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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역 활성화' 지원 받은 애니, 내용은 '판문점 폭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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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역 활성화' 지원 받은 애니, 내용은 '판문점 폭파'

자루스튜디오 제작, 박수엔터테인먼트 배급
2019년 지역 관광 활성 지원 받아 제작
자루 "아픈 역사, 세대 간 소통의 이야기"
DMZ동물특공대의 주인공 '담비'. 사진=자루스튜디오 공식 유튜브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DMZ동물특공대의 주인공 '담비'. 사진=자루스튜디오 공식 유튜브 채널
정부의 지역 관광 활성화 지원을 받은 제작사가 '비무장지대(DMZ)의 동물들이 남북 통일 협상을 막기 위해 판문점을 폭파한다'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을 내놓아 화제가 됐다.

유튜브에는 최근 극장판 애니메이션 'DMZ동물특공대'의 예고 영상이 게재됐다. 한국의 자루스튜디오가 제작하고 박수(BoXoo)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은 이 애니메이션은 2월 14일 개봉 예정이며 캐치프레이즈는 "판문점을 폭파하고 DMZ를 구한다? 용감한애니멀즈의 버라이어티 어드벤처!'다.

자루스튜디오는 '토이캅' 등을 제작했던 정명국 대표가 2019년 설립한 신생 업체다. 예고 영상에 '핑크퐁 제작진의 새로운 도전'이라는 문구가 있는 것으로 보아 과거 더 핑크퐁 컴퍼니 출신 인력이 중심이 된 것으로 짐작된다.

박수 엔터테인먼트는 2014년 설립된 영화 배급사다. 실사 영화는 물론 '몬스터 하우스 2: 인비져블 피닉스', '토르: 마법 검의 전설', '매직 프린세스: 얼음 괴물과 사라진 열쇠의 비밀' 등 애니메이션 영화의 국내 배급을 맡아왔다.
DMZ동물특공대의 예고 영상은 '판문점 폭파'라는 소재를 어린 아이들도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애니메이션을 접한 네티즌들은 "평범한 사람은 생각하기 어려운 너무 신선한 소재", "왠지 재미있을 것 같다"며 흥미로워하는 반응을 보이거나 "어린아이들이 보기엔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이 많은 것 같다", "이런 애니메이션 영화가 개봉해도 괜찮은 건가"는 등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는 이들로 나뉘었다.

'DMZ동물특공대' 예고 영상 갈무리. 사진=자루스튜디오 공식 유튜브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DMZ동물특공대' 예고 영상 갈무리. 사진=자루스튜디오 공식 유튜브 채널

본 매체가 제작사 자루스튜디오에 영화의 기획 의도, 영화가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과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등의 제작 지원을 받은 내용에 관해 문의한 결과 스튜디오 측은 "당초 콘진원의 2019 지역 관광 스토리 개발 사업에 참여해 DMZ 동물이야기 총 5종을 개발한 바 있다"며 "이후 영진위의 본편 지원 사업을 통해 5종 스토리 중 1편을 시나리오로 최종 개발해 영화를 완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자루스튜디오 측은 "동물들의 갈등과 드라마라는 소재를 통해 아픈 역사의 상징인 DMZ와 남북 분단의 현실을 알지 못하는 어린이들, 분단의 아픔을 실제로 겪은 장년층까지 여러 세대를 아우르고 그들이 소통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제작하고자 했다"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통일을 반대하는 이들의 현실을 그리고 통일의 필요성과 진정성에 대한 고민, 진정한 평화를 기원하는 이야기 등도 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 영화의 내용이 정치적 논란 등을 불러 일으킬 우려에 관한 질의에는 "DMZ 동물들이 지역을 지키고자 인간들을 서로 싸우게 한다는 것에서 영화의 내용이 출발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이후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평화와 화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알리는 내용을 담고자 한다"고 답변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