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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훈련시킨 AI가 나를 자른다"… 2026년 고용 시장의 잔혹한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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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훈련시킨 AI가 나를 자른다"… 2026년 고용 시장의 잔혹한 역설

해고된 노동자, 자신 대체할 AI 학습 데이터 레이블러로 재고용 '비극'
MIT "미국 노동력 11.7% 이미 자동화 사정권"… 2000만 명 일자리 증발 위기
2009년 금융위기 넘긴 감원 폭풍 현실화… '노동의 종말' 공포 확산
침체된 고용 시장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이 이제는 자신들을 완전히 대체할 인공지능 시스템을 훈련시키는 데 고용되고 있다. 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침체된 고용 시장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이 이제는 자신들을 완전히 대체할 인공지능 시스템을 훈련시키는 데 고용되고 있다. 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
2026년 초입, 글로벌 고용 시장은 후기 자본주의의 가장 어두운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고 IT·과학 전문매체 퓨처리즘이 1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경기 침체로 해고된 노동자들이 아이러니하게도 자신들의 업무를 완전히 대체할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훈련시키는 업무에 다시 고용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MIT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의 AI 기술 수준으로도 이미 미국 전체 노동력의 약 11.7%에 해당하는 2000만 명 이상의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고용 지표는 더욱 비관적이다. 지난 1월 발생한 감원 규모는 대공황의 여파가 몰아쳤던 2009년의 기록을 이미 넘어섰다.

이러한 위기감은 단순한 경제적 불안을 넘어 기술 발전에 대한 근본적인 거부감으로 번지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전개 중인 '초지능 개발 금지' 서명 운동에는 벌써 13만5000명 넘는 인원이 참여했다. 주목할 점은 이 명단에 이념과 분야를 막론하고 저명인사들이 대거 포함되었다는 사실이다.
퓨처리즘에 따르면 'AI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턴과 애플 공동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은 물론, 보수 논평가 스티브 배넌과 진보 성향의 전직 관료 수전 라이스까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국 해리 왕자 또한 "진보의 진정한 척도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며 "AI는 인류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 보수 인사인 스티브 배넌은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지금 인류 전체를 위한 결정을 내릴 준비가 되지 않은 이들이 폭주하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며, 돌이킬 수 없는 '변곡점'에 도달하기 전에 극단적인 조치를 통해서라도 AI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술의 진보가 노동의 종말을 불러올 것이라는 막연한 공포가 2026년 현재, 실재하는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