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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정원 2000명 증원 놓고 의·정 입장차 극과 극…의료대란 장기화 불가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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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정원 2000명 증원 놓고 의·정 입장차 극과 극…의료대란 장기화 불가피할 듯

대통령실 "이미 대학별 배정끝나"…의료계 "2000명 철회후 원점 재논의"
의대생 646명 휴학신청 무더기 반려되기도
“손이 없어서” 대학병원 전원 못 한 90대 사망

제42대 대한의사협회장에 당선된 임현택 소아과의사회장이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결선 투표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제42대 대한의사협회장에 당선된 임현택 소아과의사회장이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결선 투표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과대학 2000명 증원을 두고 대통령실과 의료계의 입장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어 한달 이상 이어지고 있는 의료대란이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의대 정원 조정과 관련해 “현재 2000명에 대해서는 이미 대학별 배정이 완료된 상황”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의료계는) 전제 조건 없이 다시 한 번 대화에 나서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해 의대 정원 증원 2000명에 대해서는 요지부동임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도 비상대책위원회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등이 제시한 '2000명 증원 철회 후 원점 재논의'라는 대화 전제조건에는 달라지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못 박고 있어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전날 의협 제42대 회장 선거에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총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65.43%)를 얻어 당선됐는데, 그는 이전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했던 민생토론회 입구에서 입이 틀어막힌 채 쫓겨났던 강경파 의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임 회장이 의협을 이끌게 됨에 따라 정부에 맞선 반발 수위는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런 가운데 정부는 의대 교원 증원, 교육시설, 시설·기자재 확충, 임상 실습시설, 투자계획 등 8개 분야에 대한 대학별 수요조사를 전날부터 다음달 8일까지 진행한다. 국립대 의대 교수진 확보를 위한 1000명 증원 계획도 계속 추진 중이다.

이밖에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도입 및 장학금·수련비용 지원 등을 통해 지역 의료인력을 확충하겠다는 것이 정부 계획이다.

한편 이날 교육부에 따르면 정부의 정책에 반발해 유효휴학을 신청한 학생들이 전날 하루에만 382명(6개교)인 것으로 집계됐는데, 동시에 1개 의대에서 646명의 휴학계가 모조리 반려되면서 누적 건수는 8967건으로 줄었다.
앞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전국 의대가 휴학계를 수리할 것을 요청하고, 수리되지 않는 경우 행정소송까지 가겠다고 결의한 바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의정대립에 환자들만 ‘새우 등 터진 격’이 됐다. 이날 심근경색의 90대 노인은 근방 대학병원에 전원하지 못하고 끝내 숨졌다.

부산 해운대보건소 등에 따르면 해당 환자는 한 공공병원에서 심근경색 진단을 받았고, 긴급시술을 받고자 부산의 한 대학병원에 전원을 문의했으나 환자를 받기 어렵다는 답이 돌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결국 10km가량 떨어진 울산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유가족들은 보건복지부에 피해를 신고한 상태다.

보건소 관계자는 “해당 부산 대학병원 측이 ‘인력이 없어 힘들다’는 뜻을 밝혔으며, 진료 거부의 위법성은 찾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다”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