 보수적으로 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최한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ksruf061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