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작연대기(77)] 김유미(한국무용가, 진주교방문화원장)의 매정(梅亭) 정혜윤 선생 추모 1주기 기념 공연
이미지 확대보기지난달 19일(목) 오후 2시, 진주전통예술회관 공연장에서 매정(梅亭) 정혜윤 선생 추모 1주기 기념, 진주전통예술보존회·(사)한국전통연희진흥원·진주교방문화원 주관·주최, 김유미(진주교방문화원장) 총연출의 '남강에 다시 피는 봄'이 공연되었다. 음력 이월 초하루의 남강 변에는 온갖 꽃들이 봄을 알리고 있었고, 공연장 주변에도 가득 훈기가 번지고 있었다. 후학들은 '스승의 숨결은 제자들의 춤이 되어 세월을 넘어 이어집니다'라는 표제어로 다짐을 보여주었다. 유족 대표 한국전통연희진흥원 박규하 대표이사는 기념공연 진행에 세심하게 배려하고 후원했다.
'의식(儀式)'과 '헌무(獻舞)', '이어짐의 선언'으로 구성된 공연은 소리꾼 김소현 선생(동편제 명장1호)의 도창(導唱)형식으로 올려졌다. 무대는 특별히 전통의 맥을 잇는 장소이자 교방기예를 연마하던 ’교방마루‘로 설정되었고, 양계숙(경남무형유산 진주교방굿거리춤 전수자)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이날 공연의 제목이자 주제인 '남강에 다시 피는 봄'은 매정 선생의 예술혼이 살아 숨 쉬는 진주에서 그 뜻을 이어 힘차게 시작한다는 선언의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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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Ⅰ.모시는 문(門); 개회식 선언 및 인사말(박숙자-전통예술보존회 회장), 모시는 소리(김소현), 헌화(추모객 일동)와 시 낭독(이영달-시인) 및 묵념(전체), 삶의 기억과 기록; 추모사(주강홍-한국예총 진주지회장, 장석용-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추모영상(영상기획·편집 장은서)에 이어 약력이 영상으로 투사되었다. 정혜윤 선생 1주기를 위해 총연출(김유미)은 무대감독(김기웅), 조명(정병훈), 영상·사진촬영(탑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디자인(황유진), 붓글씨(서치)등 서울과 진주의 제작진들과 함께 선생님을 기리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담아내는데 집중했다.
진주전통예술보존회 박숙자 회장은 주요 인사말을 다음과 같이 올렸다. "오늘 우리는 매정 정혜윤 선생님의 1주기를 맞아 선생님의 숭고한 삶과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모였습니다. 선생님께서 평생 지켜오신 전통 예술의 정신과 가르침은 제자들의 마음속에 깊이 남아 오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추모식이 선생님의 뜻을 되새기며 그 예술혼을 오래도록 기억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함께해 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매정 선생은 평생 고향 진주에서 전통춤의 보존과 후학 양성에 헌신했다. 그녀는 1941년 진주 출생, 서라벌예술대 무용과 졸업, 경남 최초 교육부 인가 무용학원 설립, 진주과학기술대 무용과 신설 및 책임교수, 진주시립무용단 초대 예술단장(10년), 한국예총 진주지회장, 개천예술제 여성최초 대회장(제8회 파성예술인상), 경남국정 자문위원, '진주시 백년사' 집필 참여, (사)한국전통연희진흥원 이사장, 진주교방문화원 원장을 지냈다.
진주교방춤을 이음한 한국 전통무용계의 대표 예술인으로 매정 선생의 대표 문화유산 전승 활동은 1997년 1월 30일 경남무형유산 제21호 진주교방굿거리춤 지정(보유자 김수악, 준보유자 정혜윤), 국립무용단 서울시무용단 인천시립무용단 창원시립무용단 등 전수지도, 한국체육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원·무용원 강원대 경성대 등 출강 및 전수, 전통예술보존회, (사)한국전통연희진흥원 진주교방문화원 등에서 지도다.
Ⅱ.헌무(獻舞); 진주교방살풀이춤(남강 위에 번지는 넋의 노래): 남강의 물결을 닮은 춤사위로, 푸른 수건에 담긴 논개의 넋을 어루만지며 억울한 한을 풀어내는 영혼의 춤. 역사와 슬픔을 품은 몸짓이 오늘 선생의 얼을 기린다. 지긋한 나이에 의리적 춤사위는 기교를 떠나 진주 중심의 경남무용의 산 증인들의 춤으로서 진정성을 보여주었다. 출연: 박숙자, 조현숙, 정정임, 배경자, 이상희, 이혜순, 양계숙, 이정란, 정수연, 김병희, 안명숙, 김태순
진주교방굿거리춤; 고려 문종 때부터 조선조에 이르기까지 국가에서 교방청을 설치해 전승 되어온 춤이다. 3분박, 4박의 느린굿거리장단에 춤의 한·흥·멋·태가 정·중·동으로 흐르며 표현되는 격조 높은 교방계열의 춤이다. 이 춤은 최순이에서 김녹주로 이어지며 소고춤이 더해졌고, 1997년 경남무형유산 제21호 지정되며 김수악(김순례), 정예자(정혜윤)로 전승됐다. 현재 전통예술보존회, (사)한국전통연희진흥원, 진주교방문화원의 제자들에 의해 이어지고 있다.
‘이인무’; 남강의 물결처럼 이어지는 전승의 묘미를 보여준다. 두 이수자(박수진, 김유미)의 춤사위가 이어지며, 전승의 흐름을 보여준다. 교방의 맥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원형군무’; 오랜시간 진주에서 선생의 춤을 수학한 제자들이 함께 어우러져 원형 그대로 펼쳐내는 장중한 춤. 화합의 울림 속에 교방의 흥이 피어나며 전통은 강물처럼 이어진다. 출연: 박숙자, 조현숙, 정정임, 배경자, 이상희, 이순선, 이혜순, 양계숙, 이정란, 이연순, 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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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Ⅲ.이어짐의 선언(傳承) : 진주교방굿거리줌 전승 선언문(요약) 매정 정혜윤 선생의 예술혼을 받들어, 남강의 숨결인 진주교방굿거리춤의 맥을 면면히 잇고자 합니다. 우리는 춤의 원형을 바르게 보존하고 학문적 정통성을 세우며, 예인의 도(道)와 정신을 온전히 계승하겠습니다. 지역과 시대를 넘어 진주교방문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후대가 자긍심으로 전승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약속은 단순한 애도를 넘어 춤사위로 피어날 시작이며, 흐르는 남강처럼 영원히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2026년 3월 19일, 정혜윤 선생 추모제 1주기, 진주교방굿거리춤 제자 및 전승단 일동
스승 매정(梅亭) 선생의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진주교방굿거리춤 전승 선언문에 이수자(박숙자, 이미숙, 이강용, 김진원, 박수진, 김유미, 성경숙), 전수자(박준규, 김영실, 조현숙, 정정임, 배경자, 이상희, 이말애, 태혜신 손수경, 김명신, 하연화 이순선, 이혜순, 이도영, 양계숙, 구경숙 이정란, 이연순, 정수연), 회원(김병희, 안명숙, 김태순, 이영달)이 참여했다. 선언문에 참여한 제자들은 '남강에 다시 피는 봄'을 통해 스승의 예술을 이음하는 굿센 다짐을 보였다.
김유미 총연출은 막을 내리며 한 장면을 떠올렸다. 2년 전 서울에서 열렸던 제7회 서울국제댄스페스티발 인 탱크, ‘한국의 무형유산_반열’에서 매정 선생과 제자 김유미가 함께 춘 생애 마지막 공연 '이랑무(二浪舞)'였다. 오늘도 그날처럼 매정 선생이 기쁜 표정으로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 미소는 제자의 춤사위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듯했다. 김유미는 그 기억을 가슴에 품은 채, 다시 피어나는 봄처럼 새로운 무대를 이어가고 있다.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사진=탑커뮤니케이션·장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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