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이면 반복되던 산불이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아직 대형 피해로 이어진 사례는 제한적이지만, 고온·건조·강풍이 맞물린 기후 환경 속에서 산불 위험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산불이 특정 시기에 국한된 재난이 아니라 ‘상시 위험’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경험한 초대형 산불
이 같은 우려는 현실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지난해 3월 영남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광범위한 산림 피해를 남기며 역대 최대 규모 중 하나로 기록됐다. 당시 산불은 경북 일대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며 광역 단위 재난으로 이어졌다.
강풍과 건조한 기후 조건, 여기에 인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피해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계기로 기존 산불 대응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산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변한 기후, 충분히 바뀌지 못한 대응"
이미지 확대보기지난해 3월 24일 경북 의성군 옥산면 입암리 인근 강변으로 번진 산불. 강풍과 건조한 날씨 속에 불씨가 확산되며 대형 산불로 이어졌다. 사진= 연합뉴스
기후는 변했는데 대응은 충분한가
최근 산불 환경은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발생 시기가 길어지고, 작은 불씨도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산림이 건조한 상태에 놓이는 기간이 늘어나면서 산불은 언제든 대형화될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는 체계 역시 충분히 전환됐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가 나온다.
반복되는 인재, 달라지지 않는 과제
입산자 실화, 농업 부산물 소각 등 인재 요인은 여전히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예방을 위한 홍보와 단속이 이어지고 있지만, 실질적인 행동 변화로 이어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응 체계, 현장에서는 어떤가
지자체와 산림 당국은 민관 합동 대응과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간이나 산악 지형 등에서는 초기 대응에 제약이 있다는 현장 의견도 나온다.
이 때문에 예방 중심의 정책이 실제 현장의 대응 역량 강화로 충분히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야간 대응, 여전히 제한적
산불 진화에서 헬기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야간 대응에는 구조적인 제약이 따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5년간 산불 진화에서 헬기 투입 비율은 약 70% 수준에 이르지만, 야간에는 기상 조건과 지형, 비행 안전 문제로 운용이 제한된다.
현재 산림 당국이 확보한 야간 산불 진화 운용이 가능한 수리온 헬기는 3대 수준으로, 실제 대형 산불 상황에서는 주간 투입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산악 지형이 많은 국내 특성상 고압선 등 장애물과 시야 확보 문제로 야간 비행 위험성이 크다는 점도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이로 인해 야간에는 방화선 구축 등 지상 대응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초기 진화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안전성 확보를 전제로 야간 대응 역량을 단계적으로 보완하는 한편, 대형 무인 드론 등 대체 장비 도입 필요성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산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변한 기후, 충분히 바뀌지 못한 대응"
이미지 확대보기산불 진화에 투입되는 수리온 헬기. 야간 운용이 가능한 기체는 제한적이어서 대응 역량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 산림청
인력·장비, 구조적 과제 여전
산불 진화 인력의 인력 구조와 수급 문제, 전문 인력 부족은 꾸준히 언급돼 온 과제다. 헬기 등 장비 중심의 대응 방식 역시 기상 조건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재난 환경 변화에 맞춘 인력·장비·시스템 전반의 보완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이유다.
대응 기준,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전문가들은 산불 대응의 기준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발생 자체를 완전히 차단하기보다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의 초점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대형 산불을 경험한 상황에서, 변화된 기후 조건에 맞는 대응 체계로의 전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사한 위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