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A형 지난해와 비슷, 국어B형은 지난해보다 쉬워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12일 치러진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1교시 국어영역은 올해 6월과 9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 국어를 제외한 수학과 영어가 쉽게 출제돼 '물수능'이었다는 평가를 의식한 듯 평가원은 국어는 지난해와 비슷한 난이도를 유지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는 국어B형은 만점을 받아야, 9월 모의평가에서는 국어A가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장 교사들은 국어 B형의 경우 작년보다는 쉽게 출제됐지만 신유형과 고난도 문항이 섞여 있어 수험생들이 느끼는 체감 난이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높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준식 수능 출제위원장(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교수)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학교 교육을 충실히 이수한 수험생이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고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출제했다. 출제 기조를 벗어나지 않는 게 최고의 원칙이었다"며 올해 역시 이러한 '쉬운 수능'의 기조를 이어갔음을 강조했다.
1교시 국어영역에 대해 현장 교사들은 출제본부가 밝힌대로 작년 수능보다는 쉬웠지만 모의평가보다는 어려워 체감 난도는 높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본부는 국어A형은 기본 지식과 기능에 대한 이해력 측정의 비중을 높게 했고, 국어B형은 기본 지식과 기능에 대한 탐구·적용 능력 측정의 비중을 높게 출제했다고 설명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은 "A형과 B형 모두 매우 쉬웠던 9월 모의평가에 비해서 A형은 어렵고, B형은 비슷하게 출제되었다. 작년 2015 수능과 비교하면, A형은 비슷한 수준으로, B형은 쉽게 출제되었다"고 말했다.
또 정용관 스카이에듀 총원장은 "국어 A, B형 모두 6월과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렵게 출제되었다. 2016학년도 국어B형은 2015학년도 수능보다는 쉽게 출제되었다. 다만,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최고난도는 아니지만 고난도 문제를 3문항 정도 출제했다. EBS연계율은 교육부 방침대로 71% 정도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연계율을 체감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평했다.
1등급 추정점수는 A형 97점, B형 94점이다.
A형과 B형 공통문항은 30% 범위(15개 문항)에서 출제됐다.
다음은 출제본부가 밝힌 국어 영역의 문항 유형이다.
◇ 화법
A형에서는 '희토류'에 관한 수업발표를 바탕으로 한 문항이, B형에서는 '세계 사이클 대회 유치를 위한 연설'을 소재로 개최지 결선 투표 상황에서의 지지 연설에 적합한 실제적인 화법 능력을 간접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문항이 출제됐다. A/B형 공통 문항은 '남한산성의 문화적 가치'를 소재로 한 대담과 대담 내용을 바탕으로 포스터 제작 능력을 묻고자 한 문항이 나왔다.
◇ 작문
A형에서는 '공공 데이터'를 소재로 작문의 계획과 점검·조정 능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문항이 나왔다. B형에서는 '환경 친화적 소비 생활'과 관련해 설득적 목적의 작문 과제 수행 과정을 소재로 작문 능력을 간접적으로 측정하는 문항이 출제됐다. A/B형 공통문항은 일상생활에서 깨달은 점을 표현하는 작문 상황을 소재로 작문의 실제적인 능력을 묻는 문항이 나왔다.
◇ 문법
A형에서는 음운 변동 현상에 대한 이해와 형태소의 개념과 특성에 대한 이해, 보조 용언 구성에 대한 이해 등이 소재로 등장했다. B형에서는 표준 발음법에 대한 이해와 한글 맞춤법에 따른 표기, 담화 속 언어 요소의 기능과 의미에 대한 이해, 중세 국어의 탐구가 소재로 쓰였다. A/B형 공통 문항은 사전 정보의 이해와 활용, 문법적 적격문에 대한 이해 등을 소재로 한 내용이 나왔다.
◇ 독서
A형에서는 '돌림힘’을 소재로 한 과학 지문과 '애벌랜치 광다이오드'를 소재로 한 과학 지문, '과학의 추론 방법으로서의 귀납'을 소재로 한 철학 지문 등 다양한 분야의 제재를 활용한 문제가 출제됐다. B형에서는 '도덕적 운과 도덕적 평가'를 소재로 한 철학 지문, '폴라니의 암묵지와 지식 경영론'을 소재로 한 사회 지문, '운동하는 물체의 종단 속도'를 소재로 한 과학 지문 등이 제시됐다. A/B형 공통 문항은 '민사 소송에서의 기판력'을 소재로 한 법학 지문이 나왔다.
◇ 문학
A형에서는 박완서의 '나목(裸木)'을 소재로 한 현대 소설 지문과 유치진의 '소'를 소재로 한 극 지문, '용비어천가'와 맹사성의 '강호사시가'를 소재로 한 고전 시가 지문 등 현대와 고전의 다양한 갈래의 작품들이 활용됐다. B형에서는 윤흥길의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를 소재로 한 현대 소설 지문, 채만식의 '제향날'을 소재로 한 극 지문, 이원익의 가사 '고공답주인가(雇工答主人歌)'를 소재로 한 고전 시가 지문 등이 나왔다. A/B형 공통 문항은 작자 미상의 고전 소설 '토끼전'을 소재로 한 고전 소설 지문과 박남수의 '아침이미지 I'과 김기택의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함'을 소재로 한 현대시 지문이 출제됐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