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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박소정 예술감독, 임정희 총연출의 '龍飛御天歌(용비어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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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박소정 예술감독, 임정희 총연출의 '龍飛御天歌(용비어천가)'

세종대 한국무용 동문무용제…한국무용 전공 동문의 내공을 밝히는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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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9일(수) 오후 7시,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춤다솜무용단 주최, 극장용·세종대·세종대 한국무용총동문회 주관, 국립박물관문화재단·세종대다문화연구소·세계문화예술협회 후원, 박소정(한국무용 동문회장) 예술감독, 임정희 총연출의 「龍飛御天歌」(용비어천가, 이하 용비어천가)가 대규모 출연진과 호화스러운 무대로 지난해의 감동을 넘어설 예정이다. 두 번째 동문무용제 「용비어천가」가 선정한 작품과 구성은 음악과 의상, 조명 자체만으로도 동문을 비롯한 관객들을 설레게 하며 뜨거운 호응을 얻을 조짐을 보인다.

동문무용제는 춤 예술에 대한 열정과 바른 춤 철학을 지향하고 위대한 춤 스승의 정신을 이어받아 스승을 존중하고 전통춤을 경전이나 다름없는 스승으로 여긴다. 같은 맥락에서 동문을 서로 격려하며 전통춤 발전에 이바지하자는 뜻에서 동문무용제가 출범하였다. 지난해 「무구제(無求題)」에 이은 올해 「용비어천가」는 세종대 출신 한국 무용가라는 자부심으로 전통무용을 이어가는 선후배가 함께 만들어 가는 공연이 되었다.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모교에 들려 서로의 소식을 전하고 위로와 격려를 하는 일은 적극 권장할 사안이다.
박소정 예술감독(세종대 한국무용 동문회장).이미지 확대보기
박소정 예술감독(세종대 한국무용 동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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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희(세종대 무용과 명예교수)


조선 건국과 왕조의 당위성을 찬양한 악장 서사시 「용비어천가」는 1장_고궁의 뜰(태평성대(강선영류 태평무), 2장_풍속도(사랑가, 산조(황무봉류), 한량무), 3장_기원(승무(벽사 정재만류), 산성풀이 1985(정금란 안무)), 4장_신명(검무, 진주교방굿거리춤)에 이르는 전통춤과 전통춤 창작에 걸친 4장(場), 8개 갈래의 춤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른 배치의 춤은 역사에 따른 춤의 흐름을 간파하게 했다. 문학, 철학, 철학의 현대적 흐름에 대한 무용 전공인들의 자세도 스스로 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기회가 제공되는 셈이다.
전통춤 전공자들이 위축되거나 힘들어할 때, 춤 주축은 예맥의 강한 연대적 생명성과 에너지를 불어넣는 작업을 시행해 왔다. 모내기와 김매기 작업과 같은 국립극장 대극장,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국립국악원 예악당 등에서의 작업은 자신을 반성하고, 경쟁심을 갖게 하는 전통춤 발전의 촉매 역을 한다. 양선희 명예교수, 최성호 총동문회장도 동문무용제 발전에 적극적이다. 동문무용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부문별로 경쟁시스템을 갖추어 실용무용, 현대무용, 발레 등의 춤도 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강윤선 '태평무'이미지 확대보기
강윤선 '태평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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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종 '한량무'


전통춤은 궁중의 안팎에서 겨레의 희비와 같이하는 도구로서 기능해 왔다. 춤은 기교적 전달이 가능하며, 남녀노소가 행복해질 수 있는 소중한 문화이다.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 깊숙이 뿌리내린 용비어천가는 전통을 매개로 세대 사이의 소통 창구로서 큰 역할을 합니다. 마음의 정성을 담아 깊은 내공으로 아름다운 춤 길이 무대에 수 놓아질 것입니다.”라고 박소정 예술감독은 자신감을 표한다. 세종대 한국무용 동문무용제는 새로운 문화 원형을 창조하는 행위이다. 거룩한 사명감을 가지고 역사를 기록하는 작업이다.

고궁의 뜰에 헌정되는 첫 작품은 압도적 축제 분위기의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강선영류 ‘태평무’이다. 당굿의 ‘왕거리’에서 창안된 작품으로써 1935년 7월 부민관에서의 한성준의 첫 무용발표회에서 선보인 작품이다. 청홍 스란치마에 당의, 그 위에 원삼을 덧입고, 색동소매에, 손에는 한삼, 큰머리 등의 특징이 있다. 경기도 무속음악의 여러 가락이 쓰인다. 무리춤은 강윤선(태평무 이수자, 고양댄스컴퍼니 예술감독)과 고양댄스컴퍼니 정단원(김시백, 김윤지, 안현정, 신지윤, 김윤서)이 나라의 풍년과 태평성대를 축원한다. 섬세한 발놀림과 빠른 장단에 맞춘 절도 있는 움직임, 그 격조의 춤이 신명을 부르는 기량으로 ‘태평무’가 미학적 상부를 추구함을 과시한다.
장인숙 '진주교방굿거리'이미지 확대보기
장인숙 '진주교방굿거리'

정경원 '산조'이미지 확대보기
정경원 '산조'


시대적 풍속의 지형도를 가져온 춤은 ‘사랑가’, ‘산조’(황무봉류), ‘한량무’이다. 비교적 자유로운 흐름의 춤은 열린 세상을 지향한다. 1940년대 근대무용가 조택원 안무의 ‘사랑가’는 판소리 춘향가 중에서 ‘사랑가’ 대목을 춤으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1968년 멕시코 올림픽 세계민속예술제전의 한국민속예술단의 레퍼토리 ‘연가’가 되었다. 홍정윤(전 국립무용단 단원)과 노기현(전 정동극장 훈련감독)이 연기한 ‘사랑가’는 한국 전통춤 중에서 이인무 춤으로 가장 사랑받고 있다.

황무봉류 ‘산조’는 1960년대 철가야금 산조에 맞춰 자유롭게 춤추도록 만들어진 작품이다. 2019년 한국무용협회 명작무 제16호로 지정되었으며 전승자의 개성에 따라 추어지며, ‘잔영’, ‘회상’, ‘금에 담은 여인상’, ‘연연’ 등의 여러 부제가 붙어있다. 신무용의 형태미가 돋보이는 섬세한 몸짓과 여성성이 강조된다. 정경원(세종대 무용과 겸임교수) 주축의 ‘산조’는 유효정(경희대, 한경대 외래교수), 오유진(세종대 무용과 외래교수), 정세라(상명대 외래교수), 김혜진(세종대 무용과 외래교수)과 조화를 이루어 화려함의 극치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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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승무'

정은파 '산성풀이'이미지 확대보기
정은파 '산성풀이'


임현종(한국전통춤연구회 지도위원), 임원근(2022~2023년 경기도무용단 프로젝트단원)이 열연한 선운(仙雲) 임이조류 ‘한량무’는 4인 구성의 조선조 남사당패의 마당극 형식의 풍자적 춤을 임이조가 한량의 춤만을 재구성(1978)하여 현재에 이른다. 남성 특유의 역동성과 호방한 춤사위로 한량의 기품을 잘 보여준다. 호흡, 장단, 어깨춤이 시나위 가락과 잘 어우러져 한과 흥을 도출한다. 홍안의 얼굴이 갓과 부채로 가리어질 때는 선비의 자태가 그대로 묘사되며 장단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섬세한 발디딤은 춤의 절정을 이룬다.

기원에 걸린 전통춤과 변주는 벽사 정재만류 ‘승무’와 정금란 창안·안무의 ‘산성풀이 1985’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는 한국 춤사위를 집대성하고 있고, 공간 구성미가 두드러진다. 벽사류 승무는 중용을 중시하며 내면 철학의 경지로 승화되어 있다. 승무는 한성준-한영숙-정재만-정용진 4대에 걸친 벽사춤 계보를 잇고 있다. 제의적 춤은 삼재 사상을 내재하고 있으며 대나무에 비유되며 우아하고 정제된 고품격 춤이다. 타고(打鼓)에서 보이는 번뇌와 연(緣)과의 절연, 불문(佛文) 제자로서의 정진에 대한 갈등은 울림이 된다.

조혜정 '검무'이미지 확대보기
조혜정 '검무'


무리춤을 주도하는 정용진(벽사춤 대표)와 천순진(벽사춤 화성지부 지부장), 강미애(이수자), 도혜영(이수자), 김미경(벽사춤 화성지부 부지부장), 이금희(전수자), 이윤혜(벽사 정재만춤 보존회 이사), 오은호(전수자), 박남영(벽사춤 익산지부 지부장), 정송이(이수자), 김제이(벽사 정재만춤 보존회 이사)와의 동행의 춤은 전형적인 승무의 아름다운 중량감을 선사한다. 자신감과 여유의 승무를 구사하는 정용진은 사부와 사형의 도를 구사하며 주제적 해탈을 주도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의 위용과 기운이 ‘극장 용’으로 뻗치고 있다.

「산성풀이 1985」는 성남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천착하였던 정금란 창안의 안무작이다. 성남무용협회 창립 당시의 공연작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에 얽힌 삶의 애환을 소재로 전쟁의 아픔과 민초들의 갖은 설움을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홀춤이던 살풀이춤이 무리춤으로 되면서 극성이 강화된다. 정은파(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학술 연구교수)를 중심으로 정금란춤 전승보존회 회원(정은선 회장, 이명남·주정연 부회장, 정은미, 김명주, 정경미, 홍라희)이 출연하여 설화와 이별에 얽힌 아픔을 아리게 풀어내어 위로한다.

「용비어천가」는 신명의 발원을 검무와 진주교방굿거리춤에서 찾았다. 검무는 검기무, 칼춤으로도 불리며 검으로 춤사위를 표현한다. 이매방류 검무는 조부 이대조의 춤 맥을 잇고 있는 ‘호남검무’에서 발원한다. 전라남도에서 전승되는 호남검무는 칼과 장고를 이용한 춤사위가 특징이다. 이번 조혜정(승무·살풀이춤 이수자) 재구성의 검무는 여러 검무에서처럼 전립을 쓰고 조끼 형태의 쾌자를 입고 홀춤으로 춤을 춘다. 조혜정이 운용하는 검무는 즐겁고 경쾌하며 섬세한 기예와 날렵한 춤사위가 돋보인다.

홍정윤 '사랑가'이미지 확대보기
홍정윤 '사랑가'


진주교방굿거리춤은 진주권번의 마지막 명무 김수악의 굿거리 여덟 마루를 그대로 계승하면서 김경란이 추구하는 즉흥성과 개성을 소고 가락에 추가하여 홀춤으로 완성도를 높여왔다. 경남무형유산 제21호인 이 춤은 덧배기의 풍류적 바탕에 정재의 기품 있는 몸짓이 돋보인다. 장인숙(경상남도 무형유산 진주교방굿거리춤 이수자) 주축으로 ‘장인숙 희원무용단’ 단원 김채린, 김진성, 심지윤이 매혹의 예기(藝氣)를 발산한다. 장인숙 재구성의 춤은 춤에 사계절을 담아 자연의 순환과 마지막 정점의 즉흥적 요소로 멋을 더한다.

세종대 한국무용 전공 동문들의 「용비어천가」는 동문이 존중과 예로서 서로를 배려하고 진전의 모습을 보이자고 약속하는 촉매가 되었다. 정금란 창안·안무의 ‘산성풀이 1985’ 발굴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동문무용제의 원형은 유지되어야 하지만, 지속적인 춤 자료 발굴, 신무용과 전통춤의 변주를 주시하여야 할 것이다. 대학마다 문(門)을 내세우며 중흥의 기치를 내세우는 이때, 세종대 한국무용 동문들의 무용제는 동문들 입장에서도 시의적절하고, 무용계에서도 자극을 주는 바람직한 현상으로 간주하였다.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