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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은 ‘책임 정치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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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은 ‘책임 정치의 시작’

국힘, 한동훈 토크콘서트 게의치 않고 지방선거 준비
김양훈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김양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내부 총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가 제명을 당한 후 지난 8일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행사 당시 한 전 대표는 "제가 제 풀에 꺾여서 그만둘 거라고 기대를 가진 분들은 그 기대를 접으시라"고 발언하는 등 보수층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와 관련해 보도가 잇따르자 당원들은 한 전 대표의 행보를 평가절하하며 이같은 '내부 총질'에 대해 이런 '후폭풍'을 생각하지 못했냐며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보수 지지자들은 지난 다시 돌아온다는 말 자체를 떠오르며 한 전 대표가 이준석 대표처럼 당당하게 홀로서기를 해보라는 것이다. 진짜 억울함으로 나간 것과 결이 다르다는 진단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앞장섰던 한 전 대표도 초고속 열차에 몸을 실었던 만큼 혼자 한번 해보라고 말한다.

검사에서 법무부 장관이 되고 국민의힘 당 대표가 됐다. 윤 전 대통령에 후광을 입은 수혜자가 바로 한동훈이란 소리다. 이제 그는 국힘 당원이 아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불가피한 결단”이라는 것과 “뒤늦은 손절”이라는 비판이 갈리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번 제명이 한 개인의 퇴장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국민의힘이 어떤 정당인지, 어디로 가려는지 묻는 정치적 성적표에 가깝다는 것, 그리고 한동훈계로 분리되는 당 내부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는데 이도 처리할 문제로 남았다고 한다.

정치판에서 결이 다르면 서로 '갈라서는' 경우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판단은 국민이 하는 것이다.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들도 생각이 달라 각자 정치 활동을 했다. 국민은 그래도 차례대로 대통령을 만들어줬다. 한 전 대표 역시 자신이 그렇게 있으면 자신을 따르는 이들과 창당하라는 게 여론이다.

'보수 단합' 어쩌고, 저쩌고 하는 논란이 장애물일 수는 없다. 누가 진짜 보수인지는 국민의 판단을 받아보면 된다. 장외에서 가짜가 진짜를 탓한다는 소리는 실속 없는 '꽹과리'처럼 비춰진다.

일부에서는 정치를 시작한 신인 정치인이 정치를 잘못 배웠다고 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활동이 다 옳다고 쳐도 제명을 당했다는 것은 그의 '허물' 역시 반성할 여지가 있다.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는 제명 후 시작부터 더욱 논쟁적이다. 검찰 출신이라는 이력, 강한 자기 확신, 대중적 발언의 파급력은 짧은 시간 안에 주목을 받게 했지만, 정당 정치에서 필수적인 조정력과 책임감, 집단 대표성은 끝내 증명하지 못한 채 공당에서 사라진 셈이다.
당내 갈등 국면에서 그는 중재자가 아니라 갈등의 축으로 서는 선택을 반복했다. 이견은 토론의 대상이 아니라 제거의 대상처럼 다뤄졌고, 정치적 패배의 책임은 ‘남의 선택’으로 돌려졌다. 결과적으로 그의 정치는 확장보다 고립을, 통합보다 분열을 키웠다는 평가다.

제명은 갑작스러운 사건이 아니다. 당과의 신뢰는 이미 무너졌고, 정치적 공존 가능성은 오래전에 소진됐다. 다만 국민의힘은 그 결론을 너무 늦게 내렸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국힘은 한동훈을 키웠다. 정확히 말하면 정치적 필요에 따라 소비했다.

당의 위기 국면에서 그는 ‘개혁의 얼굴’이었고, 불리한 국면에서는 ‘모든 책임을 떠안길 수 있는 인물’이었다. 검증은 없었고, 제어 장치는 작동하지 않았다. 당 지도부와 중진들은 한동훈의 한계를 알면서도 침묵했고, 갈등이 폭발한 뒤에야 제명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꺼냈다.

이는 결단이라기보다 관리 실패의 고백에 가깝다. 왜 이런 인물이 당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었는가. 왜 문제를 키우는 동안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는가. 제명으로 한동훈을 정리했다고 해서, 그를 만들어낸 사실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제명 사태는 국민의힘의 방향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여전히 인물 중심, 이미지 정치, 단기 처방에 기대는 정당이라는 점이다.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잘라내고, 성찰보다 분리를 선택하는 방식은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자라날 수 있다. 자성이 요구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자유롭지 않다. 그는 스스로 정치적 책임의 무게를 감당하기보다, 끝까지 ‘마이 웨이’를 선택한다. 정당 정치는 개인 플레이가 아니다. 그 한계를 넘지 못한 순간, 정치인으로 바닥을 들어내 한계에 직면하게 돼 '벼락 스타'란 인물로 비추어질 뿐이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됐다는 사실은 큰 오점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누가 나갔느냐가 아니라, 무엇이 바뀌느냐다. 정당이 바뀌지 않으면 인물은 반복된다. 책임지는 정치가 없다면 제명은 또 다른 '면피'가 될 뿐이다.

이제 보수층은 한 곳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그 움직임이 오는 6월 3일 치뤄질 지방선거에서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집권 정부과 거대 여당에게 치이고 힘이 없는 약체 정당으로 남을 것이다. 결국 '지리멸렬' 야당으로 국민에게 비춰져 지지도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많아진다.


김양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pffhgla1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