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깜짝 놀란 서씨는 곧바로 브레이크를 밟고 핸들을 왼쪽으로 틀었지만 이미 타이어가 터져 차량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없었다. 결국 서씨의 차량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서야 가까스로 멈춰 섰다. 중앙분리대가 없었다면 반대편 차로에서 오던 화물차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이 사고로 서씨는 다행히 목 부분에 가벼운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타이어와 범퍼 교환 등으로 100여만원의 수리비용을 지불했다.
서씨는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가까스로 멈춰서 큰 사고는 피했지만 평소에 다니던 익숙한 도로라고 방심했다가 죽음 문턱까지 경험했다"며 "특히 장마철에는 운전 실력을 과신하지 말고 속력을 줄이고, 안전운행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스팔트에 스며든 물기는 도로에 균열을 만들고, 그 위로 차량이 오가면서 압력이 가해지면 아스팔트가 부서지며 떨어져 나가 결국 커다란 구멍이 난다. 이런 포트홀은 자동차에 큰 손상을 주는 것은 물론 대형사고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장맛비가 연일 쏟아지면서 서울 도심 곳곳에서 도로가 패여 차량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움푹 패인 웅덩이를 피하기 위해 급하게 차선을 바꾸려다 교통사고로 이어져 인명 피해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편도 3차선 도로. 아스팔트가 파손돼 도로 곳곳에 크고 작은 구멍이 뚫려 있었다. 장맛비가 내린 탓인지 구멍마다 이미 물이 가득차 있었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구멍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듯 차량이 요란스럽게 흔들릴 정도로 덜컹거리며 지나갔다. 웅덩이를 발견한 운전자들은 급하게 차선을 바꾸려다 뒤따라오는 차량과 부딪힐 뻔한 장면도 수차례 목격됐다. 포트홀 주변에는 떨어져 나간 아스팔트 조각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10년째 택시 운전대를 잡은 한모(48)씨는 "장마철에는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더욱 위험하다 보니 운전대를 잡는 것이 사실 겁이 난다"며 "떨어져 나간 아스팔트 조각들이 타이어에 박혀서 펑크가 나거나 휠을 망가뜨린다"고 말했다.
퀵서비스기사 박모(39)씨는 "작은 구멍이라도 이륜차 운전자들에게 목숨을 위협하는 흉기나 다름없다"며 "오토바이를 타고 승용차를 따라가다 포트홀에 빠져 전복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에는 하루 평균 도로보수 건수가 109건이었지만 이달 들어서는 벌써 189건이나 접수됐다. 2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서울시는 파손된 곳을 다시 포장하느라 사실상 초비상 상태지만 워낙 신고 건수가 많아 복구작업이 늦어질 수 밖에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오면 응급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급증하는 신고에 비해 인력이 부족해 복구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며 "구청과 연계해 가동할 수 있는 인력을 최대한 가동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장마가 끝나면 전면적인 복구작업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응급복구 작업은 필요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공 당시부터 배수를 중심으로 설계·시공해야 반복되는 도로 파손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땜질식 처방으로는 한계가 있어 문제가 반복될 수 밖에 없다"며 "도로 설계단계에서 부터 배수가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배수 보조기층'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마철 물이 제때 빠지지 못하고 노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도로가 약해져 구멍이 생긴다"며 "배수가 원활한 재료를 선택해 시공하고, 이후에 철저하게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포트홀 때문에 차가 파손되거나 운전자가 다칠 경우에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관할 구청에서 사고 원인이 포트홀이란 걸 증명하기 위한 사진이나 다른 증거자료를 첨부해 신청하면 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26억원이 손해배상액으로 지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