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울산 버스공영제 시동…교통공사 설립 앞 1,600억원 '복병'

글로벌이코노믹

울산 버스공영제 시동…교통공사 설립 앞 1,600억원 '복병'

올해 친환경버스 37대 투입…도시공사 교통팀 거쳐 교통공사 설립 검토
미적립 퇴직금 813억원·통상임금 부담 약 800억원, 공공 운영 범위가 핵심
울산시청 전경. 울산시는 국·시비가 투입된 시내버스를 공공자산으로 관리하기 위해 교통공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울산시이미지 확대보기
울산시청 전경. 울산시는 국·시비가 투입된 시내버스를 공공자산으로 관리하기 위해 교통공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울산시
울산시가 국·시비를 들여 확보하는 시내버스의 소유권을 공공으로 돌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민간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해 차량을 늘리던 방식에서 벗어나 울산도시공사와 교통공사가 버스를 직접 보유하고 운행하는 방식이다.
시민 세금으로 버스를 사도 차량은 민간업체 자산으로 남고, 노선 신설과 증차 때마다 업체와 협의해야 했던 운영 방식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교통공사 설립과 함께 정리해야 할 장부도 크다.
울산 버스업계의 미적립 퇴직금은 813억원이다.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추가 부담도 약 800억원으로 추산된다. 두 금액을 합치면 1,600억원을 넘는다.

세금 투입해도 차량은 민간 소유

울산은 전국 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시내버스를 전면 민영제로 운영한다.

노선과 차량은 민간업체가 보유하고 울산시는 운송 적자의 대부분을 재정지원금으로 메운다.

친환경버스 구입에도 국비와 시비가 들어간다.
그러나 차량 등록과 소유권은 운수업체에 귀속된다.
시가 직접 보유한 버스가 없어 폐지된 노선을 되살리거나 출퇴근 시간에 긴급 증차할 때도 업체의 차량과 인력에 의존해야 한다.

지난 1일 복원된 옛 126번도 예비차량 6대로 운행을 시작했다.
시는 9월 차량 2대를 추가하고 옛 123번과 307번을 복원할 예정이다.
12월에는 옛 327번과 482번을 다시 운행하고 118·124·452번을 증차한다.

노선 복원에 필요한 차량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친환경버스 37대가 추가 투입된다.
현행 방식이 이어지면 새 차량도 민간업체 자산으로 남는다.

울산시가 교통공사 설립을 서두르는 배경이다.

업체 부담 1,600억원, 공공 이전과 분리


차량 소유권만 바꾼다고 공영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민간업체들이 쌓아온 재정 부담을 어떤 범위까지 정리할지가 더 복잡하다.

미적립 퇴직금의 법적 지급 책임은 각 운수업체에 있다. 통상임금 확대에 따른 임금과 수당도 업체가 부담한다.
다만 업체 적자의 대부분을 세금으로 보전하는 현재 방식에서는 인건비 상승이 재정지원금 증가로 연결된다.

교통공사가 기존 업체의 차량과 노선, 운전 인력을 인수하면 자산 평가와 고용승계 기준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기존 업체의 부채를 공공이 떠안는 방식과 새 노선·새 차량만 공공이 운영하는 방식은 필요한 예산부터 달라진다.

울산시는 교통공사를 곧바로 설립하기보다 울산도시공사에 교통 전담 조직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시공사가 한정면허를 받아 신규 노선과 공공버스를 먼저 운영한 뒤 교통공사로 넘기는 단계적 방식이다.

기존 업체의 장부와 새 공공 운영을 분리하면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간판보다 차량·노선의 소유권


교통공사 설립에는 타당성 검토와 행정안전부 협의,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

공사 출범 전까지는 공공버스와 민간버스가 함께 달릴 가능성이 크다.

이 기간 차량 구입비와 차고지, 정비시설, 운전기사 채용비를 누가 부담할지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민간업체에 지급하던 재정지원금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공공 운영비가 얼마나 늘어나는지도 같은 장부에서 비교해야 한다.

울산시는 이미 해마다 시내버스에 1천억원대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

공영제 논의의 핵심은 예산을 새로 쓰느냐보다 지금 쓰는 세금으로 누가 버스를 소유하고 노선을 결정하느냐다.

교통공사가 새로운 기관 하나를 늘리는 데 그칠지, 시민이 낸 돈과 버스의 소유권을 일치시키는 출발점이 될지는 1,600억원대 업계 부담을 정리하는 방식에서 갈린다.


박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tkay8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