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등 불안 속 교통안전 공기업 운전자 보호 ‘할 수 있는 게 없어’
재개정 청원 봇물… 스쿨존 스크린도어 설치‧부모,교사도 책임 물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면서 초‧중‧고교 개학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 오르고 있다. 재개정 청원 봇물… 스쿨존 스크린도어 설치‧부모,교사도 책임 물어야
지난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후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10명 안팎을 유지하면서 5월 등교 개학설이 힘을 받고 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신학기 개학 준비 추진단' 회의에서 "5월 초에 생활 방역 전환 여부와 연계해 초·중·고 등교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겠다"라고 밝힌 부분 또한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된 ‘일명’ 민식이법‘에 대해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게다가 도로교통공단, 교통안전공단 등 교통과 관련된 공공기관들은 민식이법 대처방안도 못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택시운전자들 사이에서는 “학생들의 등교가 이뤄지면 초등학교에 안 갈 수도 없다”라고 푸념한다.
이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진행되면서 운전자들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에서 어떻게 운행을 해야 할지 갈필을 못 잡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민식이법 무엇을 담았나
민식이법은 지난해 12월 10일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개정을 통해 탄생했다. 이 가운데 문제가 되는 부분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이다.
특가법에는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할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 ‘어린이 상해시에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 벌금 부과’로 명시됐다.
특가법상 ‘운전자의 안전 의무를 다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에 한한 것’이라고 했으나, 이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이 거세다.
서울에서 택시를 운행하는 A모씨는 “갑자기 사람이 뛰어들어 사고가 나면 경찰은 '그러면 더욱 조심하셨어야지요'라고 말하는 게 태반”이라고 푸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운전자가 시속 10Km로 운행하던 차량을 힘으로 밀고다던 간에 어린이 사고가 발생하면 가차 없이 500만원 이상의 벌금이 나온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한 부분이다.
■ 국민청원 봇물
국회 국민청원 홈페이지에서 ‘민식이법 개정’으로 검색하면 12건이 나온다. 이 가운데 법 개정이나 폐지를 요구하는 내용은 8건이다.
이 가운데 지난달 23일 올라온 청원 요청에는 35만4857명이 참가했다. 이 청원은 지난 22일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훌쩍 넘으며 마감됐다.
청원자는 ‘스콜존 사고의 경우 운전자가 피할 수 없음에도 모든 책임을 운전자에게 부담시킨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어린이 교통사고의 20.5%가 횡단보도 위반으로 아이들의 돌발행동을 무조건 운전자에게 조심하라고 하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부당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이후에도 유사한 청원이 줄을 이으면서 민식이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민식이법 피해를 막기 위한 각종 아이디어도 등장하고 있다. 한 청원자는 ‘스쿨존 사고시 운전자와 어린이 부모, 교육기관도 책임을 물어달라’고 했다.
또 다른 청원자는 ‘스쿨존 전체를 인도에 가드레일 설치하고 횡단보도에는 스크린도어 설치해라’라고도 했다.
심지어 일부 청원자는 ‘스쿨존 지나가다 사고 나면 풍비박산’, ‘민식이법 준수할 자진 없다’라면서 푸념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 개학 앞두고 갈필 못 잡는 공기업
민식이법이 선량한 운전자도 처벌한다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정작 교통 관련 법규에 대한 교육을 관장하고 있는 교통안전공단과 도로교통공단은 대응조차 못 하는 실정이다.
사업자를 대상으로 교통안전교육을 수행하는 교통안전공단은 법 시행 이후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전무한 상태다.
안전공단 관계자는 “민식이법이 시행되면 택시가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로서는 조심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도로교통안전공단도 ‘민식이법’에 대한 홍보는 하고 있지만, 운전자를 보호해줄 수 있는 장치는 없는 상태다.
교통공단은 지난달 25일부터 스쿨존 내 어린이교통사고 유형을 분석한 자료를 발표하고,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활동을 안전수칙 포스터도 배부했다.
지난 13일에는 어린이교통안전 온라인교육을 하는 등 과거의 홍보 업무를 답습하고 있을 뿐 민식이법을 헤쳐나갈 방법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교통공단 관계자는 “민식이법 시행 이후 스쿨존 내 안전을 강조하는 각종 홍보자료를 과거보다 많이 배포했다”라고 말했다.
■ 택시·교사·학부모 무방비
스쿨존 내 운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 보니 택시업계는 물론 교사, 학부모까지 ‘민식이법’에 우려를 보이고 있다.
서울의 한 택시업체 관계자는 “민식이법이 시행되긴 했는데, 학교 앞에서 어떻게 운행을 해야 처벌을 받지 않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전해 들은 바가 없다”라고 말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 관계자는 “개학을 하면 초등학교로 가자는 손님은 태우기 싫은데, 안 태우면 승차 거부이니 목숨 걸고 운전할 수밖에 없다”라고 푸념했다.
초등학교와 거리가 멀어 아이를 데려다주는 부모, 매일 학교를 오가야 하는 교사는 등교 개학 후 민식이법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학부모 A모씨는 “아이의 초등학교 거리가 멀어 등교하게 되면 운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사고 안 나길 바랄 뿐 뾰족한 방법이 없다”라고 말했다.
초교 교사들도 출근길이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서울의 모 초등학교 교사 B모 씨는 “출근 시간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2시간, 차량을 이용해 1시간”이라면서 “민식이법으로 자칫 사고라도 나면 직장을 잃게 될까 걱정”이라고 푸념했다.
민식이법 재개정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들끓는 이유다.
신종명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kc113@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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