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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찬대호에 ‘박찬대 사람’은 넘치는데 ‘인천 사람’은 어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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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찬대호에 ‘박찬대 사람’은 넘치는데 ‘인천 사람’은 어디 있나

취임 두 달 만에 정무·정책·홍보 핵심 13명…국회·캠프·인수위 인맥 줄줄이
대변인·콘텐츠담당관까지 서울신문 출신…인천시인가, 여의도 출장소인가?
김양훈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김양훈 기자
인사는 곧 권력자의 메시지다. 누구를 어디에 앉히느냐를 보면 그 조직을 어떤 사람들과 끌고 가려는지 알 수 있다. 박찬대 인천시장이 취임한 지 불과 두 달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드러난 민선 9기 핵심 인사를 보면 한 가지 질문을 피하기 어렵다.

인천시 정무·정책·소통·홍보라인에는 국회 보좌진과 민주당 조직, 선거캠프, 시장직 인수위원회에서 박 시장과 인연을 맺은 인사들이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았다. 시정의 조기 안착을 위해 손발이 맞는 사람을 쓰는 것 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겠다. 어느 단체장이든 일정 부분 자신과 철학을 공유하는 참모진을 꾸리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도가 지나치면 ‘안정적인 참모진 구성’이 아니라 ‘측근 중심 친정체제’로 보인다는 데 있다. 박 시장은 지난 2일 장형우 전 서울신문 기자를 콘텐츠담당관으로 임용했다. 장 담당관은 시정 홍보 콘텐츠 기획과 ‘굿모닝인천’을 비롯한 시 발행 온·오프라인 매체 운영을 총괄한다. 노조위원장 출신이다.

장 담당관은 2008년 서울신문에 입사해 사회부 사건·법조팀과 체육부, 교육팀, 경제정책부 등에서 근무했고 2018년 노동조합위원장을 지냈다. 2024년 퇴사한 뒤 민선 9기 박찬대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 상임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언론 현장에서 여러 분야를 취재한 경력은 분명 자산이다.
그러나 인천지역 언론이나 인천 지방행정 현장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경력이 확인되지 않는 인사가 인수위원회를 거쳐 시정 홍보의 핵심 보직을 맡았다는 점은 다른 질문이다. 앞서 지난달 13일 임용된 박록삼 대변인 역시 서울신문 논설위원 출신이다. 지방선거 당시 박찬대 후보 캠프 대변인과 시장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을 지냈다. 당시 보도자료도 받지 못했다.

인천시 홍보의 두 핵심 축인 대변인과 콘텐츠담당관이 나란히 서울신문 출신으로 채워졌다. 출신 언론사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문제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광역자치단체의 핵심 홍보라인을 구성하면서 지역언론과 지방행정 경험, 인천 현장에 대한 이해보다 중앙언론과 캠프 인연이 더 두드러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인사는 우연이 반복되면 더 우연으로만 보이지 않는다. 박 시장은 취임일인 지난 7월 1일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동·미추홀을 지역위원장을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에 임명했다. 이후 조직개편에 따라 직함은 균형발전부시장으로 바뀌었다. 국회의원 시절부터 자신을 보좌했던 전기은씨에게는 비서실장을 맡겼다.

지난달 7일에는 시장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이던 송현석씨를 정책수석으로, 송윤찬 전 국회 선임비서관을 정무소통실장으로 발탁했다. 송 수석 역시 박 시장이 민주당 원내대표로 활동하던 당시 정책실장을 맡은 인물이다.

이어 유명상 대외협력보좌관, 김동현 시정소통보좌관, 심춘화 홍보기획보좌관, 유광종 혁신기획담당관, 서인석 시민소통담당관, 함광진 중앙협력본부장 등에도 국회 경력을 가진 인사들이 들어왔다. 이 가운데 유명상·심춘화·유광종씨는 박 시장의 국회의원 보좌진 출신이다.
지난달 31일 정책조정국장에 임용된 채은동씨 역시 국회예산정책처 세제분석관과 민주연구원 부연구위원을 지냈다. 그는 인공지능·바이오·문화·에너지를 묶은 박 시장의 ‘ABC+E’ 전략과 주요 공약을 총괄한다.

취임 이후 정무·정책·소통·홍보라인 주요 임용 인사만 13명이다. 각자의 경력과 능력을 일률적으로 폄훼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13명의 이력을 한꺼번에 펼쳐놓으면 민선 9기 인사의 방향은 선명해진다.

인천보다 여의도가 먼저 보이는 이유가 답답하다. 국회, 민주당, 박찬대 의원실, 선거캠프, 인수위원회라는 연결고리가 반복된다. 그래서 시민들은 묻는다. 박찬대 시장님 너무하네요. 인천인 맞나요. 그렇게 인천은 인재가 없나요, 이런 일성은 인천사람으로서 화나요.

인천에서 10년, 20년씩 행정과 경제, 언론, 시민사회, 문화 현장을 지켜온 사람들은 어디에 있는가. 인천의 골목과 섬을 알고, 군·구의 이해관계를 알고, 원도심과 신도시가 왜 갈등하는지 몸으로 겪은 지역 인재들은 왜 민선 9기 핵심 자리에서 좀처럼 보이지 않는가.

시민은 인천이 서울의 위성도시가 아니라고 한다. 백번이고 맞다. 수도권매립지가 있고,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있으며, 경제자유구역과 수많은 섬을 품고 있다. 원도심 공동화와 신도시 팽창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고, 제물포·영종·검단 등 행정체제 개편에 따른 지역별 이해관계도 복잡하다.

송도와 청라의 문제를 남동구와 강화군의 시선으로만 볼 수 없고, 강화와 옹진의 문제를 국회 경험만으로 이해하기도 어렵다. 특히 홍보와 시민소통은 더욱 그렇다. 시민에게 시정을 설명하려면 인천의 언어를 알아야 한다.

기자들과 소통하려면 인천 언론생태계와 오랜 현안을 이해해야 한다. 서울에서 아무리 뛰어난 경력을 쌓았더라도 지역에 대한 이해는 임명장 한 장을 받는 순간 생기는 것이 아니다. 민선 9기가 강조하는 것이 ‘소통’이라면 인사의 문부터 열려 있어야 한다. 시민에게는 소통을 말하면서 핵심 보직은 익숙한 사람들로 채운다면 그 소통은 일방통행에 불과하다.

개방형 직위의 취지는 폐쇄적인 공직사회에 다양한 민간 전문가를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공모 때마다 이미 특정인이 내정됐다는 뒷말이 나오고 최종적으로 캠프나 인수위 주변 인물이 자리를 차지한다면 제도에 대한 신뢰부터 흔들린다.

공모는 경쟁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절차를 완성하기 위한 장식인가. 이 질문에 인천시가 답하기 바란다. 더 큰 문제는 인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무수석과 전략기획수석, 감사관 등 민선 9기의 색깔을 결정할 후속 인선이 남아 있다.

이 자리마저 국회·캠프·인수위 인맥으로 채워진다면 이제는 단순히 ‘시장과 호흡이 맞는 인사를 썼다’는 설명만으로 넘어가기 어렵다. 그때부터는 인천시청이 ‘여의도 인맥의 재취업 공간’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감수해야 할 수 있다.

선거에는 승자가 있지만 행정에는 승자와 패자가 따로 있어서는 안 된다. 시장은 자신을 지지한 사람만의 시장이 아니다. 선거에서 다른 후보를 선택했던 시민까지 포함한 300만 인천시민의 시장이다.

따라서 시청의 자리 역시 선거 승리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전리품처럼 비쳐서는 안 된다. 박 시장에게 필요한 사람은 충성 경쟁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인천을 제대로 알고, 전문성을 갖추고, 때로는 시장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불편한 보고를 올리는 참모가 있어야 시장이 실패하지 않는다. 비슷한 배경과 비슷한 정치적 경험을 가진 사람들만 주변을 둘러싸기 시작하면 시정은 빨라질 수는 있어도 시야는 좁아진다. 취임 두 달 만에 박찬대호 친정체제는 빠르게 모습을 갖췄다.

후속 인선에서도 또다시 여의도와 캠프 인맥만 등장한다면 시민이 던질 질문은 “박찬대 시장에게는 인천 인재는 정말 보이지 않는가”라는 “인천사람의 목소리가 더 쏟아질 것이다. 민선 9기 또 한 명의 측근보다 시장에게 똑바로 시정을 전달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양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pffhgla1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