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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사람이 없다"…노인·외국인·여성 동원해도 노동공급 감소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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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사람이 없다"…노인·외국인·여성 동원해도 노동공급 감소 역부족

향후 5년간 취업자 증가폭 7만~14만명
2010~2019년 연평균 34만명의 절반 수준
베이비붐 세대 노동시장 잔류 여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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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은행
저출산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노동공급의 한 축을 담당해 왔던 베이비붐(1955∼1963년생) 세대가 점차 나이가 들면서 노동공급 감소 문제가 당장 올해부터 심화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30일 '노동공급의 추세적 변화에 대한 평가 및 전망' 보고서에서 향후 5년(2023~2027년)간 전체 취업자 수 추세의 증가폭은 연평균 7만∼14만 명에 그쳐 2010∼2019년 중 평균치인 34만4000명에 못 미칠 것으로 추정했다.
고령화 추세에 대응해 정부가 고령층, 여성, 외국인 근로자 등을 최대한 활용하는 고용 확대 정책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이같은 정책이 모두 효과적으로 작동하더라도 향후 5년간 취업자 수 증가폭은 연평균 25만~30만 명에 그칠 것이라는 게 한은 측 분석이다. 각 고용 확대 정책의 시행에 따라 향후 5년간 취업자 수 추세의 연평균 증가폭이 추가 확대되는 규모는 고령층 고용 정책이 3만∼5만 명, 여성 고용 정책이 5만 명, 외국인 근로자 고용 정책이 8만 명인 것으로 추정됐다.

2010년대 들어 노동공급을 나타내는 경제활동인구 수는 저출산 심화에도 불구하고 55세 이상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로 증가세가 유지돼 왔다. 하지만 점차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노동공급의 한 축을 담당해 왔던 베이비붐 세대가 올해 모두 60대가 되면서 향후 노동공급은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전체 인구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얼마 만큼 노동시장에 잔류할지가 향후 노동시장 공급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본다.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오름세를 지속했다. 지난 2010년 45.6%였던 55세 이상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해 53.1%로 7.5%포인트 상승했다.

65세 미만 여성 고령층의 경우 교육수준 향상, 서비스업 취업 등에 힘입어 경제활동 참가율이 같은 기간 48.1%에서 59.5%로 11.4%포인트 큰 폭 상승했다.

반면 65세 미만 남성 고령층은 남성 베이비붐 세대의 주된 일자리가 기술 진보에 취약하다는 특성 때문에 같은 기간 경제활동 참가율이 77.6%에서 81.3로 3.7%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65세 이상 고령층은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인해 남녀 모두 2010년대 중반부터 경제활동 참가율이 크게 상승했다.
한은은 향후 고령층 경제활동 참가율이 교육수준 향상 등으로 여성 고령층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지속하겠으나 기술 진보에 영향을 많이 받은 65세 미만 남성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 부진 등으로 상승폭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고령화에 따른 성장 잠재력 약화 가능성에 대응해 노동공급의 양적 측면뿐만 아니라 생산성, 인적 자본 축적 등 질적 측면의 개선에도 중점을 두고 경제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한은의 주장이다.

이동원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장은 "고령화에 따른 성장잠재력 약화 가능성에 대응해 노동공급의 양적 측면 뿐 만 아니라 생산성, 인적자본 축적 등 질적 측면의 개선에도 중점을 두고 경제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같은 고령층 내에서도 경제활동 참가 행태가 매우 이질적이므로 고령층 고용정책은 성, 연령, 교육수준 등 개별 특성에 맞춰 세밀하게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