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한국 오토바이(모터사이클) 산업계에서 '판매의 신'으로 통하는 노재우 혼다모터사이클 강북 딜러 회장의 말이다. 최근 서울 동대문구 왕산로 금은빌딩 사무실에서 만난 노 회장은 전국 고객사들에게 보낼 부품을 정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혼다코리아 본사가 딜러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재고 부품과 제품 처분 시간을 주지 않았기에 생긴 일이다. 전국 5000여 곳의 판매점들이 보내오는 부품 주문서를 보고 일일이 포장해서 보내고 있다. 6층짜리 건물 중 3~5층 부품실과 창고에는 타이어 등 각종 부품이 빼곡이 들어차 있었다. 약 20억 원어치라고 했다.
혼다코리아는 지난해 3월 기존 딜러 계약을 신규 계약으료 교체한다고 통지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자 6월30일 딜러 계약을 종료했다. 딜러를 통한 판매 유통 구조를 혼다코리아가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혼다강북이 보유한 강북지역 16개 판매권역을 없애며 23년 동안 자동 갱신해온 계약을 1년 단위의 계약 갱신으로 변경하겠다는 게 통지의 골자였다.
이미지 확대보기남아 있는 부품을 분류하고 포장해서 보내는 일로 여념이 없었다. 건물 엘리베이터에는 부품판매와 차량 판매, 정비는 정상으로 한다는 공지가 붙어있었다. 노 회장과 아들인 노원석 사장은 비슷한 처지의 다른 딜러들과 함께 혼다코리아와 소송을 벌이고 있다. 또 일본 본사와 아시아 지사를 찾아가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다. 노 회장은 혼다코리아 측의 요구로 현재의 사옥을 매입해서 거액을 들여 리모델링하고 고객을 늘리는 등 피땀 어린 노력을 기울였기에 도저히 물러설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 25년간 5만 대의 혼다 모터사이클을 팔아서 키운 사업체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오토바이 판매에만 45년을 보낸 노 회장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았다.
이미지 확대보기청주기계공고를 졸업한 노 회장은 1981년부터 오토바이 판매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우유 배달을 하다 수익성이 높은 중고 오토바이 판매로 전환했다. 1995년 국제모터스(주)라는 오토바이 부품 판매·수리 업체를 세웠다. 2003년부터 퇴계로에서 영업을 했다. 2017년 혼다코리아의 강력한 권유로 현재의 사옥으로 이전했다. 1년 동안 발품을 팔아 찾아낸 청량리 '떡전 사거리'에 있는 상가건물을 수십억 원에 인수해 20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혼다강북(주)의 전용 건물이다. 그는 이 빌딩에서 모터사이클의 전시와 판매, 수리와 부품 공급을 맡는 간판 딜러 역할에 전념했다. 지하 1층, 지상 5층, 연건평 480평의 아담한 건물로 간선도로 마로 옆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혼다 일본 본사 인사들이 오면 으레 방문하는 코스로 자리 잡았다.
혼다 창업주 혼다 소이치로가 사장실 없이 공장에 책상을 두고 50cc 오토바이 1억대 판매, 무차입 경영을 한 것을 본보기 삼아 그 역시 사무실을 따로 두지 않았다. 그는 혼다 모터사이클을 생산하는 구마모토 공장이 년 1회 주최하는 글로벌 라이더 일본 전국 투어에도 5년간 참가하는 열정을 보였다. 사무실에는 '일을 사랑해야 성공한다','직장은 학원이다'는 글귀와 함께 '혼다는 일류 기업다'는 글도 걸어놓고 직원들이 마음에 새기도록 했다.
사업은 번창했다.고객사가 5000곳으로 늘었고 2021년 이후 해마다 3000대 이상을 판매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2024년에는 매출 317억 원에 영업이익 17억 원을 올렸다. 2021년부터 5년 동안 해마다 2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더욱이 지난해 영업정지 전인 6월까지 매출 170억 원을 달성했다. 완제품은 물론, 3만 개의 부품을 판매하면서 매출이 급신장했다.연간 200억 원인 혼다코리아의 부품 판매액 중 절반이 혼다강북의 실적이라고 노 회장은 자부했다.
노 회장은 "서울시내에 돌아다니는 혼다모터사이클은 거의 대부분 우리가 판매한 것이라고 자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지 확대보기노 회장은 "이제 우리가 영업을 하지 못하니 정비를 하지 못해 큰 혼란이 생기고 있다"면서 "정비할 곳을 찾아 다니는 정비 난민이 생기고 있는 등 고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앞으로 수리와 리콜 발생 시 대응을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하다"면서 "서비스 센터를 먼저 만들고 딜러를 잘랐어야 고객들이 손해를 보지 않는다"며 고객 걱정부터 먼저 했다. 그는 "통상 오토바이 업계는 봄, 여름, 가을에 판매하고 겨울철에는 중고를 매입해 수리해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영업한다"면서 "지금 그렇게 하지 못하니 고객과 저희 모두 손해를 보고 있다"고 탄식했다.
노 회장은 "저는 혼다 딜러로서 창업주의 경영이념인 '파는 기쁨',
,'타는 기쁨', '만드는 기쁨' 등 '세 개의 기쁨'을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면서 "'믿음의 혼다'가 '불신의 혼다'로 전락하는 것 같아 가슴 아프다"며 인터뷰를 끝맺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