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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치유하는 영화(35)] 실제 납치 감금 피해자가 출연해 성폭력 실태 폭로한 영화 '아파트 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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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치유하는 영화(35)] 실제 납치 감금 피해자가 출연해 성폭력 실태 폭로한 영화 '아파트 407'

실제 생존자의 실화 범죄 스릴러 영화 '아파트 407'.
실제 생존자의 실화 범죄 스릴러 영화 '아파트 407'.
영화의 감동은 진정성이 빛날수록 더욱 돋보인다. 영화제작 의도가 수익창출이 아니라 사회적인 선의 실현을 주목적으로 할 때 영화내용보다 더한 감동을 준다.

영화 '아파트 407'은 실제로 납치 감금 피해자가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스스로가 주인공으로 출연하고 제작까지 한 영화다. 그래서 일반적인 영화제작 시스템하고는 많이 다르다.
소위 말하는 상업적 흥행을 얻기 위하여 기획된 소재가 아니다. 투자 내 배급 캐스팅 역시 그 흥행 공식에 충실해야 영화 완성도의 확률도 높아진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공식을 따르지 않았고 흥행을 목적으로 하지도 않았다. 오로지 사회악 예방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래서 더 진정성이 통하였는지 개봉 후 호평을 받았다.

실제 사건의 주인공 프리다 패럴은 2002년 여름 영국 런던 옥스퍼드에서 걸어서 집으로 귀가 중이었다. 의류매장에서 쇼핑을 마치고 국영방송국 건물 옆을 지나는데 회색양복 차림의 남성이 다가와 모델 캐스팅을 제안한다.

스웨덴 출신인 그녀는 10대 때부터 모델활동을 할 정도로 빼어난 미모를 자랑했고 그녀에게 이런 길거리 캐스팅 제의는 특별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런던에 온 이유도 왕립연극원에서 연기 경력을 쌓으려고 온 것이니 만큼 일에 대한 욕심도 대단히 많았다.

귀가 후 그녀는 받은 명함에 나온 웹사이트를 확인해 보았고 돈을 벌 좋은 기회라고 판단해 다음 날 오디션에 참가한다. 사무실은 5층 건물 펜트하우스였고 여직원을 두고 나름 갖춰진 인테리어를 하고 있었다.

사진 촬영 후 클라이언트가 생기면 전화하겠다고 하여 그녀는 귀가한다. 하루 정도 지난 후 그녀는 반나절 모델료로 1000만 원 정도의 금액을 제시받자 그녀는 흔쾌히 수락하며 다시 사무실을 찾아간다.

그 이후 그녀는 영화에서 묘사된 것 같은 끔찍한 일들을 겪는다. 영국에서만 인신매매 피해자는 2013년 1만3000명에서 2018년 13만6000명으로 10배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이 당한 일을 세상에 알려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자신이 당한 불행을 잊고 희망으로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10년도 넘은 일이지만 그동안 새로운 희망을 성취하기 위하여 준비해 왔고 자신이 출연하고 직접 제작도 했다. 그녀가 강조하여 표현하고 싶은 메시지는 그녀 스스로가 건물로 찾아갔고 돈을 벌려는 욕심이 앞서 부주의하게 당했다는 자책감이 아니라 누구나 그런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범죄희생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그녀의 굳센 의지였다.

엠비씨제작사의 김흥도 감독은 이 영화의 특색은 철저히 실제 일어난 범행과정이나 범행방식을 디테일하게 보여줌으로써 추가 피해 방지와 만약의 경우 당했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가를 관객들 스스로가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자극들을 제공하려는 목적성을 갖고 있다고 관람평을 이야기한다.

영화의 여주인공은 납치범의 치밀함에 속아 넘어간다. 그녀는 남자의 모델 제안에 자신의 경력과 생활비를 벌 목적으로 응했고 공범일지도 모르는 여직원과의 미팅 등으로 신뢰한다. 남편 역시 위험함을 간과하고 모델 일을 잘해보라고 격려까지 한다.

영화에서는 이러한 접근방식에 넘어가지 말라고 직접 경고하는 것처럼 과정을 세세히 묘사한다. 결과적으로 세상에 보여주려고 온갖 수모와 폭력에도 살아남고 탈출한다. 그 과정에서 범인이 사용한 약물이나 잠그지 않은 것 같은 문소리를 알아채고 탈출을 시도하는 디테일들을 연기하여 최상의 리얼리티를 선사한다.

워낙 여성을 상대로 한 남성들의 성폭력을 다루는 영화가 많아서 줄거리는 누구나 손쉽게 예상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실화라는 점과 여주인공이 실제 피해자라는 것까지 알고 나면 인신매매에 대한 경각심이나 대응 방안을 좀더 심각하게 계속 고민하게 하는 영화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