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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1분기 GDP 0.6% 성장…美와 주요 유럽국들 웃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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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1분기 GDP 0.6% 성장…美와 주요 유럽국들 웃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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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영국 경제가 지난 1분기 미국과 주요 유럽국가를 웃도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만 이란 전쟁 장기화와 에너지 가격 급등 여파로 경기 둔화 우려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14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1분기 전분기 대비 0.6%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0.2% 성장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연율 기준 성장률은 2.6%로 미국의 2.0%를 웃돌았다.

영국 통계청(ONS)은 서비스업 성장과 민간 투자 확대, 가계 소비 증가가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 서비스업·소비 회복에 예상 웃돈 성장


영국 경제는 팬데믹 사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브렉시트 이후 투자 위축 등으로 지난 20년간 성장 부진에 시달려왔다.

그러나 올해 1~3월 서비스업 생산은 0.8% 증가했고 제조업과 건설업도 성장에 기여했다. 민간 투자와 가계 소비 역시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 3월 기준 월간 GDP도 0.3% 증가하며 예상 밖 성장세를 나타냈다. 다만 ONS는 중동 전쟁으로 비용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일부 산업에서 주문과 생산이 앞당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휴 필 영란은행(BOE)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요가 일부 앞당겨졌다면 이후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 호르무즈 봉쇄·에너지 충격 변수

다만 영국 경제 전망은 여전히 불안하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와 에너지 가격 급등이 성장세를 다시 둔화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영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국제 유가와 가스 가격 상승에 취약하다. 실제로 지난 3월 자동차 연료 물가상승률은 2023년 초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영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0.8%로 낮췄다.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큰 폭의 하향 조정이었다.

야엘 셀핀 KPMG 영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란 전쟁이 영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높은 비용 부담과 수요 둔화가 경제 활동을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영란은행이 올해 한두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다음달 회의에서 곧바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정치 불안까지 겹쳐 경기 우려 확대


정치 불안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집권 노동당은 지난주 지방선거에서 큰 패배를 겪었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리더십을 둘러싼 내부 갈등도 커지고 있다.

웨스 스트리팅 보건부 장관은 이날 스타머 총리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며 사임했다. 시장에서는 차기 지도부가 재정 지출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영국 장기 국채 금리가 1998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루크 바솔로뮤 애버딘 인베스트먼트 이코노미스트는 “정치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약화시키고 있다”며 “올해 후반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