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금융권의 ‘잠자는 돈’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이양수 국회의원(국민의힘, 속초·인제·고성·양양)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장기 미거래(미청구) 자산은 14조 1,000억 원에 달하며, 이는 전체 숨은 금융자산 18조 4,000억 원의 약 76%를 차지했다.
2020년 말 10조 8,000억 원 수준이던 장기 미거래 자산이 최근 4년 사이 3조 3,000억 원 증가한 것이다.
최근 3년간 캠페인 예산이 연 400만 원대에 불과해 사실상 홍보·안내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장기 미거래 자산 가운데 예·적금이 약 7조 원(49.5%), 보험금이 5조 2,000억 원(37%)으로 은행과 보험사가 전체의 88%를 차지했다.
은행권에서는 KB국민은행(9,979억 원), 하나은행(9,502억 원), 우리은행(7,344억 원), 신한은행(7,303억 원), 기업은행(6,004억 원), 농협은행(5,431억 원) 등이 미거래 예·적금 잔액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농협중앙회는 1조 3,746억 원으로 전 금융권 가운데 미거래 예·적금 규모가 가장 컸다.
보험업권에서는 생명보험사의 미청구 보험금이 두드러졌다.
흥국생명이 1조 47억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동양생명(9,255억 원), 신한라이프(8,099억 원), 한화생명(6,600억 원), 삼성생명(5,969억 원)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금융사들이 단순한 캠페인보다 고객 자산을 실질적으로 찾아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장기간 거래가 없더라도 금융소비자가 권리를 쉽게 행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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