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최근 국세청은 세금을 회피한 채 호화 생활을 영위한 고액 체납자 124명을 상대로 강도 높은 현장 수색을 벌인 결과, 총 81억 원(현금 13억 원, 귀금속과 명품 등 68억 원) 상당의 은닉 재산을 찾아내 압류하고 이들의 행태를 공개했다. 압류된 액수도 놀랍지만,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이들이 동원한 기상천외한 꼼수와 뻔뻔한 저항은 씁쓸한 헛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성실하게 납세 의무를 다하는 평범한 국민들에게 박탈감을 안겨주는 이들의 납세 회피 '천태만상'은 두 눈 뜨고 용납해서는 안 될 일이다.
이미지 확대보기첩보 영화 뺨치는 저항과 기싸움
체납자들은 재산을 지키기 위해 몸싸움도 불사하거나 끈질긴 대치극을 벌였다.
전 배우자의 주소지에 국세 조사관이 진입하려 하자 딸이 출근을 이유로 가방을 메고 나오면서 거세게 저항했다. 내용물 확인을 요구받자, 딸은 가방을 내던졌다. 놀랍게도 그 안에는 5만 원권 현금 다발 총 1억 원이 들어있었다.
수백억 원대 아파트를 양도하고도 세금을 내지 않은 70대 체납자는 수십억 원을 한 번에 수백만 원씩 현금인출기(ATM)에서 수백 차례 현금으로 빼돌렸다. 심지어 자녀까지 나서 "부모님이 이혼하여 이곳에 없다"며 거짓말로 비협조했다. 국세청의 강제 개문 통보에 결국 문을 열 때까지 장장 7시간 대치했다. 결국 옷장과 베란다 등에 숨겨둔 현금 1억1000만 원이 적발됐다.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것을 대비해 국세 조사관이 체납자 거주지에 방문한 전자제품 서비스 기사가 퇴장하는 시점에 맞춰 현장에 기습 진입하는 첩보 작전 같은 상황도 벌어졌다.
기상천외한 은닉처: 화장실 김치통부터 비닐봉지까지
은행을 믿지 않는 이들의 현금 보관소는 상상을 초월했다.
진화하는 꼼수와 변함없는 호화 생활
수법은 더욱 치밀해졌지만 그들이 누리는 사치스러운 생활 패턴은 감출 수 없었다. 허위 근저당을 하고 가상자산, 황금 두꺼비, 롤렉스 시계 등으로 사치 생활을 하는 게 보통이었다.
한 예로 16억 원에 이르는 선순위 허위 근저당권을 설정해 부동산 강제매각을 막아둔 꼼수 체납자도 있었다. 세 조사관이 자택에서 가상자산이 담긴 USB 4개를 찾아내 압류하고 인출을 시도하자, 다급해진 체납자는 스스로 16억 원의 허위 근저당을 해제하는 촌극을 벌였다.
법인세를 내지 않고 체납법인의 자금을 빼돌린 대표의 안방 금고에서는 시가 1억 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를 포함한 명품 시계 13점과 에르메스 가방 등이 발견됐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며 수시로 해외여행을 다닌 체납자의 금고에서는 순금 40돈짜리 황금 두꺼비를 비롯해 골드바, 황금 열쇠 등 총 151돈의 순금 덩어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 같은 국세청의 수색 사례들은 '조세 정의'가 왜 철저하고 집요하게 집행돼야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비양심, 고액 국세 체납자들은 김치통이나 비닐봉지 등을 이용해 숨바꼭질하듯 돈을 숨기는 등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추적의 눈을 영원히 피할 수는 없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신속한 현장 수색을 통해 징수 성과를 높이고 은닉 재산을 끝까지 찾아내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세정 당국의 추적망이 더욱더 촘촘해진다는 뜻과 같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하늘이 쳐둔 정의의 그물은 엉성해 보이지만 넓고 커서 악인을 결코 빠뜨리지 않고 반드시 벌을 준다(天網恢恢 疎而不失)'는 구절처럼 조세 정의의 그물망은 탈세자를 영원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꼼수 대신 성실한 납세가 유일한 정답임을 체납자들이 스스로 깨닫기를 바란다.
절세미인 박영범 세무사 YB세무컨설팅 대표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