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다원예술창작산실 지원사업’ 선정작

공연전시 퍼포비트(Perfobit)는 공연(Performance)과 전시(Exhibition)를 보다 적극적으로 융합한 작품 형식으로써 세컨드윈드스테이지가 이를 유기적으로 조합하여 창조해낸 신조어이다. 공연과 전시를 동시에 즐기는 특별한 형식으로 인공지능 기술(AI)을 적극 활용하여 관객들과 함께 체험하고 즐기는 시점(視点)을 둘러싸고 화상을 생성하는 몰입형(沒入型) 공연전시이다. 약간의 낯설음은 공연의 심도를 높이고, 관객이 공연에 집중하여 참여자임을 인지시킨다.
안무가 안지형은 소설가 한강처럼 제목 짓기에 정성을 보탠다. 안지형의 '흰 그늘 찾기'는 한강의 '흰'에 견주어지는 신비감을 갖춘 시적 제목이다. 어느 가을날 만나 가슴에 머물던 ‘흰 그늘’을 세상에 꺼낸다. 삶을 어떻게든 잘 살아 내려는 사람에게 ‘그늘’이란 밖에서부터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니라, 자기 삶을 통해 생성된 생명의 에너지임을 밝힌다. ‘흰 그늘’은 현실적 삶을 진실하게 실현해 나가는 사람에게서 찾아낼 수 있는 내면의 힘이라고 상상한다.
총연출·안무가는 ‘흰 그늘’이 가진 승화의 의미는 자기 자신만이 찾아볼 수 있는 깊은 내면에 있다고 생각한다. 시인 김지하는 ‘그늘’이란 현실적인 삶을 진실하게 실현해 나가는 사람에게 찾을 수 있는 본질이자 생성의 기운임을 사숙한다. 시인은 그늘 속에 숨어 있는 성스럽고 거룩한 것의 승화를 ‘흰 그늘’이라고 불렀다. '흰 그늘 찾기'는 유한한 순환의 시간과 함께하는 수많은 감정과 감각을 담으면서 오늘의 ‘나’의 내면과 마주하고, 삶의 에너지를 사유한다.




'흰 그늘 찾기'는 4부로 구성된다. 제1부 미디어(시간의 문): 끊임없이 생성되고 이어지는 시간의 문에서 존재·소멸의 모든 것을 바라본다. 제2부 그림자(저 너머의 이야기): 광휘 뒤에 숨어 찾고 싶었던 모든 순간. 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구음으로 아른대며 노래 된다. 제3부 영화(존재를 꿈꾸며 정답없는 해답을 위해 허공에 그리던 형상); 가장 순수한 몸으로 완전히 새로워지기를 꿈꾼다. 제4부 공연(흰 그늘 찾기): 사유와 성찰의 끝에 내 안에 진정한 내가 있음을 깨닫는다.
‘흰 그늘 찾기’의 핵심은 “두 발을 땅에 딛기 전부터 강약을 함께했다. 희게 반짝이는 틈을 불감(不感)으로 걸었다. 모든 것을 느끼며 쓰러져 본 적 없는 사람처럼 수많은 사이의 시간을 통과한다. 침묵하고, 외치고, 버텨내고, 갈망하며 생기로운 숨을 힘껏 들이마시고 내쉬자, 희고 빛나는 것과 명료하게 마주할 수 있다.”이다. 어안렌즈 투시의 희화적 세상은 동화적 공간에서 현실을 확장한다. 냉정한 이성의 안지형畵의 풍경은 예술 치장의 가품(假品)들을 자극했다.
작품은 존재하고 사라지는 모든 것들을 바라보며, 가려진 저 너머의 이야기가 여전히 궁금하다. 인간은 완전히 새로워지기를 꿈꾸는 존재여야 한다. 안지형을 이루는 단(團)은 예기(藝技) 융합의 작품들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실행한다. 경계 없는 예술의 비전을 끊임없이 제시한다.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미디어기술팀 ‘인터렉티브랩’(주식회사 베이직테크 기업부설 창작연구소)과 협업하여 미디어아트, 쉐도우, 필름, 퍼포먼스를 융합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생명력이 꿈틀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수많은 감정이 스치고, 순수 생명력으로 이어진 존재가 시제를 넘어 ‘흰 그늘’과 만나는 여정이 다양한 시청각 언어로 구성된다. 진정한 ‘나’의 에너지를 찾아가는 여정은 예술감독 안지형, 소프라노 김민희, 영상감독 황찬용을 비롯한 퍼포머 이하윤, 작곡가 최준환, 드라마트루그 최자인 등 다양한 예술가들이 참여하여 ‘흰 그늘’이라는 주제적 이야기를 탐구하면서 깔끔하고 고품격의 다원 예술을 탄생시켰다.
예술집단 세컨드윈드스테이지(SECOND WIND STAGE, 대표·예술감독 안지형)는 예술 장르의 해체와 새로운 융합을 목표로 무용가 안지형을 중심으로 창단(2016)되었다. ‘상상을 넘어 전통과 현대를 잇는 작품’을 위해 재기발랄한 기획과 창작의 영역을 넘나들면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시각으로 표현해낸다. 예술과 기술을 융합한 작품들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실행해 나가면서, 경계 없는 예술의 비전을 끊임없이 제시해 가고 있다.
'흰 그늘 찾기'는 한국창작춤의 현대성을 품격있게 축조하면서 종합예술의 묘미와 연구하는 ‘예술집단의 순수지성’의 현재적 모습을 보여주었다. 예술적 영역의 주된 영역에서의 신비감은 미술을 수용한 영상, 동서양을 포함한 영역에서의 음악, 현대감을 넘어서는 무용에서 도출된다. 시적 상상이 빚은 작품은 또 다른 상상으로 번지고 긴 여운을 남겼다. '흰 그늘 찾기'는 생의 한가운데 삶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보이며 다음 단계로 넘어서는 의식으로 다가왔다.




□ 세컨드윈드스테이지 공연 연보
2024 다원예술창작산실 기술융합형 공연전시 Perfobit Project '흰 그늘 찾기' 총연출·안무
2023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기술 매칭사업 선정-퍼포비트-Move on beyond dance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활용 기술 융합창제작품 총연출
2022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데이터 매칭사업 기술융합 애니메이션 댄스필름-최승희의 춤·보살춤: 숨, 경이로운 진실이 되어 & 세레나데 :동양의 진주, 그 사랑의 궤적 안무 및 연출
2022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 미디어퍼포먼스 '신선유락락' 연출
2022 익산 미륵사지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페스타 라이브 미디어퍼포먼스 & XR퍼포먼스 '미륵의 땅, 천년의 시민' 연출 및 안무
2021 경기예술창작지원사업 선정작 '그 사라짐에 대하여' 안무 및 연출
2021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 미디어퍼포먼스 '만천명월, 태평서곡' 연출
2021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온라인 미디어 예술활동 아트체인지업 선정작 'Four Seasons: 사계' 'Winter' 'Spring' 'Summer' 'Autumn' 안무 및 연출
2021 어린이들의 꿈과 자존감 향상을 위한 가족형 융복합 퍼포먼스 댄스텔링 '꿈이와 마마' 안무 및 대본
2021 세컨드윈드스테이지 언택트 쇼케이스 '시뮬라크르' 안무 및 연출
2021 예술가들을 위한 상상과 시간 세컨드윈드스테이지 X 유니티코리아 ’두번째 바람‘ 프로젝트 융복합 워크샵 기획 및 3D 스크린댄스 안무 및 연출
2021 세컨드윈드스테이지 아티스트 댄스필름 프로젝트 예술감독 및 '보통의 우주' 안무
2020 노원달빛산책 개막 축하공연 '꿈꾸는 달 ver.2' 안무
2018 서울문화재단 선정 - 융복합 인터렉티브 공연 '소녀, 그 상상의 가능성' 연출 및 대본
2018 성남시 광복73주년 맞이 광복의기쁨 평화의노래 식전행사 '아라리요||' 예술감독
2017 Dance Play 작가전 'Dreaming Moon' 안무 및 연출
2017 융복합공연예술축제 PADAF 국내초청작 '꿈꾸는 달' 안무 및 연출
2017 거창국제연극제 뮤지컬 '루나틱' 안무
2017 기획공연 '물의 기억' 안무 및 연출
2017 성남아트센터 제야음악회 특별공연 'Four Seasons'(아라리요) 예술감독, 안무 및 연출 2016 아리랑TV 퍼포아츠M '몸 아리랑!' 안무 및 연출
2016 XD for ONE 융복합 전시 공연 공동기획 안무 및 연출
2016 다장르 예술축제 판페스티벌 '끝없는 천장' 안무 및 연출
2016 융복합공연예술축제 PADAF 대상 수상작 '존재의 보편성' 안무 및 연출
2016 SecondWindStage 창단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