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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알리바바에 투자 기회 놓친 기업은? 첫번째는 골드만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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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알리바바에 투자 기회 놓친 기업은? 첫번째는 골드만삭스




지난 9월 19일 중국 인터넷 쇼핑몰 대기업 알리바바(阿里巴巴)그룹은 ‘BABA' 라는 이름으로 뉴욕 시장에서 신규주식공개(IPO)를 실시해 200억달러(약 21조원) 이상의 자금을 모았다. 시가총액은 무려 2314억달러(약 246조708억원)를 기록해 아마존과 이베이를 합친 것보다 높았다. 미국의 IPO 역사를 바꿀만한 대기록이 수립된 것이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회장은 비록 외모는 별로 눈에 띄지 않지만, 이번 상장성공으로 알리바바를 일약 세계 수준의 기업으로 도약시켰다. 자신도 중국 최대의 부호로 등극했다. 자본시장에서의 매력과 사회적 영향력을 갖추게 된 알리바바는 이제 세계 수준의 기업으로 발전해 ‘아프리카 알리바바’ 나 ‘인도 알리바바’ 로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다.

“나는 어제 당신을 상대로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당신은 오늘 내가 닿지 않는 곳에 있다” 마 회장 성공의 길을 표현하는 말이다.

IPO 설명회에서 마 회장은 “15년 전 미국에서 200만달러(약 21억원)의 대출을 요구했을 때 30개 벤처캐피탈로부터 외면당했다. 이번에는 넉넉하게 자금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다” 고 밝혔다.

불과 십년이 조금 더 지난 알리바바의 발전과정에서 투자 기회를 놓친 사람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가장 낙심하고 있는 곳은 골드만 삭스다. 이번 알리바바의 IPO를 통해 가장 많은 이익을 기록한 사람은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다.

그러나 그는 마윈의 첫 번째 은인이 아니다. 마윈을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골드만 삭스였다.

마윈이 1999년 3월 알리바바를 창설한 후 7월만에 골드만 삭스는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 등과 공동으로 알리바바에 500만달러(약 53억원)를 들여 마윈을 도왔다. 하지만 글로벌 인터넷산업에 거품이 끼었다고 판단한 골드만 삭스는 인터넷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잃었다.결국 2004년 알리바바 주식의 전부를 2200만달러(약 234억원)에 양도한 후 양사는 공식적으로 결별을 선언했다.

다음으로 미국 IDG(International Data Group)인데, IDG는 IT출판 및 조사, 전시회, 벤처투자 등을 다루는 세계 최대의 기업이다. 텐센트(騰訊)와 바이두(百度) 등 중국의 많은 인터넷 기업에 투자해 성공을 거뒀지만 어떻게 된 건지 알리바바는 놓쳤다.

IDG 아시아 지역의 숑샤오거(熊暁鴿) 총재는 2007년 인터넷 기업회의에서 “IDG는 중국에서 많은 인터넷 기업에 투자하고 있지만 알리바바는 투자 대상에서 빠져 버렸다. 우리의 최대 실수다” 라고 말했다.

그리고 알리바바 대주주가 되지 못한 사람 중에는 텐센트(騰訊)의 CEO 마화텅(馬化騰)도 있다. 타오바오 웹 이 설립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13년 3월, IT 업계의 거물들이 모이는 ‘화샤 동문회’ 에 참가한 마화텅은 마윈에게 적어도 15% 정도 투자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마화텅은 기대치가 그다지 높지 않아 투자한다면 50% 정도 선이 적당하다고 판단해 이를 거절하고 말았다. 지난달 그는 “죽을 만큼 후회하고 있다” 며 심경을 토로했다.

베이징의 부동산 개발기업 완퉁(万通)홀딩스의 펑룬(馮侖) 회장도 마윈을 거절했던 투자자 중 한 명이다. 당시 완퉁홀딩스는 마윈의 알리바바보다 경쟁자인 ‘이베이(易趣)’ 를 더욱 높게 평가했다. 알리바바의 성공신화 창조 후 펑룬은 당시를 회상하며 “오판 이었다" 라고 외쳤다고 전한다.

알리바바뿐만 아니라 바이두나 텐센트, 징동 등 중국의 많은 인터넷 기업들은 개발 단계에서 자금의 대부분을 해외 자본에 기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자본의 투자가 활발한 장쑤(江苏)와 저장(浙江)에 위치한 알리바바 또한 국내자본의 투자는 거의 받지 못했으며, 특히 창업 초기에 자본유치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중국 내에서 벤처기업에 투자되는 자금은 매년 200억위안(약 1조4570억원) 규모로, 부동산에 투자되는 자금의 1만 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 본토 자본이 장기보다는 단기수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알리바바 IPO의 희비극은 단기적인 이익추구가 결국 큰 이익의 획득으로 이어지지 않음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정영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