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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전망] 글로벌 산업 대전환기, 대한민국 산업의 대도약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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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전망] 글로벌 산업 대전환기, 대한민국 산업의 대도약을 위한 제언

김천곤 산업연구원 연구부원장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9월 서울 중구 앰배서더풀만호텔에서 열린 '피지컬 AI 글로벌 얼라이언스 출범식'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9월 서울 중구 앰배서더풀만호텔에서 열린 '피지컬 AI 글로벌 얼라이언스 출범식'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2020년대 이후 글로벌 경제 전망의 핵심 키워드로 ‘저성장’ ‘불확실성’ ‘공급망 리스크’ ‘탄소중립’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AI)’ ‘무역 분쟁’을 제시했는데, 2026년에도 이러한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제·산업은 내년에도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 전환, 주요국들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여전히 복합적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주도형 제조업을 기반으로 그동안 눈부신 성장을 이룬 우리나라 경제는 이러한 글로벌 경제·산업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2% 내외의 장기적인 저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6년도에 내수는 완만하게 회복되지만 수출은 트럼프 관세정책의 영향으로 다소 감소해 전체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우리나라 산업은 생산성 정체, 혁신 역량 저하,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약화, 신산업 창출 부진 등으로 산업 전반이 활력을 잃고 있다. 여기에 고령화, 저출산, 노동력 감소, 가계부채 확대 등 구조적인 문제가 더해지며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

대내외 경제·산업 환경은 최근 급격한 변화가 계속되고 있다. 그린·디지털·AI 전환이라는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중국의 제조업 고도화와 시장 지배력 확대 속에 글로벌 산업은 대전환기에 들어섰다. 생성형 AI의 등장과 빠른 확산은 생산성 향상,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 창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넘어서 사회 전반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동시에 데이터 활용, AI 윤리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유연하고 예측 가능한 규제 환경 조성이 요구되면서 산업구조 재편이라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중국의 부상도 중요한 위협 요인이다. 중국은 제조업 고도화와 내수 중심의 성장 전략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내 영향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반도체·전기차·배터리·태양광 등 핵심 분야에서 가격 경쟁력과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세계 시장을 장악해가며 한국 기업들에 위협이 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통상 환경은 자유무역 확산에 기반한 2000년대의 성장 패러다임이 후퇴하고 미국 등 주요국의 자국 우선주의에 따른 보호무역이 강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고 특정 시장에 편중된 산업구조는 이러한 변화에 매우 취약하다. 반도체나 자동차 같은 주력 산업은 관세·통상 갈등의 직접적 영향을 받기 쉽고, ESG·디지털 무역 규범·환경규제 강화 등 새로운 비관세 장벽이 등장하면서 수출 여건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경제·산업 환경의 빠른 변화에 대응해 주요 국가들은 최근 국가 차원의 전략적 개입과 자국 산업 보호·육성을 강조하는 ‘새로운 산업정책 시대’를 열고 있다. 핵심 기술과 전략 산업의 자국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대규모 정책 지원을 통해 글로벌 기술 패권 확보와 국가안보 확보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적극적인 산업 정책과 육성 의지를 ‘진짜 성장’이라는 키워드로 표방하면서 ‘경제·산업 대도약 335 비전’을 통해 AI 3대 강국 도약, 잠재성장률 3% 달성, 세계 5위 경제국 진입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러한 정책 기조 속에 AI 반도체 개발, AI 인재 양성, 데이터 경제 활성화 등 초거대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 지원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 등 첨단 전략 산업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세제 지원, 인프라 구축 등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글로벌 초격차를 유지하고 선도 기술을 확보하고자 하는 노력이 예상된다.
이러한 정부의 산업정책 기조하에 산업 대전환기 위기 극복을 위한 주요 산업별 선제적 단기 전략은 미국과의 관세협상 결과에 따라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자동차·철강산업 등에 대한 피해 완화 대책이 시급하다. 한편 조선·에너지 등 한·미 산업 협력이 기대되는 분야는 투자 구조와 집행 방식의 세부 설계가 필요하다.

AI 전환, 디지털 전환, 그린 전환 등 산업전환 대응 역량 강화 및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블록화에 대응하기 위한 AI 응용산업 생태계 구축에 힘써야 한다. 선제적 디지털 전환 역량 강화를 통해 산업 전반적으로 혁신 기반 마련과 핵심 기술 분야에서 초격차를 유지하고 새로운 기술을 선도해야 한다. 또 산업기술, 인력, 규제, 투자, 기업 생태계 면에서 R&D 투자 확대, 인재 양성 등 효율적인 산업정책 마련과 추진이 필요하다. 더불어 K-컬처의 글로벌 확산을 기반으로 문화산업과 첨단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콘텐츠·미디어·IT산업 간 연계 성장의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산업 대전환기에 대한민국 산업 대도약을 위한 중장기 전략은 산업구조의 고도화와 미래 유망 신산업 발굴·육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즉, 주력 산업 고도화를 위한 업종별 업그레이딩 전략과 더불어 산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특정 주력 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산업의 회복탄력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래 산업을 위한 장기적이고 통합적인 국가 주도의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산업은 외부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취약한 구조다. 주력·첨단 산업이 산업 선도국과의 직접 경쟁이 심화되면 중장기적으로는 전반적인 산업경쟁력의 약화 위험이 높다. 따라서 국내외 산업 환경의 급격한 변화라는 구조적 도전 속에서 산업구조의 선제적 재편, 기술 혁신과 인재 양성,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긴 호흡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면서 산업구조를 혁신적으로 재편해 나간다면, 세계적 산업 대전환기의 위기를 오히려 성장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김천곤<산업연구원 연구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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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곤 산업연구원 연구부원장


(전)기획조정본부장·서비스산업연구본부장, 서울대 농경제학과, 서울대 환경대학원(도시계획석사), 미국 캘리포니아대(UC Irvine) 경제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