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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치유하는 영화(21)] 외모지상주의에 일침 놓은 영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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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치유하는 영화(21)] 외모지상주의에 일침 놓은 영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영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이미지 확대보기
영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남녀간의 사랑은 한 꺼풀의 사랑이다'는 말이 있다. 이는 외모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사랑은 외모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서로 간에 쌓여가는 정과 신뢰에 비례한다.

연예인들은 스캔들이 터지면 요즘 흔한 말로 '서로 알아가는 중'이라고 변명한다. 그러한 말이 상대의 내면을 알아보는 과정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작 연애기간을 가지려고 하는 것은 내적 인간성 등을 살피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에 어느 정도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들어 지인들로부터 중매 의뢰가 많이 들어왔다.

선배들이나 지인들 중에 사위나 며느리 구하는 세대가 많아진 것이다. 그런데 대체로 사윗감 구하는 부탁이 더 많다. 처음에는 적령기 여성비율이 수적으로는 적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도대체 며느리보다는 사윗감 소개해달라는 부탁이 왜 많은지 의아했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취업난 탓에 경제적으로 자리잡은 남성들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찌됐건 여러 커플을 소개했는데 성사되지 않은 커플들은 '필(feel)이 통하지않아서요'라며 헤어졌다.

'필(feel)'이라는 단어는 쉽지만 어렵다. 외모취향이 아니라면 순수한 형, 화려한 형, 성실한 형 등 어느 것에 가치를 두든 간에 내적인 감정은 한두 번 만나 쉽게 판단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라는 영화가 있다. 외모지상주의인 남자 주인공이 우연히 갇힌 승강기에서 만난 심리치료사의 최면요법에 걸려서 130㎏이 넘는 거구의 여성을 이상형의 여인으로 알고 사귀다가 나중에 최면에 풀렸지만 계속 사랑하고 결실을 맺는다는 내용이다.

현실에서는 영화에서의 최면이 각자 다른 형태로 걸리는 것 같다. 경제력을 중시하거나 겉으로 드러난 명예를 중시하거나 인간성을 보거나 하는 최면들 말이다.

필자가 쓰는 영화평에 다양한 의견을 주는 김흥도 엠비씨그룹 부장은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름다운 여배우들과 작업하는 영화감독이나 방송국 PD들이 여배우들과 사랑을 나눈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지만 의외로 작가와 로맨스가 이뤄지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그들은 작품을 위하여 치열하게 토론하며 싸우기도 하고 상처도 많이 준다. 사랑하기 위해서 만난 사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런 부담없이 일로 다투기도 하고 화해하기도 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우선 함께 하는 시간과 싸우면서 정든다는 최면이 걸린다. 같이 일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거나 서로 이해하면서 접점을 찾아간다. 그러면서 신뢰와 함께 미운정 고운정의 최면에 걸린다는 것이다. 늘 밤샘 작업으로 제대로 꾸미지 못하는 작가가 아름다운 여배우의 미모를 능가하는 순간이다.

요즘 인기있는 소위 '짝짓기프로그램'을 보면 첫인상으로 우선 파트너를 정하고 다른 참가자들과 다양한 미션들을 수행한 후 최종선택을 한다. 그리고 나서 처음부터 첫인상으로 만들어진 커플들이 여러 가지 미션수행 후 바뀌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기획의도를 자의적으로 분석해보면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 특히 어려운 상황을 함께 하게 하고 견딜 수 있게 한다는 것은 진정한 좋은 최면을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연인은 함께한 고난과 극복의 역사를 생각하며 사랑을 굳건히 하고 처음 사귀기 시작한 연인들은 어려운 환경에 처할 수 있는 데이트를 해보자. 같이 힘든 환경을 극복해나가면서 생기는 사랑의 마법을 경험하여 보자. 참고로 김흥도 감독은 등산하면서 손을 많이 잡아줬다고 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