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진주 각각 40개 기관 선정…지역 전략산업과 기존 혁신도시 연계가 핵심
진주가 채워야 할 우주항공 생태계의 빈틈은 연구·사업화·금융 기능
진주가 채워야 할 우주항공 생태계의 빈틈은 연구·사업화·금융 기능
이미지 확대보기이재명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앞두고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2026년 업무계획에서 이전기관과 지역별 배분안을 담은 2차 이전계획을 마련하고 2027년부터 선도기관 이전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아직 구체적인 이전기관과 지역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방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이번 2차 이전은 1차와 달리 단순한 기관 이전을 넘어 지역 전략산업과 공공기관을 연결하는 것이 핵심으로 꼽힌다.
■ 경남 40개 기관, 진주는 ‘우주항공’으로 차별화
경상남도는 40개 기관을 유치 대상으로 정하고 국토교통부에 제안서를 제출했다. 중소기업은행, KOTRA,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 5개 기관은 핵심 유치 대상으로 압축했다.
진주시도 40개 타깃기관을 선정하고 맞춤형 유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경상남도가 우주항공·방산·조선·원전 등 주력산업과 공공기관의 결합을 강조하는 가운데 진주가 가장 강하게 내세울 수 있는 분야는 우주항공이다.
경남혁신도시에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국방기술품질원 등 연구·시험기관이 자리 잡고 있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경상국립대학교 등 관련 산업·교육 기반도 갖춰져 있다.
진주시 역시 우주환경시험시설, 차세대 첨단위성 글로벌 혁신특구, 위성 지상국, 미래항공기체(AAV) 실증센터 등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이 기반을 연결할 산업생태계의 빈틈이다.
■ 진주가 유치해야 할 기관은 ‘우주항공’보다 기능이 중요
진주가 2차 이전에서 기관 숫자 경쟁에 뛰어들 필요는 없다. 기존 기반에서 부족한 기능을 채울 수 있는 기관을 골라내는 것이 중요하다.
첫 번째는 연구개발·시험·인증 기능이다.
우주항공산업은 원천기술 연구부터 제품 개발, 시험·인증까지 이어져야 한다. 기존 KTL과 국방기술품질원, 진주시의 시험·실증시설과 연계할 수 있는 연구·기술지원 기관을 확보하면 산업 기반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기술사업화와 기업 성장 지원 기능이다.
연구성과가 기업의 제품과 매출로 이어지려면 창업·기술사업화·판로 지원이 필요하다. 우주항공 소부장 기업과 강소특구를 연결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한 이유다.
세 번째는 금융·투자와 글로벌 진출 기능이다.
우주항공 기업이 성장하려면 연구개발 자금뿐 아니라 투자와 해외시장 진출 지원도 필요하다. 경남도가 중소기업은행과 KOTRA를 핵심 유치 대상으로 선정한 것도 이 같은 산업 생태계 확장과 맞닿아 있다.
결국 진주가 찾아야 할 것은 ‘우주항공’이라는 이름이 붙은 기관만이 아니다.
연구하고, 시험하고, 사업화하고, 투자받고, 해외시장으로 나갈 수 있게 만드는 기관이다.
■ 조규일 시장의 ‘미래 100년’, 공공기관 유치 전략으로 연결해야
조규일 진주시장도 우주항공산업을 도시의 미래 성장축으로 보고 있다.
조 시장은 최근 “우주항공산업은 진주의 미래 100년을 이끌 핵심 전략산업”이라며 연구·시험·실증 기반을 고도화하고 소부장과 AI를 결합한 산업 확장, 인재와 정주 기반 확충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구상은 2차 공공기관 이전과 연결할 필요가 있다.
진주에는 KTL과 국방기술품질원, KAI, 경상국립대학교, 지역기업 등 산업·연구·교육 기반이 있다. 여기에 2차 이전기관을 결합해 부족한 기능을 채운다면 공공기관 이전이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진주시가 정부에 제시해야 할 것도 단순한 유치 대상 기관 목록이 아니다.
“이 기관이 진주에 오면 기존 기관과 어떤 사업을 하고, 어떤 기업을 키우며, 어떤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어야 한다.
■ 공공기관 숫자가 아니라 ‘산업 연결성’이 승부처
전국 지자체들은 이미 수십 개 기관을 유치 대상으로 정하고 경쟁에 뛰어들었다. 충북과 경북, 전북 등도 지역별 전략산업과 연계한 맞춤형 유치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진주 역시 차별화가 필요하다.
공공기관이 들어와 직원 수가 늘어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연구개발이 확대되고, 기업이 성장하고,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인재가 지역에 남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결국 진주의 2차 공공기관 유치는 세 가지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현재 우주항공 생태계에서 가장 부족한 기능은 무엇인가. 그 기능을 가진 기관이 기존 기관과 어떤 공동사업을 만들 수 있는가. 그 결과를 어떻게 기업과 일자리로 연결할 것인가.
정부의 구체적인 이전기관과 지역 배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자체들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진주에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공공기관이 아니다.
이미 구축된 혁신도시를 기반으로 우주항공 연구개발과 기업, 인재가 모이는 산업형 혁신도시로 전환하는 것이다.
2차 공공기관 이전에서 진주의 승부처는 기관의 숫자가 아니라 우주항공산업의 부족한 고리를 찾아내고 그 고리를 채울 기관을 선택하는 전략에 있다.
이상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ngeco@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