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과천 경마장, 고양으로 가나… 경기북부 '레저 혈세' 쟁탈전 서막

글로벌이코노믹

과천 경마장, 고양으로 가나… 경기북부 '레저 혈세' 쟁탈전 서막

고양시, 렛츠런파크 유치 공식화… 킨텍스·원당목장 시너지로 '말 산업 메카' 노린다
고양시청. 사진=고양시이미지 확대보기
고양시청. 사진=고양시
수도권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과천 경마장(렛츠런파크 서울) 이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고양특례시가 유치전의 전면에 나섰다. 경기 남부에 집중된 레저 산업의 무게중심을 북부로 옮겨와 경제 대변혁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고양시는 지난 25일 압도적인 입지 조건과 배후 수요를 내세우며 렛츠런파크 유치 의사를 공식화했다. 단순히 사행성 시설을 들여오는 차원을 넘어, 킨텍스(KINTEX)와 연계한 마이스(MICE) 산업, 원당 종마목장의 전문성을 결합한 '포스트 경마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고양시가 내세우는 최대 강점은 교통망과 배후 수요다. 2028년 전면 개통 예정인 GTX-A 노선과 자유로,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가 맞물리는 요충지라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인천·김포국제공항과 30분 내 거리라는 점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한 '국제적 레저 단지'로의 도약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후보지로는 경제자유구역 부지 인근과 대곡역세권, 기존 한국마사회 원당목장 및 관산동 유휴부지 등이 거론된다. 서울 서북권과 경기 북부를 아우르는 500만 명의 인구를 즉각적인 배후 수요로 흡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고양시는 이미 서삼릉 인근에 원당 종마목장을 보유하고 있어 말 산업의 역사적·전문적 토양이 비옥하다. 여기에 국내 최대 전시장인 킨텍스와 일산호수공원 등 기존 문화 인프라를 더해, 경마장을 폐쇄적인 베팅 공간이 아닌 '도심형 복합 문화 휴양공간'으로 재정의하겠다는 복안이다.

유치 성공 시 기대되는 경제적 실익은 막대하다. 연간 400만 명 이상의 방문객 유입은 물론, 지방세 수익의 핵심인 레저세 확보를 통해 시 재정자립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이는 고양시가 추진 중인 교육·복지 인프라 확충의 강력한 재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경기 남부에 쏠린 레저세 수입원을 북부 거점인 고양으로 재배치하는 것은 수도권 균형 발전의 실현”이라며 “첨단 스마트 보안 기술을 접목한 친환경 시민 공원 형태로 조성해 기존의 부정적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과천 경마장 이전은 경기 북부 지자체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경제적 승부수'다. 수백억 원대에 달하는 레저세 교부금은 재정난에 허덕이는 지자체에 가뭄의 단비와 같다. 고양시가 '말 산업 메카'라는 프레임을 들고 나온 것은 경마가 가진 사행성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산업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규모 교통 혼잡과 도박 중독 등 교육 환경 저해를 우려하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유치전의 최대 변수다. 고양시가 '폐쇄적 이미지 탈피'와 '친환경 시민 공원'을 강조하는 이유도 결국 여론의 문턱을 넘기 위함이다.
결국 유치의 성패는 '수익성'이 아닌 '수용성'에 달렸다. 단순히 경제적 파급효과 수치를 나열하기보다, 경마장이 들어섰을 때 지역 가치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시뮬레이션과 주민 보상책이 선행되어야 한다. 고양시가 향후 진행할 시민 공청회에서 얼마나 정교한 논리로 '안전과 상생'을 입증하느냐가 이번 유치전의 실질적인 시작점이 될 것이다.


강영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v40387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