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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청라하늘대교, 봉합으로 함께 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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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청라하늘대교, 봉합으로 함께 달리자

이미 세워진 실체, 이름 아니라 ‘방식’ 문제
진정한 주민 통합은 열린 마음 자세가 필요
김양훈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김양훈 기자
청라하늘대교 명칭을 둘러싼 논쟁은 수년간 지역 간 감정을 자극해 왔다. 그러나 이제 논쟁의 초점은 이름 그 자체가 아니라, 이미 세워진 다리를 놓고 어떻게 맞손을 잡을 것인가에 있다. 물러설 수 없는 실체 앞에서, 주민 간 열린 자세를 행정이 뒷받침해야 할 시점이다.

중요한 논점은 ‘되돌림’도 아니고, 무엇을 바꿀 것인가도 아니다. 어떻게 다룰 것인가다. 바라보는 결은 지역별로 다르다. 인천광역시와 서구는 비교적 같은 방향에 서 있지만, 중구의 입장은 이번 명칭 결과에 소외감 크다고 반발하고 있다.

‘청라하늘대교’라는 명칭은 상생과 화합의 의미를 담았고, 법정 절차를 거쳐 국가 최고 지명 심의기구의 판단까지 받은 사안이다. 제도적으로는 완결됐다. 행정의 타당성도 분명하다. 그러나 운영의 방향과 방식에서는 보다도 슬기로운 해법이 필요하다.

이번 논란의 간극은 감정 다툼이 아니다. 이는 인천이라는 도시가 통합을 어떤 방식으로 설계해 왔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결론은 같아도 체감은 다를 수 있고, 그 체감의 차이가 갈등으로 번졌다. 지역 내부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충돌이다.
이 과정에서 중구가 더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배경도 있다. 영종 지역은 인천 발전사에서 늘 국가 인프라를 떠안아 온 곳이다. 공항과 항만, 대규모 매립과 개발, 그에 따른 규제와 보상 문제까지 아픔을 감내해 왔다. 상징적·행정적 보상은 과연 충분했는지다.

중구 영종에서 제3연륙교는 단순한 교량이 아니다. 고립을 해소하고 생활권을 확장하는 ‘존재 증명의 인프라’다. 그래서 이름이 갖는 상징성은 교통시설을 넘어 지역의 자존과 직결된다.

인천시와 서구의 논리는 명확하다. 법정 절차 이행, 주민 의견 수렴, 지역 간 상생을 고려한 명칭 선정, 국가기관의 최종 확정까지 모두 거쳤다. 이 선택의 장점은 선례의 안정성과 행정 신뢰의 유지, 명칭 변경에 따른 혼란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도시 운영은 감정보다 제도 위에 서야 한다는 주장에는 일리가 있다. 그러나 중구가 제기하는 문제는 다른 차원이다. 쟁점은 “왜 졌느냐”가 아니라 “충분히 존중받았느냐”다. 형식적 공정은 있었지만, 체감 공정은 부족했다는 인식이다.

이 같은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봉합은 이뤄지지 않는다. 잠복한 채 누적될 뿐이며, 향후 영종·공항경제권을 둘러싼 주요 정책 국면마다 반복적으로 표출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이 사안을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이유다.
봉합의 길은 세 가지 선택지로 나뉜다. 행정 논리를 고수하는 방식은 빠르고 명확하지만, 중구의 박탈감을 고착시킬 위험이 있다. 반면 상징 보완형 접근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명칭은 유지하되, 교량의 스토리텔링과 공간 설계로 시선을 전환하는 방식이다.

안내 체계와 공공디자인에서 중구의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내야 한다. 전망대 명명, 상부 공간 디자인, 교량 역사 콘텐츠에 중구의 서사를 명확히 담는다면 체감 공정은 회복될 수 있다. 여기에 정책 상쇄형 접근, 공항도시 기능 강화를 병행해야 한다.

특히 교통·생활 인프라 확충, 경제자유구역 연계 프로젝트에서 중구 몫을 가시적으로 제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감정은 말로 달래지지 않는다. 성과로 봉합될 때 민심은 비로소 가라앉는다.

이번 논란은 “누가 옳으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덜 들렸느냐”의 문제다. 봉합은 결론을 뒤집는 일이 아니라, 과정의 미숙함을 소통으로 보완하는 일이다. 인천시는 절차적 정당성에 머물 것이 아니라, 중구가 느낀 상실감과 서운함을 공적 영역에서 인정해야 한다.

이는 정책과 공간 설계의 변화로 증명돼야 한다.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다. 이 다리를 차량만 오가게 할 것인가, 신뢰도 함께 오가게 할 것인가. 봉합 목적지는 ‘무사 통과’가 아니라, 인천이라는 도시가 확장과 통합을 반복하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공존의 내구성을 갖추는 데 있다.

청라하늘대교는 향후 신설될 영종구와 일부 제물포구로 넘어가는 중구, 서구를 하나로 잇는 상징이다. 이미지 개선과 자존감 회복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낼 행정 역량의 집중이 필요하다. 주민 마음에 '인천은 하나의 도시'라는 안정감을 심어주어야 진정한 봉합이다.

인천 영종도와 내륙을 잇는 세 번째 교량으로 지난 5일 개통한 제3연륙교 전경. 사진=인천시이미지 확대보기
인천 영종도와 내륙을 잇는 세 번째 교량으로 지난 5일 개통한 제3연륙교 전경. 사진=인천시



김양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pffhgla1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