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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철강·알루미늄 관세 손질…미국산 소재 85% 이상 써야 관세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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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철강·알루미늄 관세 손질…미국산 소재 85% 이상 써야 관세 혜택

美, 철강·기계 관세 조정…일부 품목 인하하고 '미국 우선' 규제 강화
한국 수출 기업, 원자재 조달·공급망 현지화 압박에 수출 전략 수정 불가피
2027년까지 이어질 자국 산업 보호 기조,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도 높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산업 기반 강화를 위한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내 들며 글로벌 통상 환경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로이터 통신의 지난 1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 알루미늄, 구리 수입품에 대한 관세 조정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오는 8일 오전 0시 1분(현지시각)부터 적용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관세 압박을 통해 자국 내 제조업 부활을 꾀해 왔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관세 부과를 넘어, 특정 산업 분야별로 세율을 차등화하고 미국산 소재 사용 비율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더욱 정교하고 전략적인 통상 정책을 구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관세 25%에서 15%로…'공급망 타격' 완화와 '산업 육성' 사이


이번 행정명령의 핵심은 일부 철강·알루미늄 파생 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다. 기존 25%였던 농기계와 주거용 냉난방 공조 설비(HVAC) 관련 수입품 관세는 15%로 하향 조정된다.

불도저나 지게차 같은 산업용 이동 장비 역시 무역 협정을 체결한 국가로부터 수입할 경우 15%의 관세가 적용된다.

이러한 결정은 관세 장벽이 미국 내 제조업체들의 생산 비용을 과도하게 높이고 있다는 업계의 우려를 일부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보호무역 기조가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미국산 우선(Made in USA)' 원칙은 더욱 공고해졌다.

해외 기업이 10%의 관세 혜택을 받으려면 자사 자본 설비에 사용된 철강이나 알루미늄의 최소 85% 이상이 미국에서 생산(melted and poured or smelted and cast)된 것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강철 랙(steel racks)과 알루미늄 판(aluminum lithographic plates) 등 두 가지 품목은 새롭게 25% 관세 부과 대상으로 지정되었다. 이는 미국 내 산업 보호가 필요한 분야를 중심으로 선별적인 관세 공격을 이어가겠다는 트럼프식 통상 전략의 전형이다.

한국기업 '통상 복병' 맞았다…공급망 재편과 현지화 가속


이번 관세 조정안은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제조업계에 새로운 도전 과제를 던졌다. 특히 핵심 조건인 '미국산 소재 85% 이상 사용' 요건은 수출 기업의 공급망 전략을 근본부터 흔들 수 있는 요소다.

현지 무역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원자재 수급 경로까지 통제하며 자국 생태계를 보호하려는 의지가 뚜렷하다"며 "수출품의 원가 경쟁력뿐 아니라 생산 공정의 미국산 소재 비중이 관세율을 좌우하게 된 만큼, 한국기업들에는 고도의 원산지 관리 체계와 미국산 원자재 조달처 확보가 발등의 불이 됐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 관세 인하 효과를 넘어 미국 내 생산 현지화를 압박하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한다.

통상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들이 미국 시장 진입 장벽을 넘기 위해선 미국 내 생산 설비를 확충하거나 현지 파트너십을 통한 공급체인 공유 등 장기적 투자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관세 혜택을 위한 대응 체계 구축이 수출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농기계나 공조 설비 등 일부 품목의 관세 인하는 수출 여건 개선의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품목별 맞춤형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평가다.

통상 불확실성 지속…글로벌 제조기업 '셈법' 복잡해져


이번 조치는 오는 2027년 말까지 유지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통해 미국 내 산업 기반을 재건하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세웠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정책이 미국 내 생산 설비 투자를 유도하는 '당근'인 동시에, 미국 시장에 진입하려는 해외 기업들에는 '높은 문턱'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제 무역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조정이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을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한 통상 전문가는 "미국 시장 비중이 높은 글로벌 기업들은 이제 단순히 제품의 가격 경쟁력만 고려해서는 안 된다"며 "원자재의 원산지부터 생산 공정의 미국 내 비중까지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통상 숙제'를 떠안게 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행보는 미국 중심의 자급 자족형 공급망 구축을 위해 통상 정책을 도구화하는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임을 시사한다.

오는 8일 관세 조정이 본격적으로 발효되면, 특정 산업군을 중심으로 한 수입 물류 흐름과 가격 결정 방식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