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서는 급여를 받아야 하고 급여는 일자리를 통해서 나온다. 문제는 밀레니엄 세대들이 일자리를 얻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단지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서, 그리고 일자리가 줄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베이비 붐 세대들이 은퇴를 하지 않아서 일자리 상황이 좀처럼 나지 않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베이비 붐 세대들이 은퇴를 하지 않는 이유도 경제적 문제 때문이다. 이들 세대는 확정 연금 지급 보증이 단종된 후 저축을 부지런히 해놓지 않았다. 또한 경기가 후퇴하면서 주택거품이 붕괴되자 자산 가치가 급격히 하락했고 이에 따라 베이비 붐 세대들의 자산도 급격히 줄었다. 이 때문에 베이비 붐 세대들은 은퇴를 늦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돈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베이비 붐 세대들은 은퇴 후에도 적극적으로 재취업에 나서고 있다. 2007년 이후 유일하게 고용이 늘어난 세대는 베이비 붐 세대밖에 없다. 2007년 이후 총 190만개의 일자리 중 새로 생긴 일자리는 약 11만개에 불과하다. 그런데 베이비 붐 세대의 취업률은 9%에 이른다. 밀레니엄 세대의 2013년 취업률 수준은 2007년 수준과 비슷하다.
그리고 이미 자산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베이비 붐 세대들도 미래가 확실하지 않다는 이유로 은퇴를 늦추거나 재취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고용주들은 젊은 사람들보다 나이든 사람들을 선호하고 있다. 신뢰성, 시간관리 능력, 자기 관리 등은 나이든 사람들이 젊은 사람들보다 월등히 뛰어나기 때문이다. 비숙련 노동 일자리들도 나이든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는 이유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안정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긍정적일 수도 있다. 베이비 붐 세대들이 그만큼 오래 일하면 연금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가 생기고 있다. 부채로 살고 있는 밀레니엄 세대들이 부채를 상환할 시기를 점점 놓치고 있다. 일자리를 늦게 잡을수록 밀레니엄 세대들의 경력에 부정적 요소가 늘어간다.
일하지 못한 기간 자체가 일종의 마이너스 경력으로 들어가 버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밀레니엄 세대들은 더더욱 일자리를 잡기 힘들어진다. 전 세대와 밀레니엄 세대간의 기술격차도 문제가 되고 있다. 밀레니엄 세대들이 직업 전선에 장기간 뛰어들지 못하게 되면서 초기에 배워야 할 기술들을 습득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베이비 붐 세대들이 대거 은퇴를 하게 되면 기술 격차가 갑자기 커지게 되고 이것은 경제로 그대로 반영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다시 일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고 밀레니엄 세대들의 부채 상환은 더더욱 늦어진다.
그러나 이렇게 어둡기만 한 가운데서도 긍정적인 요소들은 남아 있다. 밀레니엄 세대들이 빚에 허덕이고 있지만 그래도 저축률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다. 약 46%의 밀레니엄 세대들은 1~5%의 저축률을 유지하고 있다. 31%가 6~10%의 저축률을 기록하고 있고 10% 이상 저축하는 경우도 18%나 된다. 그러나 이들의 저축은 필수적 요소를 넘어 생존을 위한 수단이 된지 오래다. 불안정한 경제상황으로 인해 미래를 예측할 수 없고 부채도 계속 짊어지고 있기 때문에 저축을 하지 않으면 위기에 무너지고 말 것이다. 최근 경제 상황이 조금 나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이들의 고통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직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