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작 연대기(56)] 김혜경(청주시립무용단 상임단원, 태평무·처용무 이수자) 편

청주시립무용단은 청주시 주최, 청주시립무용단(예술감독·연출 홍은주) 주관의 제42회 기획공연 '콩쥐팥쥐'를 김혜경(상임단원) 안무, 조안무 이미선, 동화구연 허영숙으로 지난 23일, 24~25일 총 5회에 걸쳐 청주아트홀에서 막을 올렸다. 그동안 타 장르와의 활발한 교류를 해온 무용단은 이전의 '콩쥐팥쥐'의 선풍을 다시 불러올 조짐을 보였다. 다양하게 재구성한 '콩쥐팥쥐'는 안무가 김혜경의 재치 있는 안무, 홍은주 연출가의 섬세한 연출과 서정적 무대를 만들어온 시립무용단의 장점이 돋보이는 공연이었다.
'콩쥐팥쥐'는 전래동화를 무용과 동화구연을 결합하여 선과 악의 대립, 정의와 사랑의 승리를 다룬 감동적인 무용극이다. 안무가는 감정선이 돋보이는 섬세한 춤과 역동적인 안무력을 보였다. 전통 음악과 현대적 사운드가 조화된 음악적 구성은 관객을 사로잡았다. 레이저를 활용한 이색적인 무대연출, 색감이 살아나는 무대 디자인, 전통 질감과 색상이 드러나는 의상, 현대감의 조명은 환상적이며 몰입형의 공연을 만들어 냈다. 김혜경은 늘 팀의 명랑한 분위기를 주도했다. 가족을 위한 무용극은 청주시립무용단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무대에 올리는 간판 레퍼토리가 됐다.






전래동화 '콩쥐팥쥐'는 다양한 예술 형태로 변화를 거듭하고 우리 주변에 머물러 있다. 청주시립무용단은 '콩쥐팥쥐'를 재귀환 대상작으로 선정하고 도덕적 기준이 무너진 이 시대에 다양한 방법으로 권선징악을 일깨운다. 재소환된 무용극 '콩쥐팥쥐'는 무용에 극을 도입하여 해마다 폭발적 관객을 모으고 있다. '콩쥐팥쥐'는 무용의 핵심 요소인 안무, 연출, 무용수 외에도 무대, 의상, 음악이 장식적 품위를 소지하고 있다. 이번 공연이 특히 주목받았던 점은 청주시립무용단 제1기이자 상임 단원인 김혜경이 안무를 맡고, 청주시립무용단 수석무용수 김연정이 주역으로 나선 것이었다.
'콩쥐팥쥐'는 사랑을 일구어 가며 성공을 꿈꾸는 모두를 격려하는 작품이다. 장르와 용도에 따라 각색을 거친 작품은 무용극에서 가족의 화합을 기원하며 아름답게 마무리된다. 아버지의 타계 후, 차갑게 변심한 새엄마와 팥쥐의 괴롭힘으로 콩쥐는 약초를 캐러 나가고 우연히 산신령을 만난다. 원님의 생신 잔칫날, 새엄마는 콩쥐가 도저히 하루에 할 수없는 집안일을 시켜놓고 팥쥐만 데리고 잔치에 간다. 잔치에 못 가게 된 콩쥐에게 소, 두꺼비, 닭들이 도와주고, 집안일을 모두 끝낸 콩쥐는 산신령이 선물한 비단옷과 꽃신을 신고 잔치에 간다. 원님은 콩쥐에게 첫눈에 반하고 콩쥐와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한국판 '신데렐라'의 자랑스러운 원전인 '콩쥐팥쥐'는 희비극을 오가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어린이용 '콩쥐팥쥐'는 원전의 가학성을 배제하고, 반전의 묘미가 관객을 흡족하게 만든다. 콩쥐는 꽃신 한 짝을 남기고 도망을 가고 콩쥐를 그리워하던 원님은 상사병에 걸린다. 상사병이 점점 더 깊어 지자, 원님은 이방에게 꽃신 주인을 찾아오라고 지시한다. 동네 아가씨들이 모두 자기의 꽃신이라고 주장하지만, 꽃신이 딱 맞는 주인은 콩쥐일 뿐이다. 원님과 콩쥐는 재회하고 결혼하여 행복하게 산다. 모두의 도움과 사랑을 받은 콩쥐는 새엄마와 팥쥐도 따뜻하게 안아주고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가족이 된다.
콩쥐와 팥쥐의 성실함과 열등감 사이의 비극을 다룬 '콩쥐팥쥐'는 원전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에서 잔혹 이미지를 남기고 있지만, 무용극 '콩쥐팥쥐'는 잔혹 이미지를 각색한다. 홍은주 연출은 “이번 공연은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전래동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며, 많은 가족이 함께 즐기며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안무가 김혜경은 “이번 공연은 발레, 현대무용, 한국 창작무용의 장점을 비교하며 장기 순회공연으로 무용단의 위상을 높일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혜경 안무의 무용극 '콩쥐팥쥐'는 프롤로그 : ‘배추도사와 무도사의 춤’, 1장 : ‘계모와 팥쥐’, 2장 : ‘콩쥐의 시련’, 3장 : ‘그리운 엄마’, 4장 : ‘계모와 팥쥐의 음모’, 5장 : ‘콩쥐의 비밀 소, 두꺼비, 도사의 춤’, 6장 : ‘잔치 잔치 열렸네’, 7장 : ‘누구의 꽃신일꼬?’, 8장 : ‘얼씨구 절씨구!’에 이르는 8장(場)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설을 겸한 구연동화는 원전의 가혹성을 노골화하지 않고 부드럽게 부드럽게 권유하는 형식으로 주인공 선한 콩쥐와 질투의 화신인 팥쥐, 계모와 콩쥐의 남편 이야기를 다양하게 변주한다. 춤은 주제성을 극대화하며, 이야기를 전개하고 집중도를 높인다.
탄탄한 안무력과 서정적 무대를 구축해 온 청주시립무용단은 가족과 함께하는 무용극 '콩쥐팥쥐'를 구호로 내걸고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감동의 무대를 만들어 내었다. 이 작품의 특이점 가운데, 산신령이 LED 옷과 장갑을 낀 닭들과 함께 황금알을 만들어 내었고, 버들잎 역을 맡은 김혜경은 광대로 장구를 치며 노래를 하며 합류한다. 김혜경은 청주대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청주시립무용단에서 복무한 지 30년 된 제1기 단원 출신의 상임 단원이다. 그녀는 충청도의 빛나는 무용 자원으로서 무용단의 설립 취지에 부합되는 모든 의미 있는 작업에 참여해 오고 있다.
김혜경은 충청도 기반의 전통 춤꾼이자 국가무형문화재 태평무·처용무 이수자로서 벽파춤연구회 회장, 우리춤협회 충북지부 지회장, 한국예총 충청북도연합회 청주지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그녀는 제23회 충북무용제 대상, 제23회 전국무용제 은상 & 안무상, 2014 충북무용대상 예술상, 제23회 청주신인예술상, 제26회 전국전통예술경연대회 명인부 종합대상(국회의장상), 충북예총 우수예술인상을 수상한 실력파이다. 그녀는 중원의 우리춤을 끔찍이 사랑하며 존중받는 지도자, 안무가, 예술 공로자로서 앞으로도 그녀의 무운(舞運)이 왕성하기를 기원한다.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