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공연리뷰] 윤수미 총예술감독의 '고무신춤축제'…격조의 춤과 의미적 연출의 조화

공유
4

[공연리뷰] 윤수미 총예술감독의 '고무신춤축제'…격조의 춤과 의미적 연출의 조화

공동창작 '난 빤스만 입고도 멋진 생각을 해'이미지 확대보기
공동창작 '난 빤스만 입고도 멋진 생각을 해'
2022년 9월 20일(화)부터 21일(수)까지 이틀간 상명대 계당홀에서 ‘2022춤&판 고무신춤축제’의 장엄한 2부인 윤수미 총예술감독의 「고무신춤축제」(평일 7시)가 열렸다. 이 축제는 한국춤협회(이사장 윤수미 동덕여대 무용과 교수) 주최, 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특별시·인사이트모션 후원, 롯데칠성음료 협찬의 저예산 편성으로 이루어졌다.

각 대학 연합(경희대, 국민대, 단국대, 동덕여대, 상명대, 서경대, 성신여대, 수원대, 숙명여대, 한성대, 한양대, 한예종 전통예술원, 한예종, 한체대) 1팀(14명×2일), 20일 7팀(97명), 21일 7팀(224명) 도합 15팀(335명)의 대규모 공연이었다. 최소 인원 한체대 7명, 최대 인원 출연은 국민대·숙명여대의 20명씩이었다. 팬데믹 이후 전국 최초의 대규모 한국무용 전공의 대학생들이 공연한 경우였다.
한양대의 '숨쉬는 봄'이미지 확대보기
한양대의 '숨쉬는 봄'
한예종 전통예술원의 '춘앵전'이미지 확대보기
한예종 전통예술원의 '춘앵전'

급경사면에 우뚝 선 느낌의 상명대 계당홀은 높고 너른 문들을 모두 열어젖히고 관객을 맞이했다. 이틀간 저녁 7시, 대학별 본 공연 이전에 대학 연합팀인 ‘프로젝트팀 人’의 <난 빤스만 입고도 멋진 생각을 해>를 공연하여 오랜만에 매머드 연합 공연팀의 젊음을 공유하고 팬데믹의 우울을 털어내고 미래의 춤 발전을 기원하는 의식을 치렀다.

한국춤협회는 마흔(1981년 창립)을 넘긴 국내 최초의 민간 한국무용 단체이다. 한국창작춤의 새로운 전망을 주도해오던 한국무용제전은 전통춤과 창작춤을 옹호한다. 그동안 임학선, 윤덕경, 백현순, 이미영이 이사장으로서 단체를 이끌면서 한국무용이라는 문화 자산을 일구어 왔다. 「춤&판 고무신춤축제」는 2011년에 잔치가 베풀어져 지금에 이르고 있다.
단국대의 산작화무이미지 확대보기
단국대의 산작화무

한체대의 '푸르다. 뛰다. 날다'이미지 확대보기
한체대의 '푸르다. 뛰다. 날다'


규모와 구성이 균형을 맞춘 춤판을 마련한 한국춤협회는 그동안 무수한 인재들을 발굴하면서 학문적인 토대 위에 한국무용의 위상을 격상시켜왔다. ‘한국무용연구회’의 전통을 이어받은 ‘한국무용제전’은 1985년 창전되어 국내 유일의 한국창작춤 축제가 되었다. 「고무신춤축제」가 「춤&판」과 연합하여 「춤&판 고무신춤축제」가 되고, 그 위용을 과시할 정도로 괄목할만한 질적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축제는 1부 「춤&판」(21편)을 남산국악당에서 공연했고, 2부 「고무신춤축제」(14팀 14편)를 상명대 계명홀로 이동하여 공연하였다. 상명대 계명홀 공연은 김지훈(서경대, 이틀간), 신윤지(한예종실기), 선효정(경희대), 이슬(국민대), 유주연(한양대)이 사회를 맡아 춤판이 열렸다. 젊은 대학생들이 벌이는 한국무용 축제는 든든한 믿음을 주었고,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성신여대의 '달빛 물결'이미지 확대보기
성신여대의 '달빛 물결'

국민대의 '화, 물들다'이미지 확대보기
국민대의 '화, 물들다'

「고무신춤축제」는 9월 20일(화) 한양대의 <숨쉬는 봄 ver.2>으로 시작하여 9월 21일(수) 상명대의 <장고춤>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번 축제는 한국 전통무용과 창작무용이 골고루 배치되어 호기심을 자극하였고, 오랜만에 대학별 대규모 군무는 독무와 차별화된 역동감과 생동감을 불러일으켰다. 초연 작품들은 의욕이 넘쳤고, 군무의 전통춤은 연습량이 두드러져, 현란한 사위에 버금가는 젊음의 열정이 빛나 보였다. 스승의 기교를 이어받은 제자들의 경연은 불꽃이 튀었고, 전통의 계승과 변주가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9월 20일(화): 한국무용의 고른 성장을 보여주는 패기의 증거, 프로젝트팀 人의 <난 빤스만 입고도 멋진 생각을 해>를 시작으로 한양대의 <숨쉬는 봄 ver. 2>(예술감독·안무 서연수, 지도 진솔·최은영), 한예종 전통예술원의 <춘앵전(春鶯囀)>(예술감독 박은영, 지도 이지은), 단국대의 <산작화무(散作和舞) 2022>(예술감독 최은용, 안무·지도 김주빈), 한체대의 <푸르다·뛰다·날다>(예술감독 백현순, 안무·지도 송설), 성신여대의 <달빛 물결>(예술감독·안무 성재형, 지도 최경란·정경화), 국민대의 <和(화), 물들다>(예술감독 이미영, 안무 홍수정 조안무·지도 김도은·이길현), 한성대의 <고무악>(예술감독 김남용, 안무·지도 박재순)이 공연되었다.
한성대의 '고무악'이미지 확대보기
한성대의 '고무악'

한예종 실기과의 I'm Blue이미지 확대보기
한예종 실기과의 I'm Blue


대학생프로젝트팀 人의 <난 빤스만 입고도 멋진 생각을 해>는 고귀연(한체대), 김민정(성신여대), 김지훈(서경대), 김현경(숙명여대), 선효정(경희대), 송혜윤(상명대), 신윤지(한예종), 여성은(수원대), 유주연(한양대), 이슬(국민대), 임하정(한성대), 장선주(단국대), 장예림(동덕여대), 정예지(한예종 전통예술원)가 출연하여 포장된 겉모습만 의식하기보다 나는 나 자체로 아름다우니까 청춘인 ‘나’ 자체의 개성을 당당히 드러내고 인정하며 자신의 가치를 추구하자는 춤을 추면서 젊음의 패기로 가득 찬 미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춘앵전(春鶯囀)>과 <고무악> 군무는 격조와 신명으로 한국 전통무용의 심오함과 유희적 요소를 소지하고 있음을 밝히면서 전통춤의 향기에 빠지게 했다. 청춘의 열정으로 가득한 <숨쉬는 봄 ver. 2>과 <푸르다·뛰다·날다>는 한국무용이 동시대 춤의 현대성을 담보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고, <산작화무(散作和舞) 2022> <달빛 물결> <和(화), 물들다>는 한국적 요소들로 미학적 상부에 이르는 직조성을 보여주었다. 첫날 공연은 춤 사유의 가치와 운용이라는 명제를 남기고 한국무용을 응원하고 있었다.
동덕여대의 닮은 닳은 인간이미지 확대보기
동덕여대의 닮은 닳은 인간

숙명여대의 승무이미지 확대보기
숙명여대의 승무


9월 21일(수): 기교적 춤에 깃든 철학, 프로젝트팀 人의 <난 빤스만…>이 춤 각오를 밝히며 ‘2022춤&판 고무신춤축제’의 최종일에 접근했다. 한예종 실기과의 <I’m Blue>(예술감독 안덕기, 안무·지도 안덕기·이성희), 동덕여대의 <닮은 닳은 인간>(예술감독 윤수미, 안무·지도 이지현), 숙명여대의 <승무, 한영숙제 정재만류>(예술감독·안무 차수정, 지도 김효은), 수원대의 <너에 봄, 너를 봄>(예술감독 오혜순, 안무·지도 김종덕·김정훈·이민영), 서경대의 <마지막 소리가 하염없이...>(예술감독·안무 전순희, 조안무 신성철, 지도 홍은채), 경희대의 <ᄂᆞᆯ+것>(예술감독 안병주, 안무 안귀호, 조안무 권미정·안지현), 상명대의 <장고춤>(예술감독 김지안, 지도 황지연)이 공연되었다.

<승무>와 <장고춤> 군무가 굵직하게 경쾌하게 한국무용의 철학과 기교를 보이는 가운데. 전날의 춤 열기를 상승시킨 <I’m Blue> <ᄂᆞᆯ+것>의 현재적 감각, <닮은 닳은 인간>의 지고의 상상력, <너에 봄, 너를 봄> <마지막 소리가 하염없이...>는 서정을 극대화하면서 시적 분위기를 고양한 작품들이었다. 「고무신춤축제」는 작품 편성에 있어서 참가팀들 사이에 지혜로운 경쟁을 유도하고 있었다.
서경대의 마지막 소리가 하염없이이미지 확대보기
서경대의 마지막 소리가 하염없이

수원대의 너에 봄, 너를 봄이미지 확대보기
수원대의 너에 봄, 너를 봄


「고무신춤축제」는 전반적인 춤 프로그램 구성의 묘와 안정된 춤 운용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고도의 진지성’을 견지하였다. 춤 자체가 가진 가치를 관객과 공유하고 기교를 보여줌으로써 춤의 본질을 통찰하고 사유하게 했다. 주최 측은 한국무용의 실존적 가치를 부각하고, 대중친화적 문화 기억인자를 식재하면서, 조금씩의 변화로 춤 잔치 분위기를 북돋우는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었다.

한국춤협회는 닫힌 공간을 열린 공간으로 바꾸었고, 춤 감상이 일상이 되도록 만들고자 하는 「고무신춤축제」에 다양한 춤을 진설하고 한국무용에 대한 존중의 전범(典範)을 제시하고 좌표를 설정했다. 대규모 인원을 수용한 「고무신 춤축제」로 전통춤과 창작춤의 조화로운 발전을 도모하는 지혜의 힘을 발휘했다. 한국무용을 상징하는 「고무신춤축제」는 여러 면에서 해마다 격상하고 있음이 증명되었다.
경희대의 날+것이미지 확대보기
경희대의 날+것
상명대의 장고춤이미지 확대보기
상명대의 장고춤


윤수미 총예술감독의 저돌적 추진력과 한국무용 전공의 교수들과 학생들의 적극적 참여로 무용계의 중심 축제가 된 「춤&판 고무신춤축제」의 2부는 축제가 존재해야 하는 뚜렷한 목적의식을 보여주었다. 보다 바람직한 것은 일반대중의 적극적 참여와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통합·조화·어울림의 가치를 실현한 「고무신춤축제」는 해마다 기다려지는 축제가 되었다.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