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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61주년' 동국제강, 구조조정 극대화로 재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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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61주년' 동국제강, 구조조정 극대화로 재도약

[재계워치]

[글로벌이코노믹 박종준 기자] 장세욱 부회장, 후판공장 가동중단 과감한 결단

열연사업 등 주력사업 수익성 제고 위해 역량 집중
"형님 먼저, 아우님 먼저." 재계 순위 37위로 국내 철강업계 3위의 리더인 동국제강이 7일 창립 61주년을 맞아 재계의 롤모델이 되고 있는 '형제경영'으로 재도약에 분주하다.

동국제강은 지난 달 25일 이사회를 열어 기존 장세주, 장세욱, 남윤영 등 대표이사 3인 체제에서 장세욱 부회장 1인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장세욱(사진) 부회장은 우선적으로 동국제강의 열연사업 등 주력 사업의 수익성 제고 등을 위해 구조조정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플랜(계획)'을 내놨다.

이를 위해 동국제강은 지난 2012년 포항공장의 제1후판공장에 이어 연산 190만t 규모의 포항 2후판 공장 가동을 오는 8월 1일부터 과감히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포항 2후판공장 가동중단을 통한 당진 3후판공장으로의 생산 집중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차원이다. 무엇보다 국내 후판시장 공급과잉 및 수요 정체에 대한 능동적 대응을 통한 후판사업의 효율화를 추진하기 위한 복안이다. 당진공장 중심의 후판 생산 단일화 체제를 구축한 것.

이러한 공장 생산중단은 글로벌 철강업종의 장기침체에 따른 고육지책이면서도 장 회장의 과감한 결단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도 이러한 동국제강의 결단은 오히려 생산능력 감소는 불가피하나 당진 3후판공장 집중 생산으로 가동률 증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또한 동국제강은 앞으로 대규모 현금창출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는 브라질 CSP와 연계한 후판 일관제철소 사업화를 통해 후판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장 부회장의 '선택과 집중'이다.
여기에 동국제강은 최근 현금 확보 등을 통한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 30여 년간 터전으로 일군 본사 페럼타워 매각도 단행했다. 동국제강은 지난 4월 말, 서울시 중구 수하동에 소재 3749.4㎡ 부지와 지난 2007년 건립한 지상 28층 및 지하 6층 규모의 페럼타워(건물) 및 부속건물을 삼성그룹 계열 삼성생명에 4200억원에 매각해 대규모 현금 확보를 꾀했다. 이 건물에는 계열사인 유니온스틸 등 그룹 계열사 대부분이 입주해 있을 정도로 동국제강에는 상징성이 큰 건물이다. 이는 그만큼 동국제강의 재도약을 위한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동국제강의 재도약을 진두지휘하는 장세욱 부회장은 육군사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유니온스틸㈜ 사장을 거쳐 현재 동국제강㈜ 부회장을 맡아오며 형인 장 회장과 '형제경영'을 해오고 있다.

특히 장세욱 부회장은 아버지이자 동국제강 창업주인 장경호 회장의 권유로 육군사관학교(41기)를 졸업하고 1996년 소령으로 예편하기 전까지 10여 년간 육군에서 근무한 이력의 주인공이다.

그는 1996년 2월 동국제강 과장으로 입사해 동국제강그룹 내 경영관리부문은 물론 해외지사와 포항제강소 등 국내외 현장 및 실무를 두루 거친 후 사장 등을 거쳐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때문에 장 부회장은 2004년부터 전략경영실장으로 동국제강의 대내외 사업은 물론 철강사업 경쟁력 강화 등을 설계하고 이끌고 있다.

이러한 장 부회장의 경영수완은 지난 2010년 말 유니온스틸의 대표이사 사장에 기용된 이후 지난해 단행한 동국제강과의 합병 과정에서 확인됐다. 그는 당시 합병을 진두지휘하며 유니온스틸이 확보하고 있던 현금성자산을 통해 차입금을 줄이는 등의 재무개선을 이끌어 낸 것. 이를 통해 동국제강은 최근 글로벌 철강업계의 화두이자 필수요소로 부각되고 있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두 회사 합병으로 자산 9조2500억원 회사로 탈바꿈시키면서 명실상부 철강업계 3위의 명성에 걸맞은 위용을 갖추게 됐다.

특히 장 부회장의 개방적인 리더십도 주목받고 있다. 장 부회장은 회사 생활에서도 개방적인 '소탈 경영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직원들 사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철강기업이라는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해 사내 SNS 활성화, 자율복장 출근 추진 등 파격적인 시도를 여러 차례 해왔다는 후문이다. 이중 동국제강 사이에서 그가 직접 챙기고 있는 ‘월요일이 달라졌어요’라는 직원 출근길 기살리기 프로젝트는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철의 날' 기념식 등 대내외 행사에도 빠짐없이 참석해 철강업계는 물론 언론과의 자연스러운 접촉을 통해 '소통경영'을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오너일가인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은 재계에서도 보기 드문 '형제경영'의 꽃을 피우고 있다. 다른 일부 기업들 사이 종종 보이는 형제 간 지분 다툼 등의 경영권 분쟁은 찾아볼 수 없고, '형님 먼저, 아우 먼저'를 모토로 형이 끌고 동생이 뒤에서 미는 하모니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재계에서도 '롤모델'로 재조명될 정도다.

한편 동국제강은 지난 1954년 장경호 창업주가 창립 이후 철강 한 분야라는 '한 우물'만 파온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동국제강은 국내 철강사업 역사에서 포스코 등 기간사업 중심의 특수한 환경 속에서도 1971년 후판 공장을 준공, 국내 최초로 후판을 생산했다. 이 중 1986년 인천제강소에서 시간당 제강생산량 세계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런 노력으로 동국제강은 지난 1995년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해 국내 철강업계 3위로 자리매김한 데 이어 2006년 일본 JFE스틸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와 글로벌 인지도 등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했다. 이 과정을 거쳐 지난 2007년 수하동 페럼타워 신축과 2009년 11월 당진제철소를 완공해 글로벌 철강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박종준 기자 dream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