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교육계에 따르면 예전에는 수능만점자라면 자신이 원하는 대학은 어디든지 갈 수 있었지만 '선택형 수능'으로 치러진 올해 입시가 혼란스러운데다가 구술논술이 발목을 잡기 때문에 이 같은 기이한(?) 현상이 일어난다고 분석한다.
강원외고 강석병(18) 군은 최근 발표된 서울대 수시모집에서 실패의 쓴잔을 삼켜야 했다. 그는 언어 B형, 수학 A형, 영어 B형, 탐구(한국사, 법과 정치)에서 만점을 받았지만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강 군은 차선책으로 현재 고려대 2차 수시에 합격해 입학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대입 선발방식은 수시모집 합격 시 정시 모집에는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고려대도 함께 지원한 강군에게 더 이상 선택의 여지는 없다.
앞서 자연계 유일한 만점자인 전봉영(20) 군은 고려대 의과대학 수시모집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고려대는 수시모집에서 논술 70%, 학생부 30%를 반영해 합격자를 가리는데, 논술이 전 군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수시모집은 수능점수가 최저등급만 맞으면 원점에서 논술과 학생부 성적만을 합산해 합격자를 정한다. 따라서 수능 만점자라고 특별히 유리한 것은 없다.
전 군은 19일부터 시작된 정시모집에서 나군에서 서울대 의예과, 가군에서 연세대 의예과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의예과는 정시모집에서 수능 60%, 구술면접 30%, 학생부 10%를 반영한다. 연세대 의예과는 100% 수능 성적만으로 뽑는다.
입시학원 관계자는 "SKY대의 경우 수능 만점에 가까운 학생들이 지원하기 때문에 구술면접이나 구술논술이 합격여부의 관건이 되기 때문에 수능만점자라도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