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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기관 배치표 제각각 수험생 혼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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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기관 배치표 제각각 수험생 혼란 가중

믿을 만한 참고자료 없어 대학 선택 어려울 듯
[글로벌이코노믹=노정용기자]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가 지난 27일 수험생들에게 개별 통보된 가운데 정시를 앞두고 수험생들이 대학 선택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그동안 대학진학의 '나침반' 역할을 했던 사설 입시기관들의 배치표가 제각각이어서 수험생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사설 입시기관들은 수십 년간의 입시 노하우로 지금까지 뛰어난 예측능력을 자랑해왔지만 올해는 사상 처음 도입된 '수준별' 대학수학능력시험 탓에 그만큼 예측이 어려워졌다. 수험생들이 국어 영어 수학의 A‧B형 가운데 어떤 선택을 했느냐에 따라 표준점수가 달라지는데다가 대학마다 A‧B형 선택에 따라 가중치를 달리하기 때문에 예측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각 사설 입시기관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제공하고 있는 배치참고표의 예상 지원 가능 점수는 각기 천차만별이다. 이런 편차는 상위권 보다는 중위권으로 갈수록 더욱 심해진다.

국민대 임산생명공학과를 희망하는 수험생이 인터넷에서 배치표를 검색하면 A입시업체는 백분위 기준 328.30점을 제시한 반면, B업체는 303.30점을 예측치로 내놓았다. 무려 점수차가 25점이나 난다. 이런 상황에서 수험생들은 어떤 기준에 따라 대학을 선택해야할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입시기관들이 들쭉날쭉 배치표를 선보이게 된 원인은 올해 수준별 수능시험이 처음 도입된 탓에 참고자료와 통계가 턱없이 부족해 예측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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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진학상담 교사는 "학교에서도 마땅히 참고할만한 자료가 부족해 입시기관들이 내놓은 배치표를 보고 진학상담을 해주고 있으나 너무나 편차가 심해 혼란스럽다"면서 "그나마 상위권 대학은 고른 분포로 어렵지 않지만 경쟁이 치열한 중위권 대학으로 가면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당황스럽다"고 고백했다.

2014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어려웠던 수학 B형의 만점자 비율은 0.58%로 지난해 0.76%(자연계용 수리 가)보다 떨어졌다. 영어 B형도 만점자는 0.39%로 전년도 0.66%보다 줄었다. 평가원이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모의고사에서 보지 못했던 문제들을 출제한 탓이다. 수능 2등급 표준점수와 최저점수 차이가 지난해와 비교할 때 영어는 3점, 수학은 2~3점 줄어든 것도 중상위권에 학생들이 그만큼 몰려 있어 정시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다.

재수생 A씨는 "수능성적은 지난해보다 잘 나왔지만 선택형 수능으로 인해 표준점수에 따라 원점수가 큰 의미가 없어졌다"며 "입시기관들의 배치표를 참고해도 중위권 대학은 기관마다 너무나 차이가 커 대학을 선택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몇 년 전부터 대학입학이 '로또'로 바뀌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눈치작전을 펼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택형 수능이 족집게처럼 맹활약하던 입시기관들의 예측능력을 무력화시켜는 바람에 믿을만한 참고자료가 없어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