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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마루베니, 세계 최초 ‘금속 합금’ 이용한 수소 국제 운송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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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마루베니, 세계 최초 ‘금속 합금’ 이용한 수소 국제 운송 성공

호주산 그린 수소, ‘금속 수화물’ 형태로 인도네시아까지 안전하게 운반
폭발 위험 낮고 에너지 손실 최소화… 1년간의 규제 장벽 넘어 청정 에너지 물류 혁신
마루베니는 수소 저장 금속 수소화 합금이 담긴 실린더를 담은 표준 용기를 선보였다. 사진=마루베니이미지 확대보기
마루베니는 수소 저장 금속 수소화 합금이 담긴 실린더를 담은 표준 용기를 선보였다. 사진=마루베니
일본의 대형 상사 마루베니(Marubeni)가 특수 금속 합금에 수소를 저장해 운송하는 ‘금속 수화물(Metal Hydride)’ 기술을 활용하여 세계 최초로 국제 수소 운송 시험에 성공했다.

이는 기체나 액체 상태로 수소를 운반할 때 발생하는 부피와 안전성, 비용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마루베니는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 인근의 자사 시설에서 생산된 ‘그린 수소’를 금속 합금에 흡수시킨 뒤, 일반 컨테이너 선박을 통해 인도네시아로 성공적으로 운송했다.

자카르타 외곽 산업 현장에 도착한 수소는 다시 합금에서 추출되어 연료전지를 통한 전력 생산에 투입됐다.

◇ 액화·암모니아 한계 넘는 ‘금속 수화물’ 기술의 강점


현재 수소 운송은 크게 압축 기체, 액화 수소, 암모니아 화합물 방식으로 나뉜다.

하지만 기체는 부피가 너무 크고, 액화는 영하 253도의 극저온 유지를 위한 냉각 비용과 증발 손실이 발생한다. 암모니아는 운송 효율은 높으나 독성과 악취가 치명적인 단점으로 꼽힌다.

마루베니가 주목한 금속 수화물 합금은 특정 압력과 온도에서 수소를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다시 가열하거나 압력을 낮추면 수소를 방출하는 특성을 지녔다.

합금에 갇힌 수소는 폭발 위험이 현저히 낮아 유해 가스 규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고 별도의 냉각 에너지가 필요 없어 장기 저장 시에도 에너지 손실이 거의 없다.

마루베니는 철-티타늄 합금을 담은 가느다란 실린더를 개발하고, 이를 전 세계 표준인 20피트 컨테이너에 적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일반 화물선 이용이 가능하게 했다.

◇ 1년간의 사투… 세관 통과와 규제 장벽 극복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성과는 기술적 성공을 넘어 ‘국제 물류 표준’의 전례를 만들었다는 데 있다. 마루베니는 호주와 인도네시아 세관 당국을 설득해 승인을 받는 데만 약 1년의 시간을 쏟았다.

가장 까다로운 지점은 금속 합금의 ‘정체성’ 확립이었다. 세관 당국은 고가 자원인 티타늄이 포함된 합금 자체를 ‘과세 대상 원자재’로 분류하려 했으나, 마루베니는 이것이 수소를 담는 ‘재사용 가능한 용기’임을 입증해냈다.

아오야마 세이이치로 상업 책임자는 "전례 없는 도전이었지만, 합금 운송에 필요한 비용과 안전 조치를 입증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비상용 전력부터 섬 지역 보급까지… 상업화 과제는 ‘수요’


마루베니는 이번 성공을 바탕으로 자연재해 발생 시 비상 전원 공급이나 외딴 섬 지역의 청정 에너지 보급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저장 시스템이 장착된 컨테이너를 페리로 운송해 현지에 설치하면 즉각적인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상업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 호주산 그린 수소 자체는 저렴하지만, 공급망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백 건의 선적이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안정적인 수요처가 확보되어야 한다.

허 주취안 마루베니 매니저는 "호주와의 협력 성공은 향후 영국, 유럽, 미국 등 다른 국가들과의 유사 프로젝트 승인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며, 이번 시험이 공동 크레딧 메커니즘(JCM)을 통한 탄소 배출권 확보 등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