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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리스크①] 65세 절반 이상 “계속 일하고 싶다”…노인빈곤율 美·日의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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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리스크①] 65세 절반 이상 “계속 일하고 싶다”…노인빈곤율 美·日의 2배

노후 ‘적정 생활비’ 324만원…전체 58% “준비 덜 됐다”
전문가, 노인빈곤 ‘경제 불평등’ 초래…사회 전면 개편해야

65세 이상 고령자 중 절반 이상이 은퇴 이후에도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 노인이 취업정보 게시판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65세 이상 고령자 중 절반 이상이 은퇴 이후에도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 노인이 취업정보 게시판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65세 이상 고령자 중 절반 이상이 은퇴 이후에도 일을 더 하고 싶어 한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미국과 일본보다 2배 이상 높은 주요국 최고 수준인 데 따른 것이다.

전체 가구 중 54%는 은퇴 이후 노후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일자리와 연금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소득 개선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주요국 대비 월등히 높아 65세 이상 고령자 중 절반 이상이 은퇴 이후에도 일을 더 하고 싶어 한다. 이에 따라 의료와 노동, 연금, 교육 등의 분야에서 전면적인 시스템 개편에 대한 실질적 시행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분석을 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상대적 빈곤율은 작년 말 기준 40.4%로 OECD 평균(14.2%)보다 3배가량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고령화가 한창인 미국(22.8%)과 일본(20.0%)보다도 거의 두 배 가까이 높은 빈곤율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가 ‘65세 이상 상대적 빈곤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지난 2009년부터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빈곤율을 기록하고 있다.

2023년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도 66세 이상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39.7%)이 전체 국민의 상대적 빈곤율(14.9%)보다도 크게 높았다. 은퇴 준비가 덜 돼 있다 보니 계속해서 일하려는 고령자들도 늘고 있다. 작년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고용동향브리프 9호’를 보면 65세 이상 고령자의 54.8%가 계속 근로를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65.4%, 여성의 47.3%가 은퇴 이후에도 일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가구 기준으로 봐도 우리나라의 노후 대비 실정은 매우 심각하다. 통계청과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공동으로 전국의 2만여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가구주가 아직 은퇴하지 않은 가구 중 절반 이상인 53.8%가 노후 준비가 안 됐다고 응답했다. 이는 1년 전보다 1.3%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반면 노후 준비가 ‘잘 되어 있다’고 답변한 가구는 7.9%에 그쳤다.

은퇴 후 배우자와 함께 생활하는 데 필요한 최소 생활비는 지난해보다 11만원 오른 231만원이었다. 노후를 즐기기에 적정한 생활비는 이보다 93만원 많은 324만원이었다. 이미 가구주가 은퇴한 가구는 17%였는데, 이들의 은퇴 연령은 예상보다 5.4년 빠른 62.7세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서도 생활비가 부족한 가구는 60%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65세 이상 빈곤율이 경제적 자립과 건강 불평등을 키울 수 있는 만큼, 빈곤율 해결을 우선 과제로 선정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의료와 노동, 연금, 교육 등의 분야에서 전면적인 시스템 개편에 대한 건실한 논의와 실질적 시행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이창우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 출산율은 안정적인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준보다 훨씬 낮으므로 이전 세대보다 더 오래 살고 있는 고령층의 활용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역과 부(富)의 정도, 건강 상태 등에 따른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 차원에서 지원해 개인적으로도 행복한 노후를 영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