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리메이킹, 화려함 보다도 시민 생활 변화 체감할 수 있어야
G20 유치와 도시개발 연결해도 사업비·재원·실행 일정은 여전히 불투명
기자의 화장실 개방 지적에 시장은 “검토하겠다”…문화 기본은 불편 해소
G20 유치와 도시개발 연결해도 사업비·재원·실행 일정은 여전히 불투명
기자의 화장실 개방 지적에 시장은 “검토하겠다”…문화 기본은 불편 해소
이미지 확대보기청라와 제물포, 문학을 잇는 K컬처 관광벨트부터 원도심 재생, 노후계획도시 정비, 협동조합형 임대주택, 수도권 광역철도망까지 분야도 방대하다. 여기에 2028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치를 도시 대전환의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인천이 더 살기 좋은 도시로 발전하고 세계적인 문화 관광도시로 성장시키겠다는 거창함이 꿈처럼 보인다. 그러나 시민은 당장 체감할 수 있는 생활행정과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원한다.
이날 기자회견 막바지에 제기된 공중화장실 개방 문제는 박 시장이 말하는 문화도시의 실체를 되돌아보게 했다. 세계인이 찾아오는 도시를 외치면서도 정작 시민과 관광객이 거리에서 급하게 이용할 화장실조차 찾기 어렵다면 무엇이 먼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사업에는 막대한 자금과 장기간의 행정절차가 뒤따른다. 문화시설을 조성한다고 관광객이 자동으로 찾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소비를 지역 상권에 연결할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 실제 기존 상권 실행력이 필요하다.
문학 K컬처파크만 해도 사업비가 얼마인지, 시비와 국비 및 민간투자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시설 운영 적자가 발생하면 누가 부담할 것인지부터다. 중요한 쟁점은 기자회견에서 빠졌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박 시장은 질의응답에서 다음 달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 용역에 착수하고 내년 말 종합 추진계획을 마련하겠다는 것, 이는 대형 사업의 핵심인 사업성과 재원 조달 구조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 제시된 것은 완성된 실행과 거리가 멀다.
사업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사업을 착수하고 완공해 시민에게 돌려주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인천에는 새로운 이름을 가진 개발사업이 부족했던 적이 없다. 부족했던 것은 준수와 책임 있는 행정이다. 용두사미가 많았고 정권이 바뀌면 폐기도 됐다.
더구나 2028년 정상회의까지 남은 시간은 약 2년이다. 내년 말에야 종합 추진계획을 제시할 문학 K컬처파크가 정상회의 개최 이전에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다면 더욱더 각 사업의 독립적인 타당성과 재원 조달, 목표 달성 시점이 순서다.
국제행사의 성공 여부보다 이후 인천에 무엇이 남느냐다. 가장 현실적인 질문은 오히려 마지막에 기자의 질문이다. 수원시의 화장실 문화를 사례로 들며 인천 도심 곳곳에서 화장실 문이 잠겨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 관광도시를 이야기하면서 시민들이 기본적인 생리현상조차 해결하기 어렵다면 도시문화의 본질을 놓치고 있다는 취지다. 특히 고령자와 장애인, 어린이 등 이동과 화장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 약자에게는 단순한 편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의 존엄성과 직결되는 생활환경의 문제다.
이에 박 시장은 “이건 뭐 반대할 수 있는 답변이 전혀 아닌 것 같다”라며 화장실 개방 문제를 구체적으로 검토해 인천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시민의 불편이 구체적으로 제기됐는데도 현황을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지, 언제까지 조사하고 어떤 방식으로 개선할 것인지에 관한 설명은 없었다.
민간 건축물이라고 해서 모든 화장실을 무조건 개방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행 공중화장실 관련 법령은 일정 요건을 갖춘 민간시설의 화장실을 소유자나 관리자와 협의해 개방화장실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건축물 면적 600평 이상의 건물을 보면 99%가 시정 장치로 소유자의 강제적 운영을 행정은 알면서도 행정의 무관심은 계속되고 있다.
인천시는 개방화장실 운영 실태와 이용 가능 시간을 조사하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을 파악해 민간시설과 협의할 수 있다. 시설 관리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거나 관광 동선에 맞춰 안내체계를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문화도시는 수천억 원짜리 공연장과 거대한 복합시설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관광객에게 깨끗하고 안전한 화장실을 제공하고, 시민이 불편 없이 걷고 쉬며 이동할 수 있게 하는 것부터가 문화 행정이다. 인천이 세계인을 맞이할 준비를 말하려면 공항에서 관광지로 이어지는 화려한 안내판뿐 아니라 골목길의 화장실과 보행환경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발표문을 읽는 시장보다,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진정성
시장에게 기자회견은 무엇인가. 참모진이 작성한 원고를 읽고 시정의 비전을 전달하는 것도 필요하다. 행정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만큼 실무진이 정책을 정리하고 시장이 이를 시민에게 설명하는 일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기자회견에서 진짜 묻고 싶은 질문보다 틀에서 읽는 발표문이라면 보도자료나 내고 말지 굳이 기자회견을 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기자는 들러리가 아니다. 시민을 대표해서 시장에게 묻는 자리다. 일정상 이유와 차후 답변하겠다는 시장의 기자회견은 앞으로 자신의 정견을 다 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열어야 한다. 몇 언론사 질문만 받고 피하는 모습을 꾸준하게 보여주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기자는 시장의 발표를 받아 적기 위해 기자회견장에 참석하는 사람이 아니다. 시민이 궁금해하는 것을 대신 묻고, 발표에서 빠진 내용을 확인하며, 정책의 모순과 실행 가능성을 검증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날도 인천시가 추진하는 사업 모두를 관철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기자회견의 주인공은 시장 혼자가 아니다. 시장의 답변을 통해 시정의 방향을 확인하려는 시민도 그 자리에 함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좋은 기자회견은 발표문만 매끄럽고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불편한 질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시장이 입장하자 기자들에게 박수를 치라는 집행부의 행동에 '어이상실'이었다.
박 시장의 도시 리메이킹에는 청라 영상문화복합단지, 문학 K컬처파크, 캠프마켓 복합문화도서관, 구월2지구 주택 공급, 노후계획도시 정비, 인천대로 일반화, 광역철도망 확충 등이 포함돼 있다. 민간투자를 유치하면 재정 부담이 모두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사업자의 수익성 확보를 위해 토지이용계획이나 사업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공공시설의 운영비 부담이 장기적으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 청라 영상문화복합단지에서 제시된 경제적 파급효과는 어디까지나 전망치다. 생산유발효과가 곧 인천시의 실제 수입이나 시민의 소득 증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경제효과 산출 근거와 직접 고용 규모, 지역업체 참여 가능성, 공공재정 투입 규모를 구분해야 한다.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 역시 행정절차 단축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주민 동의와 분담금, 이주대책, 기반시설 확충이라는 현실적인 장벽이 있다. 도시개발은 희망만으로 추진되지 않는다. 예산과 법률, 주민 합의와 책임 있는 행정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박찬대 시장이 제시한 라이프·리브·링크는 청라와 제물포를 잇고, 문학과 부평을 연결하며, 녹지와 시장을 엮겠다는 발상은 도시공간의 단절을 극복 의미가 있다. 그러나 시민의 불편과 행정의 책임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 많은 ‘이음’은 발표에 그칠 것이다.
김양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pffhgla111@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