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 지분 19.9% 확대 최종 승인…경영권 영향력 확보
필리조선소·오스탈 ‘양 날개’로 美 함정 MRO 시장 선점 ‘승부수’
AUKUS(오커스) 동맹 핵심 파트너 입증…글로벌 안보 지형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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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호주 재무부 성명과 오스탈 공시는 12일(현지 시각)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재수’ 끝에 뚫은 호주 당국…‘2대 주주’에서 ‘최대주주’로
한화그룹이 끈질긴 도전 끝에 호주와 미국의 방산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은 12일 성명을 내고 “오스탈 지분을 기존 9.9%에서 19.9%로 늘리겠다는 한화의 투자 제안을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오스탈 측도 이날 공시를 통해 호주 정부의 결정을 공식화했다. 이는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가 엄격한 조건 아래 투자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권고안을 낸 데 따른 조치다.
이번 승인은 한화그룹에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한화는 지난해 4월 오스탈 인수를 처음 시도했으나 당시 오스탈 이사회가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기 어렵다”는 이유로 제안을 거절해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한화는 포기하지 않고 지난 3월 장외 매수를 통해 지분 9.9%를 우선 확보한 뒤, 호주와 미국 당국을 설득하는 ‘단계적 접근법’을 구사했다.
이번 추가 지분 매입을 마무리하면 한화그룹은 오스탈 지분 19.9%를 보유하게 된다. 이는 기존 최대주주였던 호주 투자회사 타타랑벤처스(약 19.3%)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수치로, 한화는 오스탈의 명실상부한 단일 최대주주 지위를 꿰차게 된다.
비록 호주 정부가 “국가 안보와 주권 보호”를 이유로 지분율을 19.9%로 제한했지만, 최대주주로서 오스탈의 경영전략과 의사결정 과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길이 열렸다.
한화그룹은 승인 직후 “호주 정부의 결정을 존중하며, 오스탈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당장 경영권을 통째로 가져오는 전면적 인수합병(M&A)은 아니지만, 주요 주주로서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며 실리를 챙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의 ‘마스가(MASGA)’ 겨냥…필리조선소와 시너지 극대화
호주에 본사를 둔 오스탈은 특이하게도 미국 해군에 군함을 직접 건조해 납품하는 미국의 ‘4대 핵심 조선소’ 중 하나다. 앨라배마주 모바일과 샌디에이고에서 조선소를 운영하며, 미 해군의 연안전투함(LCS)과 원정고속수송선(EPF) 등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미국 내 소형 수상함과 군수 지원함 시장 점유율은 40~60%에 이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조선업 재건을 뜻하는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는 상황에서 한화가 오스탈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것은 시의적절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그룹은 이미 지난 6월 미국 필리조선소를 1억 달러(약 1470억 원)에 인수하며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본토 조선업에 진출했다. 필리조선소가 상선과 관공선 건조에 강점이 있다면, 오스탈은 특수선과 알루미늄 선체 기술 등 방산 분야에 특화돼 있다.
조선해양 업계에서는 한화가 ‘필리조선소’(제조 거점)와 ‘오스탈’(방산 기술 및 미 해군 네트워크)이라는 두 개의 축을 활용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오션이 보유한 잠수함·구축함 건조 기술에 오스탈의 미국 내 사업 경험을 더한다면, 진입장벽이 높은 미국 방산시장을 한층 수월하게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호주 안보동맹의 ‘핵심 파트너’ 부상…일본 견제 뚫었다
이번 지분 인수 승인은 한화오션을 넘어 한국 방위산업 전체에도 긍정적인 신호다. 미국과 영국·호주의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 체제 아래서 한국 기업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인정받았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지난 6월 한화의 오스탈 투자를 승인하면서 사실상 한국 자본의 미국 방산 핵심 시설 접근을 허용했다. 이는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미국 정부가 한국 조선업의 역량을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오스탈은 초기 제안에 대해 호주 및 해외 규제 당국의 승인 불확실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으며, 일부 호주 내 안보전문가들은 외국 기업의 인수에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오스탈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일본 측의 견제나 기밀 유출 우려로 인수가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해 왔다. 그러나 호주 정부의 최종 승인이 떨어지면서 이러한 불확실성은 해소됐다.
한화그룹은 앞으로 오스탈과 협력해 호주 차기 호위함 사업은 물론, 미국 해군의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수주전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미국은 현재 자국 조선업 쇠퇴로 해군 함정의 적기 공급과 정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동맹국의 기술과 생산 능력을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승인을 계기로 한화오션의 조선 역량과 오스탈의 글로벌 사업 경험을 결합해 한·미·호주 3국을 잇는 해양 방산 협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지정학적 불안으로 해군력 강화가 화두로 떠오른 지금, 한화의 이번 행보는 한국 조선업이 단순한 선박 수출을 넘어 글로벌 안보 지형의 핵심 플레이어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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