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구옥희와 신지애에 이어 역대 3번째 20승
이미지 확대보기박민지(28·NH투자증권)가 대역전극을 펼치며 꿈에 그리던 통산 '20승' 쾌거를 이루면서 골프역사를 새로 썼다.
박민지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승을 올린 고(故) 구옥희와 일본에서 활동하는 신지애에 이어 역대 3번째 선수가 됐다.
2010년에 신지애 20승 달성 이후 약 16년 만에 나왔다.
31일 경기도 양평의 더스타휴 골프&리조트(파72·6744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14회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일 3라운드.
박민지는 이날 8타를 몰아쳐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쳐 '루키' 김지윤2(21·SBI저축은행)를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5타 차 역전승이다.
박민지는 아쉽게 '영구시드'를 놓쳤다. 2020년 이전에는 20승이면 영구시드를 받았으나 2021년 이후에는 30승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이번 우승으로 박민지는 이 대회 최초로 3승(2019, 2020년 2연패)을 올렸다.
이미지 확대보기Q. 역전 우승이다.
A. 사실 아직도 내가 20승을 달성했다는 게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우승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플레이했는데, 이렇게 아이러니하게 20승이 찾아와 주어 너무나 행복하다.
Q. 이전에 “20승을 하면 말할 소감을 미리 연습해 뒀다”고 했는데,
A. 혼자 연습할 때 ‘우승하면 이렇게 인터뷰해야지’ 하고 상상하며 혼자 웃고 놀았는데, 막상 우승하니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난다. 하지만 명확한 건 이 우승은 내가 이뤄낸 게 아니라 나를 끝까지 믿고 응원해 주신 수많은 분 덕분이다. 솔직히 작년에 나 스스로를 돌아봤을 때 연습도 게을리했고 최선을 다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주위에서 “왜 못하냐, 어디 아프냐” 걱정해 주셨는데, 사실 아픈 게 아니라 노력이 부족했던 거였다. 올해 많은 분이 다시 뛸 수 있는 동기부여를 심어주셨고, 그 응원에 보답하고 싶어 치열하게 준비했다.
Q. 2017년 데뷔 이후 매년 승수를 쌓아오다, 지난 2025년 시즌에 처음으로 무승에 그쳤다. 화려한 전성기 뒤에 찾아온 부진인데 당시 심정은 어땠나.
A. 시즌 중간까지 우승이 없을 때는 솔직히 크게 와닿지 않았다. 그런데 시즌이 끝나고 대상 시상식 때 참가하지 못하게 되면서 비로소 깊이 체감했다. ‘내가 스스로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으니 이런 결과를 마주하는구나’ 싶었다. 올 시즌 초반에도 부진이 이어졌는데, 플레이하면서 처음으로 ‘이러다 정말 내년 시드를 잃고 시드순위전까지 가게 되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이 들었다.
Q. 오늘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만 8개 골라내 8타를 줄이며 코스 레코드 타이 기록을 세웠다.
A. 최근 몇 년간 경기 중에 3~4언더파 정도 치고 있으면 ‘이 정도면 잘하고 있다’는 안도감이 먼저 들어서 이상하게 몰아치질 못했다. 그런데 오늘은 신기하게도 긴장이 전혀 안 되고, 마음이 너무 편안하면서도 ‘무조건 더 위로 치고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스스로도 ‘오늘 왜 이렇게 안 떨리고 편안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가 원하는 플레이를 만들어갈 수 있었다.
이미지 확대보기Q. 19승에서 20승으로 넘어가는 대기록의 문턱에서 멘탈을 다잡기 위해 마음에 새긴 문구가 있다면.
A.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지만, 그 일이 이루어지는 것은 하늘에 달렸더'는 ‘모사재인 성사재천(謀事在人 成事在天)’을 계속 생각하며 플레이했다. 그런데 문득 ‘내가 너무 하늘에만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듯 맡겨놓나?’라는 의문이 들더라.
그래서 이번 주에는 우승이 올 때를 마냥 기다리는 게 아니라 내가 먼저 손을 뻗어 당겨와야겠다고 생각을 바꿨다. 주위에서도 “예전 전성기 때 박민지의 독기 어린 눈빛이 돌아왔다”고 하실 정도로 이번 주에는 집중력 있게 경기를 풀어갔다.
Q. 20승을 하고 은퇴할 것도 고려했는데, 목표가 바뀌었을 것 같다.
A. 목표는 심플하다. 계속해서 우승을 추가하는 것이다. 우승을 갈망하며 지난 몇 주, 몇 달 동안 고민하고 다잡았던 이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남은 시즌 동안 매 대회 집중력 있게 플레이하겠다.
Q. 장기적인 새로운 목표는.
A. 사실 예전에는 20승을 하면 내 골프 인생의 큰 챕터 하나가 완전히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20승을 빨리 이루게 되어서 이제는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전에는 ‘무조건 우승해서 KLPGA투어에서 제일 잘 치는 선수가 되겠다’는 욕심이었다면, 이제는 내가 이 위치와 기록에 어울리는 선수가 되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멋진 선배이자 선수가 되고 싶다. 내가 후배들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더 깊게 고민해 보겠다. 물론 투어 선수인 만큼 우승 트로피는 앞으로도 계속 계속 추가하고 싶다.
안성찬 글로벌이코노믹 대기자 golfahn58@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