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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일자리 대재앙’ 과장 논쟁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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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일자리 대재앙’ 과장 논쟁 확산

FT “AI가 일자리 없앤다는 단순 해석 경계 필요…기술보다 수요·제도 영향 더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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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대재앙. 사진=제미나이

인공지능(AI)이 대규모 일자리 감소를 초래할 것이라는 이른바 ‘일자리 대재앙(jobpocalypse)’과 관련한 전망에 대해 기술 자체보다 수요와 제도 등 복합 요인이 더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4일(현지시각) 존 번머독 데이터 저널리즘 담당 기자 겸 칼럼니스트의 기고를 통해 AI가 특정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만으로 고용 영향을 판단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접근이라고 전했다.

◇ “기술 발전=일자리 감소” 공식은 단순화


칼럼은 최근 AI가 지식 노동을 대체해 대규모 실업을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결과는 훨씬 다양하게 나타났다고 짚었다.
인터넷과 소프트웨어 확산기였던 1990년대 이후를 보면 생산성은 크게 높아졌지만 웹 개발 분야 고용은 오히려 증가했다는 것이 칼럼의 지적이다. 이는 기술 발전으로 비용이 낮아지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영향이라고 번머독 칼럼니스트는 밝혔다.

칼럼에 따르면 회계, 건축, 광고 등 전문 서비스 분야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업무 효율은 높아졌지만 서비스 수요 증가가 더 컸고 결과적으로 고용 역시 확대됐다.

의료 분야에서도 AI 기반 진단 기술이 효율성을 높였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관련 직종 고용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 산업별 영향 엇갈려…유통 감소·물류 증가


반면 제조업은 상황이 달랐다. 생산성 향상이 수요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고용 감소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 글로벌 경쟁 심화도 영향을 미쳤다.

유통업과 물류업의 변화는 기술 효과가 간접적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인터넷 확산으로 오프라인 매장 고용은 줄었지만 전자상거래 확대에 따라 물류·창고 분야 일자리는 크게 늘었다.

같은 산업 내에서도 영향은 엇갈렸다. 스프레드시트 도입은 단순 회계직 일자리를 줄였지만, 데이터 분석가와 전문 회계사 수요는 오히려 증가시켰다.

◇ 규제·수요·구조가 고용 결정


칼럼은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기술 능력이 아니라 △수요 변화 △규제 △산업 구조 △보완 효과 등 다양한 요인의 결합으로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의료 영상 판독 분야에서는 AI 성능이 인간을 능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규제와 보험 구조 때문에 완전 자동화가 제한되면서 전문 인력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

또 현금자동입출금기(ATM)는 은행 창구 직원을 완전히 대체하지 않았지만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뱅킹은 오히려 지점을 줄이는 데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사례로 제시됐다.

칼럼은 “AI가 이 일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출발점일 뿐이며 실제 고용 변화는 훨씬 복잡한 경로를 통해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