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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딜런이 왜?”…올 노벨문학상 “작가 모욕하는 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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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딜런이 왜?”…올 노벨문학상 “작가 모욕하는 처사”

201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미국 가수 밥 딜런 / 사진=뉴시스
201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미국 가수 밥 딜런 /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2016년 노벨문학상에 이례적으로 가수가 선정되면서 전 세계에서 찬반 논쟁이 뜨겁다.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 시리아 시인 아도니스, 미국 필립 로스, 케냐 응구기 와 시옹오 등이 올해 수상이 유력한 인물로 거론됐지만 노벨상 위원회는 “미국 음악의 전통 속에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냈다”는 이유로 미국의 유명 가수 밥 딜런을 선정했다.
13일 AFP와 지지통신 등 외신은 가수인 밥 딜런이 문학상을 받은 데 대해 ‘충격’ ‘당혹’이라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프랑스 소설가 피에르 아슐린은 “밥 딜런의 이름은 최근 몇 년 간 거론이 되긴 했지만 우리는 농담이라고 생각했다”며 위원회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

그는 “이번 결정은 작가를 모욕하는 것”이라며 “나도 딜런은 좋아하지만, (문학) 작품은 어디에 있냐”고 지적했다. 스웨덴 한림원이 스스로 치욕의 역사를 만들었다고도 말했다.

다른 작가들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영화 트레인스포팅(Trainspotting)으로 알려진 영국 작가 어빈 웰시도 트위터에서 “나는 딜런의 팬이지만 이번 수상은 늙고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이는 히피의 썩은 전립선에서 짜낸 향수병에 주는 상”이라고 비판했다.

바티칸 일간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는 “딜런의 노래가사는 아름다운 예술작품이지만 그는 (작가가 아니라) 송라이터”라면서 “이번 결정이 필립 로스나 무라카미 하루키 등 진정한 작가들에게는 분명 반갑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하루키의 노벨 문학상 소식을 기대했던 일본에서는 실망의 기색이 역력했다.

도쿄 모처에 모여 하루키의 수상 발표를 기다렸던 하루키스트(하루키 마니아)들은 밥 딜런이 수상자로 선정되자 “유감” “딜런? 예상이 빗나가도 빗나가도 이건 아니다” “하루키를 몰라주다니”라며 낙담했다. 하지만 몇몇은 “올해도 무라카미 하루키가 수상하지 못했지만, 하루키가 밥 딜런을 좋아하기 때문에 기뻐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화 기자 dhlee@